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다시 극장 생기는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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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다시 극장 생기는 강화도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4.01.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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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께, 강화문예회관 소공연장에 '작은영화관'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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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1년에 영화를 몇 편 볼까. 도심에 살고 있다면 가족끼리, 친구끼리, 아니면 혼자서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관이 가까우니까, 여건이 닿고 마음이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관에 가서 영화 한 편 보려면 ‘마음을 먹어야’ 하는 곳이 있다. 강화도도 그렇다. 23년 전 ‘강화극장’이 문을 닫은 후, 강화에 사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려면 인천, 김포, 일산 등지로 나가야 한다. 다행히 올 8월께, 강화문예회관 2층 소공연장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다.
 
최근 영화 <변호인>을 본 사람이 1천만명을 넘었다. 도심에는 영화관 하나에 몇 개 관이니 해서 영화관에만 가면 영화를 선택해 볼 수 있다. 강화도 하점면에 사는 신달성씨는 “<변호인>을 꼭 보고 싶은데, 아직 못 봤다. 조만간 서울에 볼 일 보러 갈 때 보려고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다.”며 “영화를 언제 봤는지 생각도 안 난다. 꽤 오래전에 김포에 가서 봤다”고 말했다.
 
강화에 영화관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63년, 강화읍 남산리에 ‘강화극장’이 세워져 첫해에 16만명이 들 정도로 잘 됐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사람이 적어져 1992년에는 1년에 1200명밖에 들지 않았다. 결국 적자로 문을 닫고 말았다. 1983년에는 강화중앙시장에 ‘중앙극장’이 문을 열었다가 역시 적자로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어쩌다 영화를 볼 기회가 있긴 했다. 지난해에는 인천영상위원회에서 양도면, 주문도, 교동도에 가서 ‘찾아가는 영화관’의 일환으로 영화를 상영해줬다. 반응이 좋았다. 가끔 사설단체가 들어와 돈을 받고 어린이영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강화 사람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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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 들어설 강화문예회관 뒤로는 강화 남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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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문예회관 옆으로는 강화 중성 성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올해 영화관을 문을 열게 된 계기는, 지난해 문화체육부에서 전국에 영화관이 없는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작은영화관’ 공모 때 채택이 돼서다. 강화군청 문화예술과 배흥규 팀장은 “2014년 작은영화관에 전국 8개 자치단체가 선정됐다. 국비 3억원, 인천시 지방비 1억 5천만원, 군비 1억 5천만원 등 총 6억원을 들여 작은영화관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해 초반이라 예산만 서 있지 아직 설계도 안 돼 있다. 예산이 집행되면 3월 안에 설계를 끝내고, 동시에 공사발주 들어가고, 8월 이내에 문을 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서두르면 6월 이전에도 가능하겠지만, 무리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영화관이 언제 문 여는지 기다리는 군민이 많다. 관객 1천만 돌파 시대에, 하루빨리 6만 7천명이 되는 군민이 좀 더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하겠다. 중앙정부에서 영화관이 없는 낙후된 지역을 위해서 영화관을 만들 수 있게 해줘서 다행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강화 사람들은 인천, 김포, 일산으로 영화를 보러 간다. 한 번 다녀오면 비용이 만만찮게 든다. 4인 가족으로 영화비, 왕복 차비, 밥값으로 쓰는 돈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가족이 할 수 있는 손쉬운 여가활동이지만 부담이 된다. 강화도에 영화관이 있으면 문화생활도 자주 하고, 경비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새로 생기는 영화관 주변에는 볼거리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올 8월, 23년 만에 문을 열게 될 강화 작은영화관은 아담하고 아늑할 것 같다. 배 팀장은 “시내에 있는 극장에 왔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 것이다.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고, 카페에서 따뜻한 차도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영화관이면 좋을 것”이라면서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선택해서 볼 수 있게끔 최소한 두 개 관을 만들려고 하지만, 현장 여건상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8월에 영화관이 들어서는 강화문예회관 주변은 지금 공원화사업이 한창이다. 주변에는 강화 남산을 비롯해 강화 중성 성벽, 연무당 옛터가 있어 영화를 보러 왔다가 산책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문화재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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