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다리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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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다리에 산다"
  • 강영희
  • 승인 2012.03.10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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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 이 글은 배다리 우각로 지역에서 살아가는 김현옥 주부의 기사입니다.

나는 배다리에 산다

이곳에 이사를 온 지 근 2년이 되어간다. 아이들을 데리고 살기에는 이만한 동네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창영7길_사진 강

우선 조용하다. 유흥시설이 없다 보니 술 먹고 토악질하는 사람이나 싸움을 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으니 자동차 경적소리, 브레이크 밟는 소리도 많이 들리지 않는다.

두 번째는 헌책방들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 독서교육에 더없이 좋다. 우리 큰딸 유빈이의 경우 책을 무척 좋아한다. 만일 그 책들을 다 사주다가는 가계지출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꼭 필요한 책을 사더라도 그 가격이 저렴할 뿐더러 서점에 한 자리 차지하고 책을 읽더라도 누가 뭐라지도 않는다. 어린 아이가 있을 때는 책에 흠집이라도 낼까 노심초사하지 않고 놀이겸 독서교육이 저절로 되는 셈이다. 

세 번째는 문구도매상도 즐비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셋이나 키우는 나로서는 새 학기엔 준비할 학용품들도 많지만 학기 중간에도 챙겨야 할 문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한 아이것을 살 때 묶음으로 사서 놓아두면 둘째, 셋째까지 같이 쓸 수 있도록 하면서 도매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 절약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늦봄부터 시작해 늦가을까지 흐드러지게 피는 코스모스 꽃밭이 집 앞에 있으니 꽃을 보고 자라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꽃처럼 이쁘게 자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생활의 편의보다는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생각한다면 공부 잘 가르친다는 강남의 8학군보다 이곳이 최상의 환경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배다리에 산다. 

- 배다리 주민 김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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