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지역 수요에 공급 맞춰야"
상태바
"사회적기업, 지역 수요에 공급 맞춰야"
  • 박은혜
  • 승인 2012.06.14 1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 사회적기업 지속가능성 모색 정책세미나' 열려


"타 지역에서 잘된다고 우리지역에서 그 사회적 기업을 가져와서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기업가들 간 커뮤니케이션 공간 부재도 문제이다."

'사회적기업활성화인천네트워크'와 '인천시사회적기업협의회'가 주관하는 '인천지역 사회적기업 지속가능성 모색을 위한 정책세미나'가 14일 오후 2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YWCA 7층 강당에서 열렸다.

사회적기업 대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청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는 토론회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토론회는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이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최계운 사회적기업활성화인천네트워크 상임대표를 좌장으로 김영분(인천시 시의회의원), 홍성철(인천시 일자리창출과장), 김용한(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부회장), 정세국(인천사회적기업통합지원센터 센터장), 최혜자(인천경실련 사무국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양 교수는 이 자리서 사회적 기업의 수요공급의 매칭, 사회적 기업가들 간 켜뮤니케이션 공간의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양 교수는 먼저 "사회적기업 지원이 끊긴 이후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회적기업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경쟁력을 갖추어 가는 데 오늘 토론이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는 △사회적기업의 의의(경제정책적 관점에 의거해) △사회적기업의 과제(5가지) △사회적기업의 정책(수급 매칭, 금융,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적기업 의의에서 양 교수는 "사회적기업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문제점인 경기변동폭을 완화시키고, 거품경제를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발표했다.

양 교수의 발표 내용을 들여다 보자.

사회적기업의 투자와 고용은 불황과 호황의 주기면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역방향으로 움직인다. 사회적기업은 불황일 때 투자가 더 많아지고 고용이 더 많아진다. 즉, 사회적기업은 불황을 필요 이상 심화하지 않게, 호황이 필요 이상 과열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기업의 과제로 기존 사회적기업 설문조사를 통해 '인천 사회적기업이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을 5가지로 도출할 수 있었다. △인지도 결여 문제 △자금조달 곤란함 △경영 노하우 결여 △인재 재생산 문제 △수급 미스매칭 문제다.

사회적기업의 인지도 결여는 판로개척, 자금조달, 인재조달 등이 어려워진다는 문제와 연결된다. 지자체 지원인 일자리 지원이나 홍보비 지원 외 자금조달이 매우 곤란하다. 행정기관과 일반 기업과 대등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젊은 인재들이 마케팅 아이디어와 기획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하는데, 기술, 시설, 장비, 인재에 대한 내부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출발점은 사회적기업가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통찰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경영 노하우는 사후에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면 충분하다. 그러나 사후 경영 노하우를 강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미약하다.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기업가를 목표로 하는 청년과 대학생들이 없다. 사회적기업가가 재생산되고 있지 않다. 인천에 사회적기업가 툴이 약화되어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절대적으로 지원이 낮다. 이 때문에 혁신 능력을 배양하는데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수급매칭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예를 들어 남동구에는 다문화문제가 존재한다. 남동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기되어야 하는 테마이다. 그런데 이런 수요는 있는데 아직 사회적기업 공급자가 없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없다는 것이 미스매칭 문제이다.

서울, 부산, 일본 등지서 잘 나가는 사업 아이템을 가져와서 인천에서 사회적기업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인천형 사회적기업 아이템이 아니다. 진정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인천형이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인천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문제, 남구에 존재하는 문제, 연수구에 존재하는 문제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수급매칭을 위한 정책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회적기업가들이 이러한 인천의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지역사회의 많은 지역 주민이 염원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와 매칭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에게 사회적 지지를 얻고, 소비로 연결되어야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영리기업과 다른 사회적기업이 갖는 독창성이다.

사회적기업가들 간 커뮤니케이션 공간 부재도 문제이다. 사회적기업가들이 사회적기업 홍보관이 있어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상호 이해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하드는 있는데 소프트웨어는 없다. 수동적으로 하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회적기업과 행정당국자, 시민, 영리기업 등 공동의 고민을 집약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가야 하는데, 설치만 해 놓는다. 콘텐츠 넘치는 운영이 되지 않는 것이 사회적기업가들의 불만이다. 사회적기업가들의 커뮤니티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적 대출이 아니라 공공적 대출이 중요하다. 영국의 크레딧은 '사회적기업의 전담 대출' 창구가 있다. 비가 올 때 우산을 계속 받쳐줄 수 있는 인내심 있는 자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인천시가 사회적 은행을 기획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전담 금융이 시행되어야 한다.

자금을 무상으로 대는 것보다 사회적기업의 저리 금리를 동반하는 금융적 지원이 있을 때에 사회적기업가들의 자구적 노력이 동반될 수 있다. 이것은 다른 사업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정책적 지원이다.

시 차원의 사회적기업센터도 필요하다. 인천시 사회적기업들이 필요 이상 중복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위에서 내다볼 수 있는 전담 조직이 있어야 한다. 상위 조직 노하우가 하위 조직 노하우로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최근 인천상공회의소는 사회적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일반 기업과 연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기업과 일반기업을 일대일로 매칭시킴으로써 일반 기업의 경영 노하우에 대한 멘토링 시스템을 계획해야 한다.

사회적기업 포럼이 지속적으로 열려야 한다. 유럽은 사회적기업 사례(견본)시장.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전시된다. 사회적기업가들의 제도화된 공간이다. 편가름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기업간의 심층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회적기업 홍보관과 같은 공간이 발전되어야 한다.

질의 응답시간에 참가한 미소금융 서구지역 대표 신덕균씨는 "지점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사회적기업은 왜 대출이 안되냐'인데, 지자체는 사회적기업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요건에 대해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지원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계운 좌장은 "각 관계자들의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이런 것들을 통틀기 위해서는 마스터 플랜을 통해 각각의 역할이 정리되어야겠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