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박 ‘비욘드 트러스트호 취항’... 주 3회 운항
정원·적재량 줄이고 항로 변경 등 안전에 방점
세월호 참사로 끊겼던 인천~제주 항로 뱃길이 7년 8개월만에 다시 열린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제주 항로의 여객 운항이 10일 저녁 7시 재개된다고 9일 밝혔다.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이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끊긴 지 7년 8개월만의 정상화다.
항로엔 2만7천톤급 새 여객선(카페리선)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투입된다.
이 여객선은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 규모로 여객 810명과 승용차 487대, 컨테이너 65개를 싣고 최고 46㎞/h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운항사는 하이덱스스토리지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매주 월·수·금 저녁 7시에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중구 항동7가)에서 출발, 약 14시간 동안 440km를 운항해 이튿날 오전 9시30분께 제주항에 도착한다.
반대로 제주항에서는 화·목·토요일 저녁 8시30분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10시께 인천항에 다다른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의미를 내포한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설계 과정서부터 안전에 방점을 두고 항로·적재량 등을 설정했고, 선박 내에 갖가지 관련 시설과 장치 등도 구축했다.
먼저 이 여객선은 중량 면에서 세월호(6천825톤)의 4배에 달하지만,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운항을 위해 승객 정원과 컨테이너 적재량은 세월호보다 적게 설정했다.
국내 카페리 여객선 중에서는 처음으로 ‘실시간 화물중량 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선박에 실린 화물의 무게를 위치별로 실시간 모니터링 해 과적·선박 불균형 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객선 내부에 있는 편의시설과 집기류 등은 쇠사슬로 고박해 만약의 사고 상황에서 혼선이 적어지도록 조치했고,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구명보트(1,320인승)를 펼치고 승객들이 손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 탈출시스템도 마련했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지점인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를 피해 운항키로 했다는 점도 새롭다. 진도군 서거차도와 맹골군도 사이의 이 바닷길은 인천~제주 항로의 지름길과 다름없지만, 물살이 거센 탓에 운영사 측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돌아가기로 정했다.
이 밖에도 육상에 있는 관리자가 선박의 엔진 상태, 설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원격 경고 시스템도 함께 도입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 선체 내부에는 이코노미·스탠다드·디럭스·스위트·VIP 등으로 나뉜 90여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헬스장, 노래방, 마사지라운지, 테라스, 펫 존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졌다.
객실 요금은 평일 기준 5만4천원(이코노미)에서 84만원(VIP)까지 다양하다. 승용차·승합차를 함께 실을 경우 22만6천원에서 48만원의 요금이 나온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10일 오전 10시에 취항식을 개최할 것”이라며 “내일 취항할 첫 항차의 예약률은 20%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