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인천시민촛불문화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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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인천시민촛불문화제 열려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07.05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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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중심으로 시민연대를 위한 간담회 열기로
7월 4일, 오후 무렵부터 장맛비가 오락가락했다. 저녁이 되자 잠시 뜸하던 빗줄기가 제법 내리기 시작했다. 즐비하게 늘어선 포장마차에서는 잔뜩 습기를 머금은 불빛이 동암역 광장을 축축하게 적셨다.
 
역사 입구는 비를 피해 서성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포장마차에는 비를 피할 요량으로 간단한 요깃거리를 찾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포장마차와 가로수, 서성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우산을 펼쳐든 인파가 빠르게 지나갔다. 6시 30분, 광장 한쪽에 천막을 펼치는 몇몇 사람이 보였다. 

이날, 촛불문화제가 계획돼 있었다. 천막이 펴지자 행사를 준비하는 이들은 분주한 손길로 짐을 풀기 시작했다. 애써 날씨를 외면하려는 듯, 그들은 짐을 푸는 일에 묵묵히 임했다. 하지만 간간히 하늘을 올려다보는 눈길에는 근심이 어려 있었다. 행사 물품은 하나 둘 제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어수선한 광장은 좀처럼 이들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했다.

7시 무렵, 귀에 익은 민중가요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그러자 소리에 이끌린 사람들이 삼삼오오 천막 주변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천막에 설치된 스크린에 동영상이 상영됐다. 일전에 서울에서 있었던 촛불집회의 한 장면인 것 같았다. 진정한 보수를 자처하는 표창원 박사의 모습이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는 뛰어난 연설가였다. 

그래서였을까? 잠시 동영상에 빠져있던 사이에 천막은 많은 사람들로 둘러싸였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촛불문화제를 지켜보고 참여했던 시민들은 꽤 많았다. 비가 내려 광장에는 앉을 곳도 마땅치 않았지만, 사람들은 촛불문화제 내내 우산을 들고 서있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동영상이 끝나고 이번 촛불문화제를 준비한 민주평화초심연대(이하 초심연대)의 이세구 사무국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천막을 둘러싼 인파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서울과 지근거리에 있는 인천에서 자체적인 촛불문화제를 마련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촛불문화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여기서 이세구 사무국장은 ‘분노’를 읽었다. 

“마치 날씨가 우리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촛불문화제에 대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은 시민들의 분노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날 그 자리에 모인 시민들의 분노를 진압이라도 할 것처럼 굵은 빗줄기가 몇 차례 지나갔지만 촛불문화제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국가정보원의 불법 선거개입이라는 퇴행적 사태에, 그리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박근혜 정부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인천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대표 김일회 신부, 통합진보당 인천시당 신창현 위원장 등 시민사회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행사는 더욱 고조됐다. 발언자들은 국정원 부정선거 사태에 대해 “헌법을 유린한 행위”라며 입을 모아 성토했다. 
이번 촛불문화제를 앞둔 지난 7월 2일, 이세구 사무국장은 문화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었다.
 
“검찰수사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불법, 부정선거가 자행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 되자, 국정원 규탄과 민주수호를 위해 대학생들이 들기 시작한 촛불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천에서는 시민들이 분노를 터뜨릴 출구가 될 만한 행사가 없었습니다. 뜻있는 단체회원과 개별인사들이 간헐적으로 서울의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죠. 우리 인천시민들에게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민주시민으로서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세구 사무국장은 촛불문화제를 중심으로 하는 시민연대를 더욱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구축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는 7월 8일(월) 저녁 6시에 인천시민사회단체,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실을 겸하고 있는 민주평화초심연대에서 가칭“국정원 선거개입규탄과 민주수호인천시민연대”구성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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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촛불문화제 시작을 알리는 민주평화초심연대 이세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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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국정원 부정선거 경위를 설명하는 민주평화초심연대 정동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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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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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인천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대표 김일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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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통합진보당 인천시당 신창현 위원장

 가칭 ‘국정원 선거개입규탄과 민주수호인천시민연대’ 구성을 위한 간담회

■일      시: 2013년 7월8일(월) 18시(오후 6시)
■장      소: 인천시민사회단체,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민주평화초심연대 사무실(동암역 북광장에서 150미터지점 동암우체국 옆길 첫 사거리 왼쪽 건물 4층)
■주요내용: 현 시국 상황공유, 인천촛불시민연대의 필요성 공유와 구성, 향후일정과 진행, 실무주체 구성과 재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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