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멘토와 함께하는 '헬로우,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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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멘토와 함께하는 '헬로우, 인천!'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11.05 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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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6)-'문화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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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의 2013년 하반기 ‘문화복지’ 공동기획, 여섯 번째 순서는 ‘문화멘토와 함께하는 ‘문화나들이’다.

(1)문화복지란 무엇인가?
(2)2013 제10차 문화정책대토론회
(3)‘문화복지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무엇인가?
(4)‘인천문화재단 문화복지사업과 다양성’
(5)문화복지포럼
(6)문화멘토와 함께하는 '문화나들이'
(7)'문화복지 전문인력' 기획사업①
-영화, 배달왔습니다!-
(8)'문화복지 전문인력' 기획사업②
-이주민들의 <내가 사는 이야기>-
(9)복지인력 배치 전후 비교 기사
(10)종합 정리(내년 중앙정부 사업계획 포함)


(재)인천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천광역시와 함께 2013 문화이용권 지역특화사업인 ‘문화멘토와 함께하는 ‘문화나들이’’ <문화나들이 헬로우, 인천!> 하반기 일정을 3일부터 시작했다.

문화나들이는 문화이용권(문화바우처) 사업 대상자 가운데 한부모가정, 미혼모가정, 조손가정, 장애아 가정 등의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 함께 즐길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나들이였다. 서울이나 수도권 일대를 문화멘토와 함께 나들이하면서 대상자들이 일상생활을 환기시키는 하루 동안의 즐거운 문화나들이가 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번 나들이는 인천문화재단과 한겨레출판이 함께하는 행사였으며,《차이니즈 봉봉클럽》을 쓴 조경규 작가와 함께 인천 차이나타운 탐방을 하였다.  참여자들은 인천시문화관광해설사들과 세 개 조로 나뉘어 인천역에서 출발해 차이나타운까지 걸어가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고, 짜장면박물관, 자유공원, 제물포구락부, 개항박물간, 한중문화관 야외축제 체험, 한국근대박물관(조경규 작가가 가족 단위로 캐리커처 그려주기)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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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으로 가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짜장면집이 왜 안 나와?”
“걸어다니기 딱 좋은 날이네.” 11월로 접어든 셋째 날, 어느 참가자 말대로 걷기 좋은 날이었다. 참가자들을 태운 전세버스가 연수구 드림스타트를 출발해 인천역에 도착했다. 이름표를 받고 곧바로 차이나타운으로 걸어갔다. “난 처음 와봐. 엄마는?” “나도 처음이지.” 참가자 가운데 어머니와 두 딸이 팔짱을 끼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짜장면집이 왜 안 나와?”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네 살짜리 나리가 말했다. “짜장면, 짜장면 먹을래.” 나리 엄마가 탕수육을 가위로 잘게 잘라주었다. “맛있어.” 나리는 작은 입으로 야무지게 맛있게 씹어먹는다. 곧이어 짜장면이 나왔다. “짜장면도 맛있어.” 짜장면집 넓은 홀에는 짜장면 냄새와 면발 넘어가는 소리가 가득하다. 

점심식사를 하고 나오자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3개조로 나뉘어 짜장면박물관으로 출발! 박물관 앞에서 해설사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짜장면이 예전에는 항구에서 일하던 막일 하던 사람들이 먹던 음식이라는 얘기, 부자들이 요리음식으로 먹은 이야기, 졸업식에서나 맛을 볼 수 있던 음식이라는 이야기, 철가방이 애초에 나무에서 시작됐다는 얘기 등 짜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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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예전에는 졸업식날엔 짜장면을 먹었다"는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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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이 '삼국지' 에서 '만두'의 유래를 듣고 있다.
 
 
“만두 얘기 재밌네.”
밖으로 나와 삼국지 77장면이 있는 벽화 쪽으로 이동했다. “우리나라 작가가 그림을 그렸고, 타일은 중국에 가서 구워 왔습니다. 우리나라에 타일 굽는 기술이 없었을까요? 그건 아니고, ‘교류’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만두’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만’은 ‘거짓말할 만’자입니다. ‘만우절’의 ‘만’하고 똑같죠. ‘거짓말로 만든 머리’라는 뜻입니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만두’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만두 얘기 재밌네.”

