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엔 지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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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엔 지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이혜정
  • 승인 2011.08.1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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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역경 딛고 핀 나라꽃 - 광복절 맞아 다시 일깨워

인천대공원에서 열린 '2011나라꽃 무궁화 전시회'


 

취재 : 이혜정 기자

8.15 광복절과 무궁화(無窮花).
나라꽃.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8월 15일 66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 겨레의 얼을 상징하는 무궁화를 다시 생각한다.


거센 태풍이 지나간 여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날씨 속에서도 견뎌낸 나라꽃 무궁화가 인천 곳곳에 아름아름 피어나고 있다.

매년 7월부터 10월까지 끊없이 피고지는 무궁화는 우리나라 독립에 대한 염원의 상징이자, 민족의 얼을 담고 있다.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운동을 벌인 우리 민족은 일본 식민지 통치에서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태극기와 함께 무궁화를 가슴에 달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독립만세를 외쳤다.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슬픔과 기쁨을 나눠 온 배달겨레의 꽃 무궁화. 거친 비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어난 무궁화가 8월 거리 곳곳에 지친 이들을 향해 웃음을 짓고 있다.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마다 광복의 기쁨을 맞본 1945년 8월 15일. 어김없이 매년 이날을 기리듯 거리 곳곳에 무궁화가이 피어난다. 무더위와 함께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하는 무궁화는 새벽이면 화려하게 피어나 저녁이면 겸손히 꽃잎을 말아 깨끗하게 떨어진다. 며칠 지나면 먼저 핀 꽃은 떨어지고 새로운 꽃이 그 뒤를 이어 피어난다. 굳은 절개와 끈기가 우리 민족의 성품과 닮았다.

특히 해충 피해를 많이 입는 무궁화는 역사 속에서 외세 침략을 많이 당한 우리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는 듯하다.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며 같은 자리에서 피어나고 번식하는 끈질긴 생명력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처럼 우아하고 강한 무궁화가 인천 곳곳에 싱그럽게 피었다.
 


자유공원에 핀 무궁화를 바라보며 옛추억을 떠올리는 할아버지.

나라꽃에 더 관심을 기울이자

지난 10일 오후 중구 자유공원.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시민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이제 막 피어나 꽃잎을 여는 무궁화가 지천이. 갓 피기 시작한 작은 무궁화서부터 제법 무성한 꽃을 뽐내는 무궁화까지 꽃 종류도 다양하다.

무궁화를 감상하던 한 할아버지(89). "이것들이 날씨가 궂었다 맑았다 하니 이제서야 조금씩 꽃잎을 피우고 있네요. 앞으로 꽃이 많이 피어나겠죠. 오전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니 아침에 올라와서 이 녀석들 피는 걸 보면 즐거워집니다."

"일제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내서인지 무궁화가 필 때면 그 때가 아직도 많이 생각나요. 힘들고 어려웠지. 한글도 못 배웠어요. 더군다나 당시엔 무궁화를 보는 게 더 어려웠어요. 지금은 세상이 많이 좋아졌지요. 곳곳에 무궁화가 만개하는 걸 만끽할 수 있으니까요."

젊은이들이 국화(國花)에 관심을 갖고 소중히 간직하기를 바란다고 그는 당부했다.

자유공원은 바쁜 일상 속에서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산책로와 함께 화려하게 피어나는 무궁화 옆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들이 장소'다.


동구 어린이교통공원 내 무궁화

무궁화는 더운 여름날 '휴식'

동구 어린이교통공원. 도로변부터 산책로까지 무궁화가 이어진다. 인천의료원 옆에 자리잡고 있는 어린이교통공원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며 매미소리가 울려 퍼진다. 산책을 나온 환자들이 알록달록 피어난 무궁화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환자복을 입은 한 꼬마남자 아이(5)는 엄마와 함께 무궁화를 손으로 만져보며 '무궁화 길'을 걷는다.

무궁화는 더운 여름날 휴식과도 같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환하게 핀 무궁화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무궁화가 만개한 '동산'을 보고 싶으면 남동구 장수동의 '물사랑 정원', 부평구 '미진마을길의 무궁화 동산 쉼터' 등지로 가면 된다.

도로가에도 무궁화는 핀다.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길가 옆 환하게 맞이하는 무궁화가 희고 붉게 물들어 인사를 한다. 남구 주안동에서 도화동 방향으로 가는 도로 옆길과 부평구 동암역에서 동암초등학교 앞을 지나는 길, 인천시교육청 앞과 서구 가좌동에서 제물포로 향하는 가좌IC구간 고가 아래에도 무궁화가 줄지어 피어 있다. 그리고 부평구 백운역 인근 현대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서구 가좌동 진주아파트 입구 등 시민들 생활 속 곳곳에서 무궁화는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무궁화는 색깔과 모양에 따라 분류되며 재래종과 변종을 합해 200여종에 이른다. 다양한 크기와 갖가지 색상으로 화려함을 자랑하는 무궁화는 조경이나 분재용으로 많이 쓰이며 생울타리로도 이용된다.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흰 꽃잎에 안쪽이 붉은 '백단심', 꽃잎에 분홍색 얼룩이 들어간 '아사달', 연분홍 바탕에 짙은 얼룩이 있고 줄무늬가 밖으로 뻗친 '영광' 등이 있다.

8월은 무궁화의 달이라고 할 수 있다. 무궁화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지난 1987년 8월8일 88명의 어린이 대표가 참가해 국회에서 무궁화의 날로 선포됐다. 더구나 일제 식민지를 벗어난 광복절에 깊은 무궁화의 뜻을 다시 일깨우는 건 어떨까.


자유공원 내 무궁화가 피어 있는 산책로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대공원과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무궁화를 만나보자

광복절을 맞아 범국민적인 무궁화 사랑운동을 통해 꽃의 의의를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13일부터 21일까지(9일간) '2011 나라꽃 무궁화 전시회'가 인천대공원 꽃전시장에서 열린다.

전시회에서는 무궁화 분화, 분재 등 1천700여점을 선보이며, 13일부터는 무궁화묘목 1천500그루를 분양하고 있다.

광복절인 8월 15일에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무궁화 묘목 1천500그루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무궁화  분재 20여점을 전시한다.  

이날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은 '주먹밥과 미숫가루 먹기', '1인 감옥 체험', '태극기 퍼포먼스' 등 다양한 체험과 전시 행사를 마련했다. 또 광복 당시 복장을 하고 대형 태극기를 선두로 '만세 거리행진'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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