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즐겁고, 무대 설 때는 신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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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즐겁고, 무대 설 때는 신이 나죠”
  • 송은숙
  • 승인 2012.10.17 1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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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문화·예술교육 ③ 제물포여중 오케스트라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은 이번 주부터 공동기획으로 지역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찾아가는 ‘날아라~ 문화·예술교육’ 연재를 시작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시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진행되는 인천 문화예술교육의 현주소와 의미를 짚어본다.

취재:송은숙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는데, 하기 싫어서 울던 적도 있어요. 오케스트라에 들어와서는 친구들에게 연주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자신감도 생겼어요.”-3학년 이세라

“여름에 바이올린 연습할 때는 너무 더워서 땀 흘리며 했는데 그래도 친구들과 하니까 재미있고, 소리도 너무 좋아요. 1학년인 동생도 같이 하고 있어요.”-이하정

“초등학교 때 피아노를 5년 배워도 실력이 크게 안 늘고 재미가 없었어요. 오케스트라에서는 바이올린을 맡았는데, 토요일 연습하는 것도 힘들지 않고, 무대에도 나가서 좋아요. 토요일에는 인천희망오케스트라 활동을 같이 하느라 바빠요.”-김민지

제물포여중 오케스트라(단장 이하정) 단원들의 이야기이다. 올해 만들어진 오케스트라는 제물포여중이 남부교육지원청의 종합예술교육 중점학교 5곳 중 하나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매주 토요일에 모여 3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다는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가을햇살이 들어오는 교실 가득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퍼졌다. 연습이 끝난 후  3학년 학생들만 교실에 남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 마음껏 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연습시간에 빠지고 늦기도 하던 친구들이 지금은 정말 열심히 해요.”-박주연

“9월에 학교에서 수업할 시간에 공연을 나갈 때 정말 신났어요. 친구들과 다니는 것도 좋고, 공연을 하는 것도 좋고….”-오세리

“4학년 때부터 플루트를 배웠는데, 혼자 연습하면 재미가 없고 배워서 쓸 데도 없었어요. 지금은 친구들과 연습하고, 무대에서 서니 자신감이 생겨요. 처음에는 성적 떨어질까봐 걱정하시던 엄마도 제가 핸드폰으로 녹음해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려드렸더니 잘 한다고 하셨어요.-장정은

4월 중순부터 연습을 시작한 오케스트라 단원은 46명이다. 이 중에는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이나 첼로, 피아노 등을 배운 학생들뿐 아니라 처음 악기를 배우는 경우도 있다. 인건비가 지원돼 3명의 전문 강사가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를 가르친다.

오케스트라를 지도하고 있는 이민정 선생님(왼쪽)과 노윤경 선생님(오른쪽).오케스트라를 지도하고 있는 노윤경 선생님은 “악기를 먼저 배운 친구들이 처음 배우는 친구를 이끌어주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연습에 빠질까봐 일일이 문자를 보냈는데, 이제는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한다”라며 웃었다.

“원래 한두 가지 악기를 배운 친구들은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다른 악기도 배우고 싶다고 해요. 또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은 친구들이 직접 한다니 관심을 갖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아이들이 생겼어요.”

핸드차임을 가르치고 있는 이정민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함께 하모니를 만들기 시작한 지 6개월이 넘은 지금, 학교와 집만 오가며 공부하던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 활동은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됐다. 특히 연주 실력이 좋은 3학년은 따로 실내악단을 꾸려 연습한다.

아이들의 첫 무대는 지난 9월 14일 남부교육지원청이 연 ‘끼와 열정의 한마당’으로, 음악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이날 행사에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두 번째 무대는 19일 열리는 교내 합창대회이다. 올해로 26년째인 합창대회에서 오케스트라와 3학년 실내악단이 축하공연을 맡은 것이다. 이어 11월 7일에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제물포여중을 포함해 5곳의 남부교육지원청 ‘종합예술교육 중점학교’가 함께 발표회를 갖는다.

노윤경 선생님은 “이 아이들이 계속 음악을 하든, 그렇지 않든 함께 하나의 ‘소리’를 만들고, 무대에 서는 경험 자체가 인생에서 소중한 기회”라며 “이 경험이 아이들이 원하는 일을 찾았을 때 전력을 다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케스트라의 활동을 자랑스러워하는 김성진 교장 선생님은 “전임학교인 도화기계공고에서 공부에 흥미가 없던 한 아이가 ‘브라스밴드’ 활동을 통해 달라지더니, 음대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일을 계기로 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제물포여중 오케스트라는 정기 연주회, 다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학년별 실내악단 운영 등 한 걸음씩 나아갈 계획이다.

“악기 구입비가 지원된다면 후배들도 계속 배울 수 있고, 오케스트라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10년 후에도 학교에 공연을 보러 오는 날을 떠올려 보라고 말해요.”

 *종합예술교육 중점학교는…

남부교육지원청(교육장 정갑순)에서 선정한 종합예술교육 중점학교는 제물포여중 외에도 화도진중학교와 인주중학교, 선인중학교, 광성중학교까지 모두 5곳이다.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전국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예술 선도교육지원청’에 공모했고, 선정된 후 이들 학교를 종합예술교육 중점학교로 정했다.

화도진중학교에서는 40명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을 만들어 매일 아침 연습을 하고, 광성중학교는 10명의 학생들이 밴드를 결성, 매주 3차례씩 맹연습을 하고 있다. 이외에 인주중학교는 국악반(10명), 선인중학교는 영어뮤지컬(20명) 분야이다.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는 11월 7일 열리는 발표회에서 모두 선보인다.

주경일 남부교육지원청 창의인성교육팀장은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종합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겠다”라며 “구청과도 협의하는 등 이런 활동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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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 2015-05-06 14:53:27
노윤경... 그렇게 훌륭한 교사가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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