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 섬 출신 대학생들 '옹진장학관' 입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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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 섬 출신 대학생들 '옹진장학관' 입주 중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4.02.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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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군 학부모 만족도 높다
 
2014년02월14일_옹진군장학관입주학생간담회01.JPG
 
 
 
새학기가 되면 대학교 주변에 있는 방세는 부르는 게 값이다. 그나마 방이 있으면 다행. 그렇다보니 학기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학부모와 학생들은 방을 얻어야 하니 조바심을 하고, 더욱이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주는 곳이 있다. 옹진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옹진장학관’이 바로 그렇다. 문을 연 지 3년째 접어든 옹진장학관은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55명이고, 올해는 전체 인원이 찼고 현재 입주하고 있다. 옹진군에 거주한 주민이나 자녀여야 한다는 자격조건을 뒀는데, 올해는 55명이 신청해서 별도의 심사 없이 기본 자격만 갖췄으면 다 입주했다.
 
옹진장학관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은 서해 5도인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대연평도 소연평도와, 북도, 자월, 영흥도 주민이다. 이 지역 인구는 2만 1천명 정도다. 그렇다면 이 지역 대학생은 몇 명 정도일까. 옹진군 안전행정과 교육지원담당 김태식씨는 “정확하진 않다. 일반적으로 알바를 신청한 학생과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 수로 봐서 얼추 300명가량이다”라고 말했다.
 
2012년 2월 24일에 문을 연 ‘옹진장학관’은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이며, 거의 원룸 형태다. 모두 46실인데, 37실은 1실이고 나머지는 2인 1실이다. 냉장고, 세탁기, 책상 등 기본적으로 다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학생은 침구세트와 세면도구만 준비하면 된다. 방이 무척 쾌적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장학관은 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을까. 교육지원담당 김태식씨는 “인천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한테는 통학거리가 먼 편이다. 처음에 장학관 위치를 잡을 때 총괄적으로 인천, 수원, 서울을 아우르는 곳을 정하다보니 당산동에 정하게 됐다. 실질적으로 천안으로 다니는 친구도 있다”면서 “인천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올해 8명이다. 예산상 인천 학생을 위해 따로 만들 수는 없다. 사실 장학관을 만든 것 자체가 상당한 투자다. 군비로만 만들었다면 그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대한적십자사의 국민성금 31억 4천7백만원에 군비 10억원을 보태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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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 학생들이 입주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강사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다.
 
 
올해는 신청인원이 그대로 입주할 수 있었다. 내년이나 후년에 입주를 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다. 김태식씨는 주변에 다른 지역 장학관은 경쟁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물로 수용에 큰 문제가 없어서 당분간 이 형태로 갈 것 같다. 지금 그 주변에 있는 ‘충북미래관’은 충청북도에서 운영하는 장학관으로, 규모가 상당히 크다. 입주하려는 학생들 경쟁률이 4대 1이나 된다. 우리는 현재로서는 수용에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재원이 허락하면 늘려야 할 것이다.”
 
그는 또 “전국적으로 장학관이 많다. 각 도별로 있고, 지자체별로 또 있다. 가장 잘 되고 있는 곳은 ‘남도합숙’인데, 전라남도랑 광주광역시가 같이 운영한다. 규모가 상당히 커서 몇백명이 입주하고 있고, 전담 직원도 2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옹진장학관 사용료는 저렴하다. 수도세 전기세 등 각종 공과금을 포함해서 1인실 15만원, 2인실 10만원이다. 처음에는 식당도 운영하려고 했지만, 주변에 있는 장학관을 벤치마킹해보니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 그만두었다. 대학생들이 학교나 외부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아, 지하식당에 밥을 늘 해놓고 반찬은 학생들이 스스로 조달하도록 해놓았다.
 
학부모를 비롯한 주민들의 반응은 아주 긍정적이다. 김태식씨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도 하고, 가끔 서울에 올라가 학생들을 만난다. 대개는 크게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한다. 지난 14일에 오리엔테이션할 때도 개선할 점을 말해달라고 했지만, 그렇다할 만한 요구사항은 없었다.” 그는 또 “섬에 있는 부모님들이 학생을 만나러 왔을 때 함께 묵을 수 있다. 수칙에 친구들을 데려와선 안 되고, 부모 형제들과는 숙식을 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 옹진군 출신이면서 기숙사에 안 들어간 학생도 상당히 많다. 인천지역이나 부천지역에 있는 학생들은 인천에 집이 따로 있어 집에서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같은 과 직원 권택수씨는 “옹진군에 있는 고등학생은 230명가량 된다. 내년이나 후년에 대학을 많이 가면 아무래도 방이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현재 3년째 운영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별 문제없이 잘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55명, 재작년에는 46명이었다. 여태까지는 신청만 하면 다 들어갈 수 있었다”면서 “장학관이 생겨서 무엇보다 학부모님들의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째 운영되고 있는 옹진장학관은 현재로서는 별 문제가 없다. 신청하는 사람은 기본자격만 되면 다 입주할 수 있고 시설도 잘 돼있기 때문이다. 김태식씨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 장학재단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장학재단 쪽에서 사무국이 설치돼서 인력파견이라든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년 더 좋겠지만, 장학재단 자체에서 갖고 있는 자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이 상태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장학재단에 기금이 많이 마련되면 사무국을 마련해서 그쪽에서 해결하면 좀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옹진장학관에 학생을 입주시킨 한 학부모는 “학교가 좀 멀긴 하지만, 시설이 잘 돼있어 좋다. 아이는 시험이 끝날 때나 방학 때만 집에 오지만, 그리 걱정되지 않는다. 장학관이 없다면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고, 무엇보다 걱정할 일이 많았을 것”이라며 장학관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강화군도 올해 4월 영등포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강화장학관’을 문 열 계획이다. 이는 지하 1층, 지상 14층 규모로 1인 1실 기준 78명이 입주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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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옹진장학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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