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500억 쏟아부은 한옥 호텔, ‘억대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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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500억 쏟아부은 한옥 호텔, ‘억대 적자’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11.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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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서 용도변경 주장까지... 경제청 “내년엔 흑자 가능하다” 반박

송도 한옥호텔 전경 ⓒ송도 한옥호텔 '경원재' 홈페이지
 
인천시가 500억 원을 들여 ‘인천 호텔의 랜드마크’를 선언했던 송도 한옥호텔이 매출 부진으로 인해 억대 규모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내년 흑자경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보는 시의회는 차라리 용도변경을 하라고 압박을 넣고 있어 한옥호텔을 두고 확연한 입장차를 보여주고 있다.
 
19일 인천경제청이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유정복 시장이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 호텔이 앞으로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문을 연 송도 한옥호텔이 개장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간 총 13억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적자는 총 1억 4,700만원 규모.
 
한옥호텔의 적자는 비수기에 대한 전략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개장 이후부터의 객실 점유율을 확인한 결과 월평균 수치는 48.7%로 5월 28.1%, 6월 33.1%, 7월 50.4%, 8월 68.1%, 9월 57.6%, 10월 52.5%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투입비용을 초과했던 시즌이 예식장 등의 부대시설 사용 수요가 많은 결혼 시즌과 휴가철 정도였을 뿐 개장 이후 5월부터 7월까지 시즌과 9월은 적자를 기록하며 객실은 휴가철을 제외한 전 달이 절반 혹은 그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인천시와 경제청의 예상과 달리 호텔 운영 실적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시의회에서는 행감을 통해 호텔 영업을 하지 말고 다른 시설로의 용도변경을 통해 시민 이용시설로 개방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의회 산업위 소속의 유제홍 의원(부평2, 새누리)은 “하루 수십 명을 수용하는 고급 숙박시설로 일반 시민은 구경도 못 하는 게 시정부가 시민 세금을 500억 원이나 투입해 만든 호텔이라면 누가 받아들이겠냐”며 “보고 들은 바로는 한옥이 굉장히 좋게 지어졌고 건물로서의 평가도 좋은데 호텔 용도로서 별다른 효과가 없다면 세금 낸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끔 교육 및 문화관광 시설 등으로 용도변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의 이러한 지적은 시민사회 일부에서 한옥호텔을 대시민 시설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과도 유사하다. 몇몇 지역 시민단체들이 “한옥호텔에 왜 특혜를 줘서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여 시에 따져 묻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일방적인 용도변경을 주장하는 반면, 유 의원의 경우에는 ‘실적이 없다’는 조건부의 용도변경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비슷한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호텔이 개장한 지 6개월밖에 안 됐지 않느냐”며 “내년부터 국제 예약망을 구축해 이를 통한 마케팅이 본격화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한 만큼, 1년도 안 된 호텔에 운영 실적을 따진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언급된 용도변경에 대해서는 이곳을 찾는 해외 비즈니스 관광객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자는 취지가 있는 만큼 사실상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한옥의 건물 가격 자체가 높고 이 구역의 토지 가격도 꽤 높기에 민간 투자자의 인수 가능성도 없는 만큼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개선책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청 측은 “자체적으로 한옥호텔의 운영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곧 구성될 것”이라며 “지금은 검토 대상이 아니긴 하지만 향후 인천관광공사로 이를 이관하는 방안의 타당성 여부도 검토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구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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