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신안 증도의 '태평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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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신안 증도의 '태평염전'
  • 이창희
  • 승인 2012.08.1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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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 소금은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소

전남 신안군 증도는 면적 28.16㎢, 인구 1,906명(1999), 해안선길이 46.5km, 최고점 200m이다. 목포시에서 북서쪽으로 51km 해상에 위치하며 북쪽에 사옥도와 임자도, 남쪽에 자은도와 암태도가 있다. 1896년 지도군에 속하였다가 1914년 무안군에 편입되었으며 1969년 신안군에 소속되었다. 원래 대조리·우전리를 구성하는 대조도와 별개 섬이었으나 두 섬을 잇는 제방이 축조되고 그 사이에 대규모 염전이 개발되면서 하나의 섬으로 통합되었다.

섬에는 100m 안팎의 낮은 산지가 늘어서 있으며, 산지와 산지 사이에 평지가 발달하여 논으로 개발되었다. 농경지가 비교적 넓기 때문에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한다. 주요농산물은 쌀·보리·유채·참깨 등이며, 주변 해역에서 농어·민어·갈치 등도 많이 잡히고, 김·미역·꼬막 등의 양식도 성하다.

선착장 바로 앞의 태평염전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염전으로 연간 1만 5천여 톤의 소금을 생산해 내며, 방축리 도덕도 앞은 사적 제274호로 지정된 송원대유물매장해역으로 수많은 해저유물이 인양되었다. 2010년 3월 연륙교인 증도대교가 개통되어 차량으로 통행할 수 있게 되었다.

2007년 11월 22일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되었다. 1953년 6·25전쟁 후 피난민들을 정착시키고 소금생산을 늘리기 위하여 조성한 염전이다.

이 태평염전은 증도와 그 옆 대초도 사이의 갯벌을 막아 형성된 간척지 462만㎡에서 매년 15,000톤의 천일염이 생산되는, 국내 최대의 단일염전이다. 이곳의 생산되는 천일염은 국내 생산량의 5%에 해당한다. 소금밭에서 생산된 소금을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하여 소금창고로 이동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소금밭은 67개로 나뉘어 있고 이에 딸린 67동의 소금창고가 3㎞에 걸쳐 길게 늘어서 있다. 또한 염부들의 사택, 목욕탕, 관리사무실 등이 남아 있고 2007년에 세운 소금박물관이 있다.

우리가 먹는 소금은 자연에서 얻은 천일염과 기계로 만든 정제염으로 나뉜다. 천일염은 칼슘·마그네슘·망간 등 몸에 이로운 88개종의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제염은 인공적으로 나트륨과 염소만을 분리해 결합시켜 만든 염화나트륨이다. 이것을 오래 먹을 경우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바닷물엔 몇%의 소금이 함유돼 있을까. 평균 3%다. 그러면 우리가 먹는 보통 음식의 소금 함량은? 0.8∼1.2%다. 우리가 자주 먹는 국에는 1%, 찌개엔 2% 정도가 함유된다고 한다.

태평염전의 모습을 소금바닥에 비춰 보여 주는 영상물 솔트 스크린, 유리바닥 밑에 전시한 각종 소금 조각품을 보고 나면, 우리나라 전통적 소금 생산방식인 자염 만드는 과정, 근대에 시작된 천일염 생산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자염은 바닷물을 가마솥에 끓여서 만든 소금을 말한다. 수많은 땔감과 노동력이 들어가 생산성이 낮았다. 우리나라에 바닷물을 건조시켜 소금을 채취하는 염전이 들어온 건 1907년이었다. 인천 주안염전이 최초의 염전이다. 증도엔 1948년 첫 염전이 들어섰고, 현재 단일 염전으론 국내 최대 규모(140만평)인 태평염전이 증도에 생긴 건 1953년이다.  

염전에서 이뤄지는 천일염 채취 과정을 알아보자. 먼저 수문을 열어 바닷물을 끌어들여 1차 저장시킨 뒤 수로를 통해 증발지로 보낸다. 1차 증발지에서 먼저 증발시킨 뒤 2차 증발지로 보내지는데, 염전 넓이의 대부분이 2차 증발지가 차지한다. 처음 1~3도였던 염분농도는 1차 증발지에서 3~8도로 높아지고, 2차 증발지에선 8~18도에 이르게 된다. 증발시키는 동안 비가 오면 뚜껑을 덮은 함수창고로 보내진다. 2차 증발지를 거친 바닷물은 마지막으로 소금을 채취하게 되는 결정지로 보내진다.

결정지에선 보통 햇빛 좋은 날 새벽 6시쯤 물을 공급받아 오후 4시 무렵부터 6시 사이에 채염을 하게 된다. 그날의 날씨와 결정지에 머무는 시간 등에 따라 소금의 굵기와 맛 등이 달라진다고 한다. 대파(소금을 긁어 모으는 나무 도구)를 이용해 물에 잠긴 소금을 모아 쌓은 뒤 삽으로 수레에 퍼 담아 소금창고로 운반해 저장하게 된다.

박물관에선 소금 채취과정을 영상물을 통해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코너는 각국의 포장된 소금 상품 전시 공간이다. 세계 각지 유명 소금과 태평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제품이 전시돼 있다. 해설사가 오전 11~12시, 오후 3~4시 하루 2회 안내하며 설명을 해준다.

과학적 분석 결과,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의 품질이 게랑드 천일염보다 월등한데도 가격은 50분의1에서 100분의1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한염업조합 관계자는 "세계 3대 갯벌로 꼽히는 곳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우리 소금의 염분은 낮고 미네랄 성분은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세계 소금 박람회'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을 일으키는 염화나트륨 성분이 게랑드 소금은 89.57%인데 반해 국내 소금은 81.75%에 그쳤다. 반면 이로운 마그네슘(9,645mg/㎏) 성분은 프랑스 소금의 3배에 달할 뿐만 아니라, 유해 중금속 성분은 중국 등 저가 소금보다 훨씬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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