재개관하는 송암미술관을 찾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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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관하는 송암미술관을 찾아보니…
  • 김주희
  • 승인 2011.04.1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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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미술관으로 첫 걸음 … 재개관 기념 송암 특별전도 개최

취재: 김주희 기자


25일 인천의 첫 공립미술관으로 시민을 맞을 송암미술관.

인천시는 18일 재개관 1주일을 앞둔 송암미술관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오는 25일 재개관할 송암미술관은 시에 기증된 지 6년여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송암미술관은 지난 1989년 11월 OCI(옛 동양제철화학) 창업자인 故 이회림(1917~2007) 명예회장이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에 세운 사립미술관이었다. '송암'(松巖)은 이 회장의 호다.송암미술관 2층에 전시돼 있는 OCI 창업주 고 송암 이회림 명예회장의 흉상

이 미술관은 1992년 10월1일 현 남구 학익동으로 이전했다가, 이 회장이 2004년 하반기 인천시에 미술관을 무상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혀 2006년 9월30일 시가 이를 인수했다.

미술관과 함께 이 회장이 50여년간 국내외에서 모은 고미술품 9천여점도 기증됐다.

이 회장은 당시 "인천에서 기업을 운영하면서 시민들한테 받은 성원에 보답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공공의 재산으로 남기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논란이 컸던 동양제철화학의 폐석회 문제를 풀기 위한 방편으로 미술관을 기증했다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시가 인수한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등 지역사회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런 논란 속에 기증된 작품을 분류하느라 송암미술관은 시민에게 곧바로 공개되지 못했다.

시는 송암미술관의 시설이 낡고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2006년 4월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총 4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수장고와 전시시설을 전면 개·보수하고 관리동을 증축하는 등 공사를 벌였지만 재개관 일정이 계속 늦춰졌다.


18일 오전 사전 공개행사에 참가한 기자들이 미술관 관계자한테
전시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오는 25일 재개관할 송암미술관은 인천에서 첫 공립미술관으로 꼽힌다.

대지 면적은 총 1만4,533㎡로 본관동(2,718㎡), 관리동(942㎡) 등 전시·관리 시설이 들어서 있다. 정원은 2,283㎡로 조성돼 있다.

전시실은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설로 구성돼 있다.

상설전시실은 1층 공예실과 2층 서화실로 구성됐다.

이 공간에는 개성 출신으로 고려시대 문화유산에 관심이 컸던 고 이회림 회장이 그동안 모은 도자기와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이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겸재 정선 그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오는데, 특히 1755년경 제작된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을 구입한 데 큰 보람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송암미술관 정원에는 광개토대왕비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이회림 회장이 인천지역 청소년들에게 고구려인의 기상을 보여주고자
1992년 미술관 본관동에 제작해 설치한 것이다.

이 작품은 정선이 80세 되던 해 가을, 소나무와 버섯을 가로 103cm 세로 147cm 짜리 한지에 그린 대작으로 겸재의 대표작으로도 꼽힌다.

이 회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과 고암 이응노 선생의 작품을 주로 구입하기도 했다.

1층에 있는 공예실에는 조선시대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 '청화백자매죽문각병'(靑畵白磁梅竹文角甁)을 비롯해 선사·삼국시대 토기류와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분청자와 백자 등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조선시대 불상을 중심으로 한 불교 미술품과 민속공예품을 전시해 한국 공예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송암미술관은 재개관을 맞아 26일부터 두 달간 특별전 '우리 미술속 송암(松巖) 이야기'를 연다.

미술관측은 "우리 미술을 사랑하고, 이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기꺼이 송암미술관을 기증한 송암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특별전을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이 전시회는 '제1부; 松이야기'와 '2부; 巖이야기'로 구성된다.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

'松이야기'에서는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도'와 '사직송도'(고려대박물관 소장 작품).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강세황의 '노송도' 등을 전시한다. 김홍도의 '송하노송', '송하취생선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2부; 巖이야기'는 영원불멸의 상징 바위를 주제로 한 전시다. 중국 화가 미불의 일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석벽제시도'를 비롯해 바위를 담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송암미술관 관계자는 "소장 유물 9천여점을 최대한 활용해 작품의 시대나 종류 등 테마를 정해 정기적으로 특별전을 마련하겠다"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송암미술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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