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부 고등학교, 9시등교제 편법 회피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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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일부 고등학교, 9시등교제 편법 회피 움직임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2.25 17: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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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개 교에서 교육청에 허위보고 시도, 교육시민단체 반발

인천시교육청의 9시등교 방침을 보도한 OBS경인TV 뉴스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1월 9일 오는 3월 신학기부터 초중고 등교시간을 8시40분에서 9시 사이로 조정할 방침을 결정하고 실행을 앞둔 상황에서 일부 고등학교에서 등교시간을 교육청에 허위보고한 후 학생들에게는 예전처럼 등교하게 하는 등 파행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갈등이 일 것으로 보인다.
 
'9시 등교'는 학생들의 건강과 알찬 학습을 돕기 위해 수면시간과 아침식사 시간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경기도에서 먼저 실시돼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에서도 9시 등교가 실시되면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5곳을 뺀 12곳에서 제도 도입을 추진중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지난해 12월 학생, 학부모, 교원, 행정직공무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모두 49,613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 8시 40분부터 9시까지 등교를 희망한 비율이 67.1%로 나타났으며, 학생들은 71.7%가 8시 40분 이후 등교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라 시교육청은 등교시간 조정의 일차적 당사자인 초중고 학생들이 9시 등교를 가장 많이 원하고 있는데 따라 학교급별 차이를 두지 않고 8시 40분~9시 범위에서 단위 학교가 최종 결정하도록 했다. 또한 1교시는 8시 50분~9시 10분에 시작하도록 해서 등교 후 1교시 시작 간격을 줄여서 실시함에 따라 하교시간이 늦어지지 않도록 했다.

지난해까지 인천 관내 고등학교의 70%가 8시 이전, 중학교와 특성화고의 절반이 8시~8시 20분, 초등학교의 76%가 8시 20분~40분에 등교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시교육청에서는 부모가 맞벌이부부인 경우 불가피하게 이른 시간에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복 도서관, 면학실, 교실 등을 개방해 독서나 자율학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생활지도 및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토록 각 학교에 지시했다.  
 
그런데 새학기 개학을 앞두고 일선 고등학교들이 배치고사와 함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보면서 9시 등교를 준수하지 않는 편법을 동원해 학생들을 예전처럼 일찍 등교시킬 방침이라는 사실이 교육단체 등에 제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구에 있는 ㅈ고등학교의 경우 8시 40분까지 등교라고 교육청에는 보고하고 학술동아리 활동 등을 이유로 7시 40분까지 등교하도록 신입생들에게 암묵적으로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평구에 있는 ㅂ여고는 경우도 8시 40분 등교라고 보고한 후 2주간만 한시적으로 7시 50분 등교하는 것을 내부 방침으로 정해 추이를 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에 있는 ㅅ고교는 보고는 8시 30분까지로 보고하면서 성적단계별 특별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학생들은 7시 30분에 나오도록 하고, 나머지 대다수 학생들도 8시 10분까지 등교토록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와 같이 9시 등교제를 편법으로 파행시키는 사례는 일반 사립고뿐만 아니라 세 곳의 공립 고교를 포함 모두 10여 개 고교에서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 학교장들이 진보 교유감의 교유개혁정책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발하려는 움직임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윤재균 정책실장은 "거의 모든 인천의 초중고등학교가 8시 40분에서 9시까지로 등교시간을 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는 이 작은 개혁이 학생들의 인권과 건강권 증진에 주는 도움이 참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구시대적 교육방식에서 여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등교시간을 교육청에 허위보고한 후 학생들에게는 예전처럼 등교하게 하는 등 파행사례가 감지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인천의 대다수 학교들(고교의 85%)이 8시 40분 등교한다고 교육청에는 보고하지만 실제로는 위의 몇몇 사례와 같이 편법 파행으로 조기 등교를 시도하고, 이런 학교들의 사례가 용인되기 시작하면 9시 등교제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것을 우려해 집단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3월 2일 새학기 등교를 앞두고 9시 등교제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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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GO 2015-02-26 09:24:44
아이들의 수면권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야자하고 공부하는 세대였지만 굳이 제 자식에게는 그렇게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청소년기에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바르고 건강하게 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김청규 2015-02-25 20:18:24
일부 시,도 교육수장들의 9시 등교 시책 저는 반대입니다. 본래 교육은 미성년자의 현재보다는 미래의 ' 행복한 홀로서기' 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속담에 '어려서 고생은 사서 한다' 는 말도 있습니다. 본래 교육이란 용어에는 "切磋琢磨" 라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50년대 초반에 미국이 학생존중의 경험주의 철학에 심취했다가 당시 소련에게 우주 인공위성 발사에 선수를 빼앗기고 부르너의 학문주의 교육과정으로 전환한 사실 알고나 있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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