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20여년을 석면에 노출되어 있는 교육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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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20여년을 석면에 노출되어 있는 교육환경
  • 최미경 (사)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 이사장
  • 승인 2014.09.23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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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의 가장 큰 위협은 보이지 않고, 냄새가 없으며, 노출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석면 함유 물질로 조성된 학교 교실 천정에 빔프로젝트와 선풍비 등이 시설돼 석면 비산 위험이 매우 높다.

최근 석면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피해자들의 수많은 민원에 의해 세계적으로 뒤늦은 석면안전관리법이 급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석면이 일급발암물질이며, 석면질환이 발견되었을 경우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고 몇 년 안에 대부분의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두려운 물질로 알려 졌을 뿐 정부의 대책은 미비한 상황입니다.

경제발전의 일환으로 70년대 대부분의 건설현장 건축물의 건축자재로 석면이 보급되었으며, 소방법은 석면을 사용하도록 규정을 두고 건축물을 허가했을 정도로 활용도가 뛰어났던 물질이었기에 석면은 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뒤늦게 위험물질로 분류된 이후 처리방안을 수립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2006년부터 석면 생산을 중단하였으나, 2009년 사용을 중지시키는 과정에서도 남아 있는 석면이 사용되었습니다. 결국 2009년 이전의 건축물은 석면사용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하고 정부는 2009년 이전 건축된 건축물에 대한 석면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석면관리종합정보망’에 등록하게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주거지역 슬레이트 처리에 관한 석면처리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기관의의 석면처리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교육기관의 건축물 석면 조사결과 대부분의 건물이 석면비산 위험성을 보고하고 있고, 함유 석면 대부분이 비산위험이 높은 텍스로 미세한 마찰에도 비산을 일으키는 위험을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학교 교실 대부분의 천정은 빔프로젝트와 선풍기, 에어컨 등의 사용을 위해 설치과정 중 파손과 비산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 유지관리를 지속적으로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과 예산부족이라는 핑계로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권 말살을 묵인하는 안일한 정책이라고밖에 볼수 없습니다.

석면의 잠복기는 10~20년 길게는 30년~40년이며 아이들이 사회에 나아가 한참 적응할 시기에 질병이 발병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20여년을 석면의 위험에 노출되어 언제 석면질병이 발병할지 모르는 교육시설, 게다가 나라와 지방정부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들이 해마다 입학생을 받아 석면피해자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70년대 석면보급이 한창이던 시절 예방접종에 의한 간염보균자 수의 증가로 인해 2대, 3대가 간염보균자로 판명되어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40~50대를 보며 차후 발생할 석면에 의한 아이들의 피해에 대한 위험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정부와 교육부, 환경부가 머리를 맞대고 석면처리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야 할 교육시설에서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석면을 처리할 방안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일시에 전체적인 처리가 불가능하다면 초, 중, 고등학교의 순서대로라도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아이들의 석면노출을 최소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석면으로부터 청정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학부모와 전문석면처리업체, 교직원 모두가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여 석면처리 과정에서도 아이들의 노출을 최소화 해야 할 것입니다.

석면은 보이지 않는 쇠바늘이 공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로 흡입돼 체내에 박혀 죽음에 이르러서야 발견되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처럼 무서한 죽음의 시한폭탄을 자라나는 아이들의 생활공간에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석면의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교육받고 성장하도록 하는 일, 우리 어른들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최미경 (사)석면피해예방지원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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