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자 개인전 '낙원구 행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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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승자 개인전 '낙원구 행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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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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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일 '유네스코 에어포트'에서


배승자 사진작가가 꾸미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 '유네스코 에어포트'(UNESCO A.poRT)에서 배승자 제2회 개인전 ‘낙원구 행복동’이 선보인다.

전시회 주제를 ‘낙원구 행복동’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배씨는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동네의 행정 명칭은 ‘낙원구 행복동’인데, 책을 읽은 뒤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면서 “소설의 내용과는 달리 역설적인 제목이 가져다주는 아이러니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개발과 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도시 한 귀퉁이 옛 동네를 촬영하면서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이 생각났다”면서 “어쩌면 두 시대를 이어 살고 있는 내 삶과 이웃 모습이 그 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배씨는 “이번 작업은 일종의 시간여행이었다”면서 “1970년대가 묻어 있고 1980년대 냄새가 나는 듯한 과거 여행을 통해 소설 속 ‘행복동’에서 언뜻언뜻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풍경에서 인간적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작품들은 햇살이 가득한 오후가 되면 온 동네 골목은 내 것 네 것 할 것 없이 널어놓은 빨래가 나부끼고, 하얗게 타버린 연탄재는 그 옛날 따스했던 아랫목을 떠올리게 한다. 

젊은이들이 모두 일터로 떠난 낮 시간에 마을을 지키는 외로운 노인들, 무심히 버려진 오래된 TV, 겹겹이 단속(團束)해 놓은 낡은 리어카의 작품을 보면 모두 ‘제 얘기를 들어달라고 아우성’이다.

배씨는 “이번 작품 활동을 하면서 고마운 만남과 다정한 이야기는 시간여행을 더없이 기쁘게 하지만, 돌아서는 길은 언제나 알싸한 아픔을 가슴 한 구석에 남겼다“면서 “이 작업은 어쩌면, 도시 생활에 젖어 이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소홀히 했던 반성일수도, 내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鄕愁)이며, 사람에 대한 이해일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인하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배씨는 재능대학교와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영상과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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