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 · 예술도시로서 가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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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화 · 예술도시로서 가치 높아
  • 이혜정
  • 승인 2011.08.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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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고양이를 부탁해' 박상희 작가


박상희 작가

취재 : 이혜정 기자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

'살기 좋은 도시 인천' '살고 싶은 도시 인천'으로 나가기 위해선 문화·예술적 창조도시를 지향점으로, 창조적인 문화·예술 행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성 혹은 대중성을 내건 활동들이 펼쳐져 왔다. 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킴으로써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는 진정성으로 살아온 이들이다.

<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내 문화·예술인들에게 다가가 집중 인터뷰를 통해 열정이 담긴 창작물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를 걸고 기획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을 시작한다. 매주 화요일마다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하는 이 코너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6개 단체를 비롯해 2011년 하반기에 활동하는 문화·예술가(혹은 단체)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문화·예술가(단체)는 '고양이를 부탁해'를 기획한 박상희 작가이다.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인천의 모습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2001년 인천시 중구 일대를 배경으로 영화를 만든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를 회화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영화 밖 인천지역 장소와 공간을 들여다 보는 '고양이를 부탁해 전시'가 오는 9월 2일~10일 인천아트플랫폼 B동에서 펼쳐진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여섯 명의 작가들이 모여 영화 속 고양이의 불안한 행보를 따라 회화, 영화, 사진. 설치 등의 공간에 대한 재현적 제시를 넘어 문화적으로 인천지역 공간의 모습을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했다. 참여작가는 김태은, 박상희, 박윤희, 최은정, 홍상현 등 인천과 함께한 작가다.

30여점의 페인팅 회화와 드로잉, 사진 작품 등을 벽면에 설치하고, 전시장 내부 공간에는 영상설치물, 트위터 영상물, 영화 상영 등을 통해 시민들이 작가들의 작품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매체를 이용했다.

이들은 영화 속 특정지역의 인천을 바라보고 있지만, 각자 개성대로 작품을 만들어 표현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흥미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자유공원'. 박상희 작가 작품.  

친절함이 묻어나는 전시 기획

"그동안 미술계는 몽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만 선호하고 난해할수록 자신들이 실력 있는 작가들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관람객들과 소통이 단절돼 편안하게 문화를 향유할 수 없없던 게 미술계 현실입니다. 작품과 관객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중간역할을 하는 시각적 매체를 통해 '친절한' 작품을 선사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박상희 작가의 말이다.

전시를 기획한 박상희 작가는 영화를 매개로 각각 작가들 시각 속에서 나타나는 지역공간과 관객들과의 편안한 교감을 하고 인천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는 전시라고 전한다. 특히 난해한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과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영화라는 시각적 매체를 활용했다.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관람객들과 몇 % 교감을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각자 느낌도 작품을 평가하지만, 사실상 교감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을 했어요. 그래서 활용한 게 영화였고, 그 영화 속 스토리, 대사, 영상, 소리 등 모든 요소로 관람객들에게 친절함을 전하는 전시를 마련했지요."

그는 예술성이 강한 작품들도 물론 필요하지만, 한 쪽으로 치우쳐 관람객들에게 난해함을 전하는 것은 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한다고 본다. 그래서 박 작가는 작품과 관람객을 이어주는 연결다리를 제공함으로써 친절한 관람을 유도하는 것은 작가들의 의무라고 강조한다.

"이제 작가들 스스로 변화해야 합니다. 혼자만 심취한 예술문화 작품이 아닌, 함께하고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작품으로 관람객들과 공유하는 게 바람직한 예술문화계의 자세입니다."


'동인천'. 박윤회 작가 작품

중구 일대를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박 작가는 지난 2005년 청소년과 함께하는 '북성동프로젝트'를 계기로 인천의 미를 찾는 지역예술문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당시 홍익대학교를 졸업한 예술가 15명과 지역 청소년, 학부모 등 350명과 함께 중구 일대를 순회하며 그림을 그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 자유공원, '의성당' 중국절 탐방, 차이나타운 방문 등을 통해 아이들이 바라보는 중구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면서 인천의 매력에 빠져 지역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는 인천에서 태어나 송림동에서 자랐습니다. 지난 2005년 아이들과 북성동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릴 적 송림동과 북성동 등 중구와 동구 일대를 뛰어놀던 추억이 더욱 진해지면서 인천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여기에는 많은 문화컨텐츠가 널려 있는 최적의 문화공간입니다." 지역에 대한 박 작가의 애정이다.

최근 중구와 동구 일대를 낙후된 지역이라고 부르며 경제개발 논리로 다세대주택,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본연의 문화적 공간이 사라져가는 게 안타깝다고 그는 전한다.

"흔히들 중구와 동구가 낙후됐다고 합니다. 즉, 도시가 노화해 땅값이 떨어졌다는 걸 의미하지요. 그런데 그건 경제적 논리로서 바라보는 낙후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송도와 같은 신도시에 비해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인천의 옛모습을 간직한 도시로 매우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입니다."

경제적 측면을 부각시키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도시를 개발하는 건 옳지 않다고 그는 지적한다.

"서울 삼청동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집들에 페인트 칠을 하고, 담장을 낮추는 등 재구성해 문화적 공간으로 만들었지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이곳에 발길을 옮기고 있습니다. 인천도 증축을 하지 않더라도 중구와 동구 일대를 삼청동과 같은, 찾아오는 문화공간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는 "인천과 비슷한 개항기 역사를 가진 일본 요코하마를 가면 옛 개항기 문화공간들을 잘 보존하고 활용해 많은 이가 찾아 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며 "인천도 무조건 개발만을 중시하며 신도시를 지향할 게 아니라, 옛 문화자산들을 잘 활용해 지역활성화와 함께 예술문화 활성화를 도모하는 게 옳다"라고 말했다. 이런 역할에는 지역작가들이 선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영화속 장면의 위성적지형도'. 김태은 작가 작품 

그는 한가지 바람이 있다고 한다. 지역 내 15세 청소년부터~ 대학생들을 위한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것이다.

"점점 서울중심의 상업화랑들이 미술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주변에서 느끼는 감동을 전하는, 진정성 있는 작품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지요. 인천출신의 젊은 지망작가들이 인천만이 가질 수 있는, 특색 있는 작가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레지던시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특히 문화적 공간으로서 가치가 있는 중구 일대에 레지던시를 마련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무궁무진'한 문화콘테츠가 존재하는 중구와 동구 일대를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 '놀래길'로 형성해 자연스럽게 문화도시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협력을 그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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