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들 위한 '병원학교'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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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들 위한 '병원학교'를 아세요?
  • 송은숙
  • 승인 2012.05.04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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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하나뿐인 '인하대병원학교'를 찾아

입원한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취재:송은숙 기자

어린이날을 맞아 조금 '특별한 학교'를 찾았다. 바로 몸이 아파 병원에 몇 달씩 입원 중인 아이들이 다니는 '인하대병원학교'이다.

소아암인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1학년 연수(가명)와 3학년 현아(가명), 각각 뇌종양과 윌름종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4학년 우진(가명)이와 민영(가명)이까지 인하대병원학교의 정식 학생은 모두 4명이다.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와 친구 이야기를 많이 해요. 친구들과 뛰어놀던 이야기, 소풍 갔던 이야기도 하고…. 병원학교를 통해 학교생활의 추억과 만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아이들에겐 병을 이기는 힘이 됩니다."

협력학교인 신광초등학교(교장 김흥렬)에서 파견돼 인하대병원학교 수업을 맡고 있는 황선영 선생님의 말이다.

인하대병원 본관 8층 소아병동에 있는 '병원학교'.

인하대병원학교는 인천시교육청에서 2007년 9월에 개교했다. 길병원에서도 병원학교가 운영되다가 올해 2월 폐교하면서 인천에서는 인하대병원 한 곳에만 병원학교가 있다.

참고로 전국적으로는 지역마다 교육청이 종합병원 1~2곳에 병원학교를 열고 있다. 11곳의 병원학교가 있는 서울의 경우 교육청이 아니라 병원 자체에서 특별프로그램 성격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이들의 학년과 학습수준, 건강상태가 저마다 달라요. 이 때문에 치료일정이나 몸 상태 등에 따라 저마다 개별수업을 합니다."

병원학교에서 자신의 진도에 맞춰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건강을 되찾아 다시 학교에 갔을 때 친구들과 같은 학년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런 학업의 연속성, 또래관계뿐만 아니라 심리·정서적인 안정으로 인해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인형극을 보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다 나아서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는 경우 '학교복귀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황선영 선생님이 학교를 찾아가 반 아이들이 '건강장애'인 친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수업도 그 중 하나다.

또한 병원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소아과병동에 입원한 일반 소아환자와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학교 수업을 맡고 있는 황선영 선생님.

올해로 병원학교에서 3년째 수업을 하고 있는 황선영 선생님은 입원한 아이들이 아프다고 떼를 쓸 때면 기타를 들려주는 자상한 선생님이다.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게 기타라서 들려주는데, 아이들이 울다가도 신기하게도 딱 그치더라고요."

아픈 아이들을 가르치고, 부모들을 상담하다 보니 병원에서 하는 건강강좌나 환자교육에도 많이 참가한다. 그렇게 쌓은 의학지식이 이제는 전문가 수준에 가깝다.

"어린 나이에 투병하는 모습이 보기 안타깝지만, 그 고비를 견디고 잘 자라는 모습이 대견해요. 힘든 치료를 받으면서도 해맑은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인하대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만성질환으로 3개월 이상 입원, 통원치료를 받는 학생이라면 인천시교육청의 '사이버학급'을 이용해 계속 공부할 수 있다. 컴퓨터를 통해 정해진 담임선생님의 화상강의나 탑재된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이 이루어진다.

지난해 140여명의 학생이 이용한 인천의 사이버학교는 올해 초등학교 과정 6학급, 중학교 과정 3학급, 고등학교 과정 3학급으로 되어 있다. 사이버학교는 인천 외에도 서울, 경남, 충남 등 전국에서 4곳이 운영 중이다.

이름

운영기관

연락처

홈페이지

인하대병원학교
(초등)

인천신광초등학교

☎890-2708

hoschool.ice.go.kr/client/hschool14

인천시교육청
사이버학급(초·중·고)

인천특수교육지원센터

☎547-8553

ighs.edukor.org

늘어나는 소아당뇨, '건강장애' 대상에 넣어야!

병원학교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3개월 이상 장기입원 또는 통원치료 등 계속적인 의료적인 지원이 필요해 학교생활과 학업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건강장애 학생'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제10조 제9항에 나와 있는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다.

황선영 선생님은 "이 규정에서 각 시도교육청과 현장교사들의 유연한 해석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소아당뇨인 아이들이 건강장애 대상에 해당되는지 해당 교육청에 문의해 보면 관련 심의를 통해 건강장애로 선정되는 기준이 시도마다 차이가 있다.

"인하대병원만 해도 소아당뇨로 지속적인 진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 50여명입니다. 이 아이들은 평생 인슐린주사를 맞으면서 식이요법을 해야 하는데, 어른도 어려운 일이죠."

이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질병을 받아들이는 것을 힘들어한다. 친구들이 놀릴까봐 숨기는 등 자존감이 낮고, 관리를 소홀히 하다 시력이나 신장 등이 나빠지는 합병증이 빨리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다.

"소아당뇨로 고생하는 아이들도 '건강장애' 대상으로 정해 병원학교를 이용하는 등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경우 특별한 교육적 지원보다는 의료나 정서·심리·적응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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