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 새로운 생활문화 공간으로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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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 새로운 생활문화 공간으로 '꿈틀'
  • 양영호
  • 승인 2012.05.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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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과 '작은 갤러리' 등으로 "문화를 일군다"

취재 : 양영호 기자

'배다리'가 확 바뀌고 있다. 인천항 개항 후 조선인촌으로, 토착민들의 근대 문명을 품고 있던 동구 창영동 배다리 우각로 일대가 새로운 생활문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헌책방으로 유명했던 배다리 초입에는 책방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춰 예전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 거리에선 매달 '시낭송회'가 열리는 등 '문화 전도사'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 시낭송회'는 지난 4월28일로 벌써 52회를 맞았다. 작지만 아담하고 정감이 넘치는 이 곳에는 시와 시인, 배다리를 사랑하며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배다리 헌책방 서점 '아벨 서점'

배다리 헌책방거리는 최근 대하소설 '토지'로 유명한 박경리(1926~2008) 선생이 1948년 배다리에서 첫 헌책방 1호점을 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헌책'과 '헌책방'의 의미를 다시 한 주고 있다. 

헌책방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는 "책이란 알맹이가 없다면 절대 다시 팔리지 않는다. 베스트셀러가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헌책의 알맹이가 끊임없이 팔려 나간다. 그래서 헌책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점차 사라져 가는 헌책방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헌책방 거리서 창영초교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젊은 예술가와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빔'이 눈길을 끈다. '스페이스 빔'은 다양한 전시 프로젝트 기획은 물론 대안예술활동 지원, 열린 도시 문화공동체를 위한 독특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옛 인천양조장 건물을 그대로 사용해 전통적이면서 이색적인 '갤러리'로 꼽힌다.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은 은은하게 풍기는 따뜻한 느낌을 잊지 못한다.

'스페이스 빔'

창영초등학교까지 우각로 길을 걷다 보면 마을 사진관 '다행'이 있다. '다행'은 '한점갤러리'를 옆에 끼고 있다. 조그만 사진관과 조그만 갤러리는 작다기보다는 알차다는 그낌을 준다. 사진관 강영희 대표가 직접 '리폼'한 집기들도 이색적이다. 강 대표는 '다 살림'이라는 작은 마을 장터를 열어 재생사업으로 주민과 소통한다.

마을사진관 '다행'과 한점 갤러리

배다리 지역주민들이 만드는 마을사진신문 <우각로신보>도 지난달부터 발행 중이다. 월간지 <우각로신보>는 배다리 지역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만남을 통해 소통을 넓힌다. 마을 주민과 문화예술 활동가, 상인들이 함께 참여해 지속가능한 '도시 속 마을공동체'를 추구한다.

강영희 '다행' 대표는 "배다리 지역은 문화적으로 상징성이 높은 곳으로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안 된다는 생각보다 우선 대안을 생각하고 배다리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을사진관 옆 창영초등학교 입구에는 지난해 5월 '띠갤러리'가 터를 잡고 전시회를 열어오고 있다. 작은 전시 공간이지만 벌써 많은 작가와 관객이 오가며 '마중물' 구실을 하고 있다. 

창영초교에 인천교육박물관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강화도와 창영초교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배다리 지역 주민들은 "배다리는 다양한 문화체험공간, 인천교육사 연구와 자료센터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천교육박물관은 창영초교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헌책방 거리를 지나 창영초교로 가는 길에는 또 하나의 배다리 특징인 벽화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벽화들은 우각로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곳곳에 그려져 있다. 다양한 형태의 벽화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배다리의 명물로 자리잡은 '벽화'

벽화에는 배다리 사람들의 옛 모습과 생활 등을 그려넣었다. 옛 골목에 정겨움을 더해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인천시 동구는 지난해부터 주민들의 관심 속에 배다리와 우각로를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지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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