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 강해야 진정한 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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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 강해야 진정한 선진국"
  • 박은혜
  • 승인 2012.06.1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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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회 경영포럼 - 조석준 기상청장 초청 강의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의를 시작하는 조준석 기상청장


266회 경영포럼이 조석준 기상청장을 강사로 초빙한 가운데 14일 오전 7시 30분 송도 라마다호텔에서 열렸다. 

조 기상청장은 “기상청의 역할이 그동안 날씨를 예보, 관측하는 것만 알려져 있었으나 지진, 화산, 기후변화, 녹색성장, 융합행정, 기상산업, 국제협력, 안보, 국방 등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데, 국민과 기업인뿐만 아니라 정부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이 부분을 홍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기상청장의 강의를 요약한다.

기상청은 날씨 때문에 하늘만 보고 있지 않는다. 전 세계에 있는 데이터를 모아 산업도 만들고 국제협력도 한다. 한국의 기상분야 현 주소는 세계 7번째이다. (유럽-영국-일본-미국-프랑스-한국)

기술은 7번째인데, 아직도 장비 등은 모두 외국산을 쓰고 있다. 외국산 장비들이 치열하게 입찰에 참여하다 보니 경쟁이 심하다. 기상청 장비에 대해 산업을 일으키는 게 중요하다. 현재 동남아, 러시아 등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기상 기술을 배우러 오고 있는 수준인데도 아직 장비 대부분이 외국산이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기상산업의 중요성은  4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기상은 생명을 살리는 과학이다 △일기예보는 인류최고의 발명품이다 △기상이 강해야 진정한 선진국이다 △공감 소통으로 대한민국의 기상 영토를 넓혀라 등이다.

기상은 과학이다. 일본은 자연재해가 유난히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일본이기 때문에 그정도 피해로 그쳤다’는 평이다. 쓰나미는 20분~1시간 전에 감지된다. 이를 공지하였을 때, 일본은 국민들의 협조로 발빠른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미국은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현재 미국의 기상 실력으로 20분 전에 공지된다. 올 4월에 보도된 ‘美 댈러스의 기적…토네이도 12개 몰아쳤지만 희생자 제로’ 기사를 보면 기상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하루동안 토네이도 12개가 몰아쳤지만, 사망자가 전무한 것은 기상청의 대단한 성과이다. 일기예보 시간 단 12분 전이었다. 미국 기상청장은 앞으로 토네이도 예보를 1시간 전에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된다면,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더 큰 폭으로 줄이는 성과를 보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일기예보 덕에 세상이 좁아진다. 뱃길이나 비행기길을 보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비가 오거나 태풍이 치면 배가 흔들리거나 비행기의 주행이 불안정하다. 이때 일기예보를 통해 날씨가 맑은 지역을 통한 길을 안내해줌으로써 연료 소모량이 줄어들면, 화석연료를 적게 사용하므로 지구 기상변화를 예방할 수 있다. 승객들은 더 안전하게 외국 여러 나라를 다닐 수 있게 된다.

일기 예보를 통한 산업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영국에서는 이번 비가 지나갔을 때, 감기약이 얼마나 팔릴까에 대해서도 예측했다. 산업 분야별로 어떤 추세로 가는지 알 수 있다. 날씨에 따라 소비 심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그날 날씨에 따라 팔리는 종류가 달라진다. 날씨경영으로 생각하면 하루 구매 심리가 달라지고, 공급과 수요까지 맞출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와 해수 온도가 1도 오르는 현상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잘 안 잡히던 다랑어가 제주도에서 많이 잡히고, 한류 물고기는 위로 올라가는 결과가 나타났다. 가로수 심을 때도 다시 생각해야 하고, 농작물 심을 때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기상의 미디어 산업은 전 세계 산업에서 30%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에 ‘르완다’에 훌륭한 지도자가 들어서서 유엔에서 1억달러를 주면서 나라를 제대로 세워 보라고 격려했다. 이에 KT에서 통신망을 땄다. 이에 조 청장은 통신망만 넣지 말고 기상센서도 함께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의 문화 영토’가 넓어지면서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듯이 ‘한국의 기상 영토’가 넓어지는 것 또한 사업에 긍정적이다. 러시아의 기상 기술보다 한국의 기상 기술이 정확하고, 한국에서 러시아 일기예보를 내 줄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한국에 정보요청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이를 조금 가공해서 일기예보를 낸다. 앞으로 두 나라 기상센터 간에 MOU를 맺을 때, 우리가 일기예보 자료를 줄 테니, 명태를 더 잡게 해달라, 산업에 더 유리한 조건을 넣어달라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다. 다른 나라도 한국에 기상 기술을 배우려고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국제기구와도 MOU 맺었다. 개도국에서 ‘기상청을 개선하고 싶다’고 신청했을 때, 돈은 월드뱅크에서 빌리고, 기술은 우리가 지원해준다.

조 청장은 “국민들이 ‘기상청 일기예보는 100%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틀리면 서운해 하지 않길 바란다. 이번 정부 들어서 발전된 분야 중 하나가 기상분야이다. 기업가 분들도 외국에 사업하러 가면서 1000원이나 2000원에 제공되는 정확한 기상 정보에 돈을 낼 만하지 않나? 앞으로 기상산업이 유망산업임을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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