“공원을 걷기에 딱 좋은 날입니다. 공원으로 올라갈까요? 이곳에는 외국사람이 많이 살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서 공원을 만들었을까요? 그들은 산책하기 위해서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자유공원은 이름이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각국공원, 서공원, 만국공원, 자유공원…… 외국사람들 권력이 바뀔 때마다 이름이 바뀐 거지요.” 해설사는 자유공원이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참가자들은 긴 의자에 앉아 진지하게 공원이 지닌 슬픈 역사를 들었다. 몇몇 아이들은 신나게 공원을 뛰어다녔다. 한겨레출판 직원 몇 분은 어른들이 맘 놓고 설명을 들을 수 있게 아이들을 봐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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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딱 좋은 날, 참가자들이 자유공원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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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에 들러 참가자들이 일본전통의상을 입어보고 있다.

 
제물포구락부에 들러서는 ‘2013인천재팬위크 일본 전통 가면 및 애니메이션 개릭터 가면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일본전통의상도 입어보고, 전통완구놀이도 했다. 전통가면을 쓰고 서로 사진을 찍느라 일행이 바빴다.

“우와, 마당 끝이 어디야?”
시장 관사로도 쓰였던 인천역사자료관에 이르러서는 한옥스타일이면서 가을정취가 한창인 집 마당을 둘러보았다. “넓어서 좋았겠다.” 참가자 가운데 한 사람이 마당을 둘러보며 말했다. 다른 사람도 맞장구 쳤다. “우와, 마당 끝이 어디야?”

1,2층은 등록문화재로 돼 있다는 중구청 건물을 지나 ‘은행거리’에 다달았다. “예전에 이곳은 가장 번화한 거리였습니다. 건물이 많았지만, 인천상륙작전 때 폭격을 많아 건물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때 문화유산이 많이 사라진 거죠. 제1은행, 제18은행, 제58은행 등 숫자로 된 은행이 많았습니다. ‘허가해준 번호’를 그대로 쓴 거죠. 당시 일본 은행들은 조선사람에게는 높은 이자로 빌려주고, 일본사람들에게는 저리로 이자를 주었습니다. 조선사람에게 나쁜 짓을 많이 했습니다.” 여전히 바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한겨레출판 직원들이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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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떨어진 층층대를 내려가는 맛도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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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문화관에서는 때마침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개항박물관에는 ‘광제호’라는 이름을 단 함대에 달았던 태극기가 전시돼 있다. 신순성 함장이 경술국치 전날 광제호에서 수습해 신 함장의 후손이 보관해 있던 대형태극기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도 보았고, 1912년식 우체통도 보았다. 박물관을 나와서는 한중문화관 앞에서 이뤄지고 있는 체험행사에도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은 한지공예, 실뜨기 등등으로 나뉘어 체험하면서 싱글벙글 웃었다.

한국근대박물관 3층 다목적실. 오늘 행사가 마지막으로 이뤄졌다. 조경규 작가가 가족단위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동안, 간식을 먹으면서 색칠공부를 했다. 스케치북은 조 작가가 차이나타운을 소재로 해서 만들었다. 가는 곳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하나둘 곯아떨어져 자기 시작했다. 종일 뛰다가 실내에 들어와서 졸음이 쏟아진 모양이었다.

“직접 들어가 보고 설명도 들으니까 좋았다.”
참가자 한 분에게 하루가 어땠는지 물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한중체험에서 한지공예로 연필꽂이를 만들었는데 재미있었다. 개항박물관은 처음 보는 게 많아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는 참가자도 덧붙였다. “그동안 차이나타운에 가끔 오긴 왔는데, 그때마다 밥만 먹고 갔다. 그곳에 박물관이 몇 개 있다는 걸 몰랐다. 직접 들어가보고 설명도 들으니까 좋았다.”

