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 1,300년 된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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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 - 1,300년 된 느티나무
  • 이창희
  • 승인 2012.04.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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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느티나무로 잘 보존해야

♦국내 최고령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규목(槻木)이라고도 한다. 산기슭이나 골짜기 또는 마을 부근의 흙이 깊고 진 땅에서 잘 자란다. 높이는 26m, 지름이 3m이다. 굵은 가지가 갈라지고, 나무껍질은 회백색이고 늙은 나무에서는 비늘처럼 떨어진다. 피목(皮目)은 옆으로 길어지고, 어린 가지에 잔털이 빽빽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이며 길이가 2∼12cm, 폭이 1∼5cm이고 표면이 매우 거칠거칠하며 끝이 점차 뾰족해진다.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잎맥은 주맥에서 갈라진 8∼18쌍의 측맥이 평행을 이루며, 잎자루는 1∼3mm로 매우 짧다.

꽃은 암수 한 그루이고 5월에 취산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수꽃은 어린 가지의 밑 부분 잎겨드랑이에 달리고, 암꽃은 윗부분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수꽃의 화피는 4∼6개로 갈라지고, 수술은 4∼6개이다. 암꽃은 퇴화된 수술과 암술대가 2개로 갈라진 암술이 있다. 열매는 핵과로 일그러진 납작한 공 모양이고 딱딱하며 지름이 4mm이고 뒷면에 모가 난 줄이 있으며 10월에 익는다. 봄에 어린잎을 떡에 섞어 쪄서 먹고, 목재를 건축·기구·조각·악기·선박 등의 재료로 쓴다. 한국·일본·몽골·중국·시베리아·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에는 1천3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 기장군으로 들어오니 들판이 보이고 마을마다 굵다란 정자나무들이 간혹 보인다. 도심에서는 잘 보지 못하는 아름드리나무들이다. 그냥 지나기가 아까워 길을 나무 앞으로 에두르게 된다. 장안사로 가는 길 들판 안에도 예사롭지 않은 나무가 서 있다. 이곳이 장안리인지 마을사람들에게 확인도 안한 채이지만 먼 눈맞춤으로도 나무가 멋있어서 지나칠 수 없다. 넘어질 듯 좁은 논둑길을 걸어가며 점점 그 당당한 모습이 가까이 드러난다.

나무 바로 앞에 서니 줄기는 얼마나 굵은지, 이건 벽을 보고 선 기분이다. "아예 벽이다"하는 내 말에 동행한 시인이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벽!"이라며 장단을 맞춘다. 1천년의 날을 몸으로 살아낸 벽. 땅 위로 솟은 뿌리는 크고 단단하여 바위와 같다. 100년을 채 살지 못하고 그 전도 후도 보지 못하는 우리 앞에 1천년의 시간이 서있다. 나무는 태풍 '매미'때 한쪽 가지가 부러져나가 외과수술을 받는 일도 근년에 겪었지만 전혀 노쇠해 보이지 않는다. 푸르고 깨끗한 잎이 무성한 가지들은 아름답게 휘어져 해를 마주 보며 늠름하다.

당산나무 그늘 밑에서 놀다가 옆 녹수계곡 물고기 잡는 비법을 전수받던 아이들은 다 자라 나무를 떠났다. 그래도 나무는 밝다. 아이들처럼 하루하루 자라나는 들의 기쁨 속에 나무는 너울너울 춤을 추는 듯하다. 하장안마을의 당산나무인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느티나무로 1999년 산림청에서 새천년을 맞는 '밀레니엄 나무'로 지정했다. '장안읍지'에 의하면 원효대사가 이 마을 북쪽에 척판암을 지을 때 당시 문무왕이 지나가다가 심은 나무라고 하고, 신라 애장왕이 탄 가마가 쉬어갔다는 유서 깊은 나무다. '하장안할매당산'이라 부르는 나무 옆에는 당집도 지어져 있다.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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