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2] 인천의 노인은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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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2] 인천의 노인은 안녕한가?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3.27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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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살자의 27.1%가 노인 자살,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이 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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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이재은


지난달 서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암 투병을 하던 70대 노인이 투신했다. 경찰은 A씨(76)가 신병을 비관해 부인이 집을 비운 사이 자신의 집 10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잠정 발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평구 모 빌라 뒤뜰에 이모씨(72)가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 집 안방에는 아내 홍모씨(62)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10년 전 실직해 생활고를 겪은 이씨가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 두 사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노인 자살의 심각한 양상을 잘 보여준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 12.5명에 비해 29.1명으로 높으며, 전체 사망원인 중 자살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시의 자살률은 특히 지난 10년간 타 시·도보다 약 2배나 높은 증가세를 보였는데, 2012년 기준 하루 평균 2.3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특히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현저히 높다. 성별 자살률 격차도 점차 커져 2012년에는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에 비해 2.3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급속한 노령화, 빈곤, 질병, 역할상실, 가족상실 등으로 노인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2년 인천시의 65세 이상 노인자살자는 23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7.1%에 달했다.

인천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 「인천시 여성 독거노인 생활실태와 지원방안 연구」(연구책임 홍미희, 공동연구진 한미경)에 따르면, 인천시 노인 32.6%가 건강상의 문제, 30.8%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과 남성노인의 자살 생각률은 여성 12.2%, 남성 9.9%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자살 시도율은 여성 10.4%, 남성 12.7%로 실제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은 남성노인이 여성노인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독거노인의 경우,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로 외로움 때문이라는 응답이 16.8%로, 부부노인 7%, 자녀동거노인 8.8%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2014년 1월 현재 인천시 노인인구는 2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9.9%이며, 이중 독거노인은 6만2천여 명이다.

노인 자살의 급증에 대비해 인천시는 지난 19일 ‘위기노인 자살예방 희망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독거노인 증가에 따른 노인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사전 예방을 위한 노인 자살예방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 시는 26일 노인 자살전문 상담센터인 ‘노인생명희망센터’를 개소하고 광역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운영을 시작했다. 인천시는 노인보호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고, 노인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3년마다 노인생활 실태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인 자살 자체를 줄이려는 단기적 대책과 더불어 노인들을 자살 유혹에 빠지게 하는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이 함께 해결되는 노인복지정책이 가동돼야 노인 자살을 줄이는 실효적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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