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의 추억을 찾아서 ... 추억극장 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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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추억을 찾아서 ... 추억극장 미림
  • 디비딥 장윤석 블로거(인천in 객원기자)
  • 승인 2015.03.18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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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딥의 인천이야기] 18.

 

언젠가부터 송현동을 지나가다 보면 비워있던 극장에 간판에 보이고 사람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잠시 놀란 적이 있다.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블로그를 운용하는 내가 지역정보에 둔했던 탓이기도 했지만 미림극장이 다시 추억의 명화를 상영하며 재개관한 데에 따른 반가움은 더할나위가 없었다.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설 연휴에 처가집에 가는 도중에 잠시 들려 기쁜 마음으로 미림극장을 찾아가 보았다.

 

전쟁 직후 그러니까 1957년 11월 고희석 대표가 동구 송현동에 천막극장을 세워 무성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평화극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미림극장은 당시 문화공간으로 출발해 인천을 대표하는 영화관 중의 하나였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남진과 나훈아의 리싸이틀 무대가 열리기도 했던 곳이기도 했다.

 

복합 상영관의 등장과 지속된 경영난으로 2004년 7월 29일 영화 <투가이즈> 상영을 마지막으로 폐관해 잠시 시민들의 곁을 떠나 있다가 9년만인 2013년 10월 실버전용 영화관인 '추억극장 미림'으로 재개관하기에 이르렀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극장에 가서 재미있는 영화를 온종일 보는 것만큼 즐거움도 없었던 듯 싶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에 오히려 많은 인간관계가 얼굴을 마주 대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그 만남은 또다른 장소를 통해 진행됨을 감안할 때 친구들과 혹은 데이트 할 때 극장만큼 좋은 데이트 코스도 없지 않았을까 싶다.

 

미림극장의 상영 안내를 보는 내마음이 두근거린다. 비록 최근 개봉작은 아니어도 지난 추억을 버리지 않고 다시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진정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 수 없기에...

 

친구들과 함께 영화 한 편 볼까 싶으면 영화포스터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골목의 광고판을 찾아가곤 했는데 이 또한 정확한 것이 아니어서 애관..인형..문화...미림...오성 순으로 걸어가며 영화를 확인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영화를 볼까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길 하며 ...

 

내 기억력이 허락하는 미림극장의 마지막은 <고래사냥2>였다. 당시 데이트 하던 이모께서 부르셔서 저녁 늦게 누나랑 손 붙잡고 가서 보았던 기억...

 

인천에서 일어난 4.19 당시의 학생들 거리행진을 보도한 지를 보면 중앙시장 앞을 행진하는 학생들의 행렬 앞쪽에 미림극장의 모습이 보인다. 낡은 일본식 집들 사이에서 벽돌로 올려진 극장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호일보>가 보도한 '추억극장 미림'의 재개관식 모습...

 

자 이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어 미림극장 안으로 들어가 볼까나~

 




 

깔끔하게 단장된 매점과 휴게실... 복합상영관의 그것과는 비교조차 안 되겠지만... 어쩌면 중년의 시선에는 이 또한 뭉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엔 극장이 커보였는데 이제 어른이 다 되어서인지 극장이 상당히 작게만 느껴졌다. 마치 졸업한 초등학교의 운동장을 보며 느끼는 그런...

 


 

 

극장 안의 모습... 어릴적 기억엔 스크린 양 옆으로 탈모 금연이란 문구가 있었는데...

 

지금과는 조금 더 불편하고 답답했겠지만... 상영관 안에서의 느낌은 충분히 아늑하고 좋았다~

 

편리하고 빠르고... 그런 것만 찾아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요즘의 시대를 쫒아가다 문득 뒤돌아섰을 때 내가 걸어온 발자욱들이 사라지고 없는 이런 공허함... 바로 우리들의 무관심속에서 사라지는 우리네 따스한 정서가 아닐까 싶다.

 

극장 하나 재개관 한 걸로 뭐 그리 대다한 의미를 부여하는가 싶겠지만, 얄팍하지만 살아온 내 인생의 기억 속에서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지고 바뀌어 버린다면 얼마나 허무할런지...

 

그래서 좀 더 관심있게 좀 더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번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내와 혹은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찾아 떠나는 무비투어는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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