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진(正西津)'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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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진(正西津)'은 어디일까?
  • 이혜정
  • 승인 2011.06.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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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 태안군 '마찰' … 명칭보다 관광지로서 다양한 콘텐츠 우선

취재 : 이혜정 기자

'정서진(正西津)'은 과연 어디일까?

'정서진' 조성을 놓고 인천시 서구와 충남 태안군이 서로 "자기네가 맞다"며 맞서고 있다.

서울 광화문 '정동' 쪽에 있는 강원도 강릉의 '정동진'은 TV 드라마를 통해 관광명소로 부각된 곳이다.

여기서 착안해 인천시 서구가 '정서진' 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충남 태안군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두 지자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95년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된 '정동진'.  '정동진'이 인기를 끄는 관광지로 자리잡자 서구는 '정동진'을 벤치마킹한 '정서진'을 조성하기로 했다.

'정동진'이 광화문 정동쪽에 있는 나루라면 광화문 정서쪽은 서구 오류동 일대라며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이 조성되는 오류동 일대를 '정서진'으로 지정해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서구는 이미 지난 4월 '정서진'을 특허청에 상표출원하고 정서진의 상징물과 로고 디자인 공모도 진행하고 있다.

전년성 서구청장은 "서구 오류동 1539번지가 정확하게 광화문을 기준으로 해서 일치한다"면서 "위도상으로 봐도 북위 37도 34분 08초이고, 그래서 3월에 정서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을 해 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구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충남 태안군 주민들이 최근 '정서진지키기 소송단'을 구성하고 정서진 명칭을 지키기 위해 정식으로 법원에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태안군과 소송단은 한반도 중심이라는 의미의 중원(충북 충주 일대)을 기점으로 했을 때 정서 방향인 만리포가 정서진으로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 2005년 만리포관광협회가 만리포 해변에 정서진 표석을 세운 걸 근거로 자기네 정서진이 원조임을 강조하고 있다.

소송단은 23일부터 군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과 소송비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인다. 만리포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열리는 정서진축제 기간(24~25일)에는 관광객 등을 상대로도 서명운동을 펴칠 계획이다.

태안군청 관계자는 "중원탑에서 동쪽 끝이 도서로 따지면 독도고, 서쪽 끝은 도서로 따지면 격렬비열도라는 얘기"라며 "편의상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2005년 6월에 만리포에 표지석을 설치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정서진'은 어디일까?

국토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기준점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정형화하지 않은 국토의 중심을 정할 수 없어 정확히 규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두 지자체는 '정서진'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지만, 명칭보다도 관광지로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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