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장터'로 부활한 숭의평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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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장터'로 부활한 숭의평화시장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6.12.23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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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공간' 개소 1년4개월... 문화예술인 유입으로 시장 활성화 촉매제

숭의평화시장 프리마켓 행사 중 옷을 고르고 있는 시민 ©윤성문 기자

 
12월23일 오후 3시, 남구 숭의동 평화시장에서 주민들을 위한 깜짝 행사를 열었다.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과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가 주관하는 ‘산타가미리오셨네’가 평화시장 내 중앙마당에서 예술가, 작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탄전야제를 즐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본 행사인 ‘미리미리~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는 신나는 어쿠스틱밴드 ‘레노바레’와 상남자들의 공연 ‘경인고속도로’, 버스커 ‘노태훈’, 시민합창단 ‘평화바람’, 중후한 목소리의 남성중창단 ‘아미쿠스’ 그리고 평화시장가족의 하모니카공연이 펼쳐진다. 본 행사 전 진행된 벼룩시장에서는 숭의평화시장 내 상인들과 창작공간 작가, 외부 예술가들의 물건과 의류, 그릇, 생활용품, 소가구 등 좋은 중고물품을 값싸게 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1971년 개장된 숭의평화시장은 지난 1980년대까지 남구를 대표하는 종합시장이었지만, 이후 구도심지역의 인구 감소와 소비생활 변화에 따라 시장 기능을 점점 잃어갔고, 방치되고 있었다.
 
2011년경 남구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숭의평화시장에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갖춘 예술인들을 입주시켜 인천을 대표하는 원도심 문화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기능을 상실한 시장을 예술과 사회적 경제가 어우러진 특징있는 공간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구는 8억 5천여 원을 들여 지상 4층 규모의 낡은 건물 6채를 매입해 리모델링 공사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숭의평화시장 창작공간 개소식을 가졌다.
 
당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입주한 공공미술 작가 3개팀 (‘콧수염’, ‘맥 아티스트’, ‘김재민이’)과 문화단체 3개팀 (‘필리핀 커뮤니티’, ‘술빛는 사람들’, ‘꽃차마실’) 총 6개팀이 입주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주민들과 함께 숭의평화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청년 기업 유치, 전시회, 교육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숭의평화시장 창작공간에 입주하여 다양한 사업을 벌인지 1년4개월이 지나며 이곳은 '문화창작공간'으로 더 큰 희망을 꿈꾼다. 입주팀도 늘었고, 주변 사람들도 점점 관심이 많다. 박준석 작가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지금의 분위기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며, “제가 들어올 때만 해도 숭의 평화시장은 이름만 시장이었지, 사실 시장의 기능을 잃어버린 곳이었다”고 입을 뗐다.


문화예술인이 들어오기 전, 폐허나 다름없었던 숭의평화시장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박 작가는 “처음 이곳에 입주할 때만 해도 저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이 많으셨는데, 입주한 예술가, 작가들이 다양한 행사를 계속 하다 보니 문화예술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느끼신 것 같다”며, “그 분들에게 문화예술이 일상생활에도 충분히 접목 가능한 활동이라 인식되고 쉽게 같이 할 수 있는 움직임이라고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입주 당시 예술인들은 특색 있는 문화광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시장 상인과 주민이 어우러져 광장 외벽을 도색하며, 예전의 낡은 이미지와는 다른 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박 작가는 “맨 처음엔 인천문화재단에서 후원받아 ‘마을공동체 문화만들기’라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프리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며, “근처에 있는 낙원여인숙이란 곳에서 계셨던 분의 삶을 다시 조명하는 전시형태아카이브도 가졌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김재민이 작가와 외부도색과 시안, 내부운영 등을 계획하기 위해 회의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며, 이곳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구청 관계자와도 얘기를 많이 나눠눴다고 한다.
 
특히 마을 주민들과 함께했던 플리마켓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는데, 이후 한 달에 한번 씩 진행하자는 결론이 나왔고 올해 10월 넷째 주까지 매월 토요일 진행했다. 프리마켓 중간 중간에도 작은 행사를 꾸준히 진행했는데, 박 작가는 가장 컸던 행사는 주민들과 함께 숭의평화시장 내부를 조명으로 꾸몄던 크리스마스행사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요즘 인천에 있는 작가들도 그렇고 공방 운영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평화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작은 움직임 이나마 지역활성화라는 틀에서 많은 분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데, 입주작가 말고 이 공간을 들어오기 위해 전세나 월세나 구매해서 들어오신 분도 계신다”며 웃음을 지었다.
 
숭의평화시장에는 지난 10월에 2개팀이 새로 입주를 해 총 8팀이 됐다. 한팀은 여성작가 2명으로 이뤄진 ‘닝닝’이다. 도예로 만든 컵이나 도자, 아트토이로 작품전시하는 팀이다. 다른 한팀은 ‘문화로가게’다. 지역기반을 토대로 문화활동이나 체험프로그램이나 시민들과 같이 할 수 있는 행사를 중심적으로 움직이는 팀이다.
 
기존에 입주했던 ‘콧수염’과 김재민이 작가는 개인사정으로 나갔다. 대신 인천대학교 건축과 연구실이 협력기관으로 들어와 주변에 사는 어린 친구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축으로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 중이다.
 
요즘 찾아오는 시민이 점점 늘고 있어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게 된다던 박 작가는 “여기서 영화나 드라마도 촬영하고 각종 매스컴에서 인터뷰도 많아졌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민들도 무슨 행사를 한다고 하면 발 벗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남구에서 문화예술인들과 낙후된 원도심의 발전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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