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북IC, BMW 드라이빙센터 '일방행보', 주민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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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북IC, BMW 드라이빙센터 '일방행보', 주민들 뿔났다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07.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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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의회, 영종지역 현안사항 논의를 위해 '집중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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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땅 아끼겠다고 주인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남의 집 앞마당 정원을 가로질러 자기 집 진입로를 개설하는 것은 놀부 심보를 넘어 범죄행위입니다.”

중구의회 김규찬 의원이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 인천도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항공기정비센터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 진출입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운북IC 설치공사’를 두고 한 말이다. 운북IC가 항공기정비센터 부지가 아닌 백년산공원과 안골유수지공원, 세계평화의 숲을 일부 파괴하며 세워지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 공원과 숲이 공항신도시 주민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찾는 명소일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아파트분양대금과 토지대금, 상가대금 등을 지불하여 만든 공동 재산이라고 주장하며 공사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제청의 손철현 영종계획팀장과 인천도시공사의 문병복 단지사업팀장은 운북IC설치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환경보전방안을 강구하여 환경부 검토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승인을 받는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됐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규찬 의원은 중요한 절차가 누락됐다고 꼬집었다. 백년산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이 법 제8조에는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경우 주민공청회와 지방의회의 의견청취 등의 절차를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운북IC 설치공사 계획을 추진하면서 이런 절차가 없었다는 것이다.

운북IC, 국토교통부 IC 설계지침과도 맞지 않아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토론회에서는 운북IC 설치공사가 국토교통부 입체교차로 설계지침(이하 설계지침)과 맞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김규찬 의원은 설계지침에 명시된 ▲인터체인지 표준 설치수, ▲지역별 표준간격, ▲위치선정, ▲경제성 고려 등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계지침에 따르면, 인구 50만인 도시의 경우 1개 노선당 인터체인지 표준설치수는 3개이나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이미 6개(금산IC, 공항신도시JCT, 공항신도시IC, 신불IC, 공항남로IC, 국제업무단지IC)나 설치돼 있다. 

그리고 인터체인지 설치의 지역별 표준간격 지침에는 대도시 주변 주요공업지역은 인터체인지의 간격을 5~10km를 두도록 하고 있으나, 운북IC의 경우 공항신도시IC와의 간격이 5km 이내다. 또, 인터체인지의 위치 선정에서 인터체인지 상호간 최소 거리를 2km로 정하고 있으나 운북IC는 공항신도시 JCT와 약 1km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김규찬 의원은 입체교차로 설계지침에도 맞고 경제성이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신호등을 설치해 평면교차로로 건설하거나, △단순입체교차로 방식으로 화물터미널 방향 진출입로만 건설하고 서울 방향진출입로는 금산IC와 공항신도시IC를 이용하는 방안, △공항신도시 입구에 있는 열병합 발전소 네거리처럼 공항북로 위에 고가차도와 신호등을 설치하는 단순입체교차로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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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운북IC 평면도. 빨간색으로 표시된 선이 입체교차로를 위해 추가되는 부분이다

주민 의견 무시한 스카이72 행보에 불만
3부에 진행된 ‘스카이72 부지 내 BMW 드라이빙 센터 건립’ 토론에서는 BMW 드라이빙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스카이72 골프장은 주민체육 및 생태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조건으로 인허가를 받아 해당 부지에 농구장과 족구장, 게이트볼 경기장 등을 만들어 주민에게 제공했다. 그러나 주민의 시설 이용이 저조한 가운데 쓰레기 무단투기와 무단주차가 발생하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스카이72 측은 일방적으로 해당 부지를 BMW 드라이빙 센터로 전환하겠다며 착공식을 가졌다. 

이재구 영종생활체육회장은 “스카이72 부지에 생태·체육 공원을 조성하도록 한 것은 국가 감독기관이며, 이 시설을 이용할 주체는 영종지역 주민들이다. 그래서 해당 부지에 대한 토지 사용권은 영종지역 주민들의 권리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하고 사전에 공청회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BMW 드라이빙 센터 착공식을 강행한 것에 대해 스카이72의 사과와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운북IC 입체교차로 설치’와 ‘스카이72 부지 내 BMW 드라이빙 센터 건립’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인 ‘영종지역 현안사항 논의를 위한 토론회’는 인천광역시 중구의회가 주최 및 주관하는 가운데 지난 7월 9일(화) 운서동 주민자치센터 6층 대강당에서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일보 정창교 부장이 좌장을 맡아 사회를 보는 가운데 3부에 걸쳐 진행됐다. 

개회식 행사로 마련된 1부를 마치고, 2부에서 ‘운북IC 입체교차로 설치’에 대해 인천도시공사 문병복 단지사업팀장이 발제하고, 경제청 영종청라개발과의 손철현 영종계획팀장과 중구의회 김규찬 의원, 한국생태계획연구소 이숙미 선임연구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그리고 3부에서는 ‘스카이72 부지 내 BMW드라이빙센터 건리’ 문제에 대해 경제청 신성장산업유치과 이남호 첨단기업팀장이 발제를 맡았고 스카이72의 김원재 부사장과 이재구 영종생활체육회장, 김규찬 의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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