한겨레출판 마케팅본부장 조재성씨는 “내년도 일정을 봄 가을로 잡아야겠다. 날이 좋아 움직이기가 편하다. 상반기 1,2차 때에는 휠체어 탄 분들이 있어 각각 전담하게 했다. 부모님들 마음이 잠시라도 옆에 없으면 불안한데, 지원팀이 챙겨서 한 시간 정도라도 뭘 안 하게 해드렸다. 우리는 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1차 때는 한 분이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에 고맙다고 올렸더라. 2차 때는 어느 부모님이 공주밤막걸리를 가져와 다들 나눠마셨다. 직원들도 평상시 업무로 힘든데도 일요일에도 나와 애쓴다. 참 고맙다. 함께해주는 분들이 있어 일이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인천은 볼 거리가 참 많다. 문화바우처로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좋은 데를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인천문화재단과 <파시>라는 책 등 몇 가지를 냈다. 문화 관련해서 대중적으로 유통해보자는 취지에서다. 내년에는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하는 동안 부모님이 ‘휠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인천문화재단 측과 협의 중이다. 당일코스라도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심리치료를 받거나 강의를 듣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준비가 철저해야 행사의 원래 취지에 맞게 된다.”
그는 또 “이 사업은 올해 처음 시행했고, 내년에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다. 틀이 잡히면 인천 말고도 한 군데 정도 더 확장할 계획이다. 그렇게 하나씩 하다보면 후년엔 더 파급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온 작가분은 《차이니즈 봉봉클럽》이라는 만화책을 낸 분이다. ‘인천’ 하면 차이나타운인데 인천에 사는 분들도 모르는 부분이 있는 것 같더라. 쓰윽 지나가면서 짜장면 한 그릇 먹고 가는 분이 꽤 된다. 오늘 참가한 분들은 특히 ‘작가와 만날’ 기회가 쉽지 않은 분들이다.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 웹툰 작가를 만나는 기회는 소중할 것이다. 다음주 그 다음주 4,5차 때는 ‘다문화 가족’을 위주로 모시는데, 그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회의를 해야 한다. 준비가 철저해야 행사의 원래 취지에 맞게 된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올해 잘 된 부분을 유지하든가, 프로그램을 더 알차게 꾸밀 것이다. 우리 직원들은 진심에서 우러나는 일들을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일요일마다 함께할 수 없을 것이다. 참가자들이 편하게 다니라고 애기들을 전담해서 보는 것이다. 또 한겨레신문사나 한겨레출판에 이미지가 나쁘면 안 되니까 조심해서 일한다. 내년에도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천문화재단 분들도 적극적으로 함께해서 고맙다. 지난번 부평아트하우스에서 축제할 때도 온 분들한테 재미를 주려고 노력했다. 비가 왔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여러 출판사가 나왔는데, 우리 부스만 해도 900명이 다녀갔다. 떠 청소년들이 참가해서 배려하는 마음도 키웠으면 좋겠다. 나도 다음주에는 중학생인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한다. 하루 종일 서 있고 재미없겠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서 함께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꼈으면 좋겠다.” 그는 이 사회에서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배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떤 행사는 획일적으로 보는 걸로 딱 끝나기도 한다. 물론 그런 것도 좋지만, 참가한 분들이 직접 다니고 느끼면서 그 시간만큼은 함께 다니면서 여유롭게 즐기면 좋겠다. 배우는 것보다 보고 느끼고, 밖에 나오면 부모 자식간에 교감할 수 있어 좋다. 참가하는 사람에 따라 프로그램을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작가한테 캐리커처 그림도 받고, 즉석에서 포라로이드 사진도 받으면 기분이 남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평소 다니기 힘든 곳을 다니면서 즐겼으면 좋겠다.”
인천문화재담 문화교육팀 신희숙씨는 “아무래도 기획사업은 대상자가 정해져 있다. 관련된 기관을 통해서 프로그램이 알려지고 오게 되는 분이 계속 오게 된다. 개별로 신청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인들이 문화재단 홈페이지를 보는 분들이 적어 신규대상자를 발굴하기 힘들다. 기회를 접할 기회가 아예 없다. 기관에 속하지 않은 대상자를 찾기가 힘들다”면서 “오늘 참가한 분들은 ‘돌발소외계층’에 속한 분들이다. 스스로 드러내는 걸 싫어하는 프로그램은 참가 자체를 꺼려하기도 한다. 참가하면서도 초반에는 표정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문화통합권’이라고 해서 세 가지가 한 가지로 통합될 것이다. 세 개 비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세워지진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나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침이 내려오면 시행될 것이다. 오늘은 문화에 여행을 더한 프로그램인데,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오늘 캐리커처를 그려준 작가 분은 프로그램을 하려고 스케치북을 일부러 만들었다. 또 문화재단에서는 ‘헬로우, 서울’이라고 해서 서울나들이도 진행하고 있다. 10명 정도가 전철 타고 서울 가서 고궁을 포함해 전시관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문화멘토도 분야를 다양하게 뽑았다. 참가자들이 평소에 다니기 힘든 곳을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길 잘 했다.”
작가한테 캐리커처 그림을 받고 포라로이드 사진까지 받아들은 엄마와 아들이 활짝 웃었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뽑아주니까 정말 좋다. 캐리커처도 우리랑 똑같이 그려줬다. 오길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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