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성희롱, 금품 수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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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성희롱, 금품 수수 '사실'
  • 송은숙
  • 승인 2012.10.08 16: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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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경 시의원, 설문조사 결과 발표

취재:송은숙 기자

일부 학교의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들이 ‘승진 근평’을 빌미로 여교사들을 성희롱·성추행을 하고, 금품을 받은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자신이 투자한 ○○지구 아파트 팬트하우스를 전망 좋고 투자가치가 있다며 소속 학교 교사들에게 구입할 것을 여러 차례 권했다. 부동산 경기가 추락해 매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며 은근히 압력을 행사했다. 이후 한 교사가 구입하자 부장보직과 ‘유공교원 가산점’을 줬다.

또한 한 교사가 자신의 이해가 걸린 송사를 봐주자 이 교사에도 유공교원 가산점을 줬다.

명절마다 부장단에서 20만원 상당의 선물이나 상품권 제공은 물론, 개별적인 인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의가 없거나 인사성이 없는 교사로 분류돼 특혜에서 멀어진다.”
-○○중학교 교장의 사례

“회식자리 강제 대동은 물론 회식에 참여하지 않으면 다음날 비난과 막말을 한다. 이동하는 차량에 함께 타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리를 만지기도 한다. 야한 농담을 해서 당황해 하는 여교사들을 보고 웃는다.

또한 새로 부임하는 교사들에게 강제로 특정 교원단체에 가입시키고, 가입할 때까지 결재 등을 해주지 않는다.”
-○○고등학교 교장의 사례

노현경 시의원이 9월 4~7일 동안 실시한 여교사들의 고충 관련 설문조사에서 나온 사례라며 8일 밝힌 구체적인 내용들이다.

시교육청에 두 차례, 노현경 시의원에게 한 차례 여교사의 투서가 접수된 이후 인천지역 전체 여교사(계약직 포함)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 설문조사에는 모두 493명의 여교사가 응답했다. 시교육청이 노의원의 설문지를 학교에 전달, 여교사들이 우편 또는 이메일로 응답하는 방법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 일부이지만 여교사들은 학교와 학교장을 실명을 언급하며 학교관리자들에게 성희롱,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관리자에 의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응답자는 61명,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답은 45명이었다.

또한 교장의 출장이나 연수에 여비나 음식물 등을 제공했다는 대답은 79명, 명절에 교장 또는 교감에서 선물을 했다는 응답은 92명으로 나타났다.

학교관리자가 승진 근평의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기에 부당한 요구를 해도 거절하기 어렵다는 답은 260명으로 52.7%에 달했다. 이에 승진제도와 인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데는 365명이 ‘예’라고 답해 74%를 차지했다.

응답한 여교사들은 관리자의 근평을 줄이는 것은 물론 다른 시·도처럼 승진가사점에 담임 경력 10~15년을 넣어 담임은 회피하고 보직만 선호하는 폐해를 줄여야 한다는 점, 승진경력을 20년이 아닌 30년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노현경 시의원은 “이런 여교사들의 고충, 잘못된 교직 풍토의 주된 원인이 ‘승진 근평’이라면 이는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천시교육청은 물론 중앙정부와 교과부가 전국 실태를 파악,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나근형 교육감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여교사 투서와 관련, 철저한 조사로 관련자들을 엄정 조치하고, 이와 같이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시교육청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청렴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와 노현경 시의원의 설문조사까지 두 결과를 종합해 감사담당 부서에 제공, 추가 조사를 하고 징계는 물론 사안에 따라 수사기관에 의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일명 ‘여교사 기쁨조’ 투서로 불리며 파장을 불러일으킨 이번 사태가 어떻게 처리될 지, 올바른 교직 풍토가 조성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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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 2012-10-09 10:24:06
결국 승진시스템이 문제라 생각됩니다... 교장 자격증있는 나라가 아니라 평교사라고 능력있으면 교장이 되어야됩니다. 그래야 새로운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ghkdcks 2012-10-09 09:33:05
성희롱 금품수수....등 반대급부가 반드시 있다는걸 아셔야지요?!
교장.교감만 나무랄게 아니라 그들이 그러하도록 응한 교사들도 큰 벌을 내려야 한다는것 입니다. 회식 ? 이거 왜 해야 하는건지요? 먹을만큼 먹고 떠들만큼 떠들었으면 됐지 무슨 노래방은...? 가수도 하게? 이상하게 받아드려진 문화를 받아드릴거라면 차라리 모텔이나 호텔을 가시지 ?!. 참 선생들 할짓 많아 좋겠다. 좋은 직업이면 그만큼 자신의 희생 사명감 뭐 이런게 있어야지 이런게 세간에 오르내리면 학생들이 선생들 보기를 뭘로 보겠는가? 참 한심함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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