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갇혀 '바다'로 떠밀린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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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갇혀 '바다'로 떠밀린 인천
  • 이장열 기자
  • 승인 2013.05.1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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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도시학교- 이왕기 박사. 인천의 도시계획사를 되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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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기 박사(인천발전연구원)
 
"인천의 도시계획은 '바다'와 '서울'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인천 스스로 자기 색깔을 가지는 것이 미흡했다"
 
지난 7일 스페이스 빔(대표 민운기)이 주최하는 '2013년 배다리 도시학교-도시포럼'  제2회차 주제 발표에서 나선 이왕기 박사(인천발전연구원)가 인천 도시계획의 표상이 담긴 인천의 도시계획도를 살펴보고 내린 결론이다. 이날 주제는 '도시계획에 담긴 인천의 꿈과 현실'이었다.
 
이왕기 박사는 인천도시계획도에 드러난 인천의 모습은 '서울'을 늘 중심에 두고, 그 쪽은 침범할 수 없는 불멸의 경계선으로 보고, 인천 바다를 메우는 쪽으로 도시계획을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지도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곧 인천도시계획을 보면 인천에는 중심 기능을 갖고 있지 않는, 늘 서울에 중심 기능을 두고, 그것을 인천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도시계획이 구획되어 왔다는 점이다.
 
인천의 이른바 도시계획은 국가(서울)가 밑그림을 그리고, 서울의 위성도시와 배후 도시로서 인천이 표상화되어 온 그 흐름이 이후에도 지속되어 왔고, 극복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980년대 이후에 이뤄진 인천도시계획이나, 1990년대 도시계획과 최근 지자체가 앞장서서 만들어내는 도시계획도 서울(국가)가 처음 인천 도시를 규정해 놓은 서울의 배후, 인접도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천에는 중심 도심이 존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계획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인천 도심은 영영 구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왕기 박사는 이날 도시포럼에서 인천의 도시계획의 방향이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동북아의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새롭게 제시했다. 이 박사는 지난 1990년 중반까지 우리나라 개발계획은 서울과 부산을 중심축으로 해서 이뤄져 왔다가, 소련의 붕괴와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이뤄지면서 우리나라 국토개발전략도 변모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왕성해지면서 서해안의 가치가 부각되고, 이른바 '환황해권'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면서 그동안 위성도시와 배후도시로서 규정되어 온 인천이 지정학적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박사는 1990년 전까지는 서울에 갇혀 바다를 매립하는 방식으로 인천을 확장해 나갔다면, 2000년대 들어와서는 매립와 동시에 바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도시계획을 세우는 흐름을 띠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 박사는 인천 바다가 도시계획에 처음 들어온 시기가 1981년도 부터라고 설명했다. 1981년 이전에는 도시계획에서 해안부는 아예 제외된 채 진행되어 왔다는 뜻이다.
 
이 박사에 따르면, 현재 인천은 도시화와 교외화, 반도시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도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천의 소지역마다 도시화로 인한 문제, 교외화로 인한 문제, 반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이 혼재되어 드러나는 곳이 인천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처방도 동시적이고 혼합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인천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표 첫머리에서부터 이왕기 박사는 인천의 도시계획에 담긴 꿈과 현실을 설명하기가 사실 버거운 것이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거칠게 이런 질문에 해답을 내놓기 앞서 인천의 도시계획 흐름을 짚어본다면 인천 도시의 미래를 반성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생각에 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도시학교-도시포럼에 참석자들은 도시계획이 확장과 개발을 염두해 두고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고 새로운 인천형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제2회차 '도시학교-도시포럼'은 오후 9시 20분경에 마무리했다.
 
3회차 도시학교-도시포럼은 6월 11일(화) 오후 7시 스페이스 빔 2층 '고두밥'에서 '인천시 마을만들기 정책, 기대와 우려'라는 주제로 유진수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공동대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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