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치르기 "벅차다"
상태바
인천, 아시안게임 치르기 "벅차다"
  • 김주희
  • 승인 2011.06.05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단체에선 '반납' 촉구 … 인천시 재정난이 과제


지난 24일 문학경기장 동측 광장에서 열린 '문학수영장' 기공식.

취재 : 김주희 기자

인천은 과연 아시안게임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의문부호'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일부 시민단체에선 인천아시안게임을 반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인천시의 재정난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각 경기장을 짓는 데 민자에서 재정으로 전환했지만, 인천시가 재정난을 무릅쓰고 이를 해결할지는 미지수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들이 우여곡절 끝에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속속 첫 삽을 뜨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출발한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들은 결국 민자유치에 실패한 뒤 재정으로 선회해 겨우 공사에 착수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비롯해 문학과 송림, 십정, 계양, 남동 등 6개 경기장에 대한 시공사 선정 작업이 마무리됐다.

개막식이 열릴 주경기장은 현대건설, 수영을 치르는 문학은 대우건설, 배구경기가 열릴 송림은 GS건설에서 차지했다. 테니스 경기장인 십정은 한화건설에 낙점됐으며 배드민턴과 농구 경기를 치르는 계양과 남동은 각각 태영건설과 계룡건설산업에서 따냈다. 볼링과 태권도 경기장인 선학과 강화 경기장의 경우 기본설계가 늦어지면서 입찰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다음달 발주할 예정이다.

이들 경기장은 당초 민자유치방식으로 추진됐다. 인천시는 부족한 재정을 대신해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들을 민자로 건립하기로 민간사업자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자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수익시설이 경기장 건축물 내부와 지하공간에 한정되면서 민간사업자들에게 외면을 당했다. 수익 창출을 위한 부대사업을 인정하지 않고 별개 건축물 설치도 불가능해 민간사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다.

유일하게 민간제안을 거쳐 제3자 공고까지 나온 주경기장은 지방선거 이후 재검토 논란에 휩싸이면서 '없던 일'로 됐다.

제3자 공고 과정에서 최초제안자마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재정을 투입해 주경기장을 신축해야 한다는 주장과 기존 인천월드컵경기장을 리모델링해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다 인천시는 결국 주경기장을 신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입찰에 부쳤다.

민간제안조차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경기장들도 재정으로 전환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인천시의 재정난이 심화하면서 공사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민자유치와 재정 전환 등을 거치면서 가뜩이나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재정난으로 자칫 공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아시안게임 개최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모씨는 "민자로 시작한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이 재정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공사여건이 열악하고 공기가 촉박하다"면서 "인천시 재정난까지 겹쳐 그야말로 험난한 여정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천시가 재정난을 무릅쓰고 아시안게임을 치르려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아시안게임을 반납하고 시 재정을 안정화시키는 데 온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