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질 좋은 물건이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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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질 좋은 물건이 가득해요"
  • 송은숙
  • 승인 2012.06.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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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을 가다 ③ 용현시장


취재:송은숙 기자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 남구 용현시장(용현3동)을 찾았다. 남구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고, 인천 전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규모의 전통시장이다. 지난해 전국 최연소 상인회장이 나오면서 상인대학과 시장축제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중이다.

"시장 규모가 커서 원단가게나 국수공장 등 다른 곳에는 없는 가게들이 있어요. 그만큼 취급하는 물건이 다양하고, 싸고 질 좋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입니다."

원단을 파는 가게와 그 옆은 2대째 국수를 만들어 전국으로 납품하는 국수공장이다.

이덕재(33) 용현시장 상인회장은 전국 전통시장 중 '최연소' 상인회장이다. 원래 상인회와 번영회로 나뉘어 있다가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내 대형마트 입점 반대에 나서면서 지난해 10월 상인회로 통합됐다. 이때 새로 뽑힌 상인회장이 바로 그다.

이덕재 용현시장 상인회장.

"군대를 다녀와서 이제부터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아내와 함께 시장에서 즉석두부 장사를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시장에서 제일 젊으니 어색하고, 안 하던 일이라 손님을 봐도 웃음이 안 나왔어요. 이제는 7년이 되니 주변에서 웃는 얼굴로 인상이 변했다고들 해요."

40년 동안 장사해서 자식들 대학공부 다 시켰다는 노점상 할머니.

용현시장 주변 1km 이내에는 대형마트 한 곳이 있고, 내년 3월이면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안에 홈플러스가 또 들어선다.

"전국적으로도 가까운 거리에 대형마트가 두 곳이나 있는 곳이 없어요. 작년에는 축구전용경기장에 들어온다는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하느라 집회에도 여러 번 나갔어요. 전통시장이 더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나 시에서도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죠."

용현시장에는 큰 정육점이 여러 곳으로, 신선한 고기를 싸게 살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버지, 어머니같은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형마트와는 또 다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9일 개강하는 '상인대학'이나 다른 시장을 벤치마킹한 '공동쿠폰' 사업도 그 중 하나이다.

시장 안 '순대골목'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어렵더라도 싸고 질 좋은 물건으로, 정겨운 분위기와 친절로 대형마트와는 다른 차원의 경쟁력을 갖춰야죠. 내년에 시장주차장 한 곳이 문을 여는데, 상인회에서 이 운영 수입으로 시장 마케팅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공동쿠폰'은 물건을 산 고객에게 상인들이 쿠폰을 주면, 이것으로 주차장이나 커피 등을 무료로 마시도록 하는 방법이다. 또한 대형마트가 쉬는 2·4주 일요일 전날에는 시장에서 할인이벤트도 벌일 생각이다.

한여름 날씨가 되면서 시장 골목에 팥빙수도 등장했다.

올해 처음 여는 시장축제도 더 많은 이들에게 시장을 알리기 위한 자구책이다.

"처음으로 '용현시장 한마음축제'를 23일에 엽니다. 노래자랑도 하고 밸리댄스, 노래 등 다양한 공연을 하고 시장을 찾는 주민들에게는 경품으로 TV나 전기밥솥도 드립니다. 많이 구경 오세요."

시장맛집 중 한 곳인 족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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