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앞둔 세계교육포럼, 인천엔 무엇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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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앞둔 세계교육포럼, 인천엔 무엇을 남길까?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5.15 17: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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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안보다는 밖에서 뜨거운 교육현안 불거질듯

교육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2015 세계교육포럼이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인천송도에서 개최된다. 인천시교육청(교육감 이청연)은 주최도시의 교육기관으로 인천교육 정책을 세계에 알리고, ICT 활용 수업시연, 인천의 초중고 학교현장을 소개하는 등 손님을 맞이한 준비를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세계교육포럼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전 세계 150여 개국의 교육부 장관, 유엔기구 대표 등 1500명 이상이 참석하는 국제행사로, 향후 15년간 교육의 방향을 세우는 인천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천선언를 통해 앞으로 15년을 이끌 세계 교육 목표를 설정하는 회의가 대한민국 인천에서 개최하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가 볼 수 있다. 인천선언을 통해 대한민국과 인천이 15년간 세계 교육 네트워크의 주요한 발신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를 위한 교육"이라는 중심의제를 내건 이번 세계교육포럼이 세계교육계의 가장 큰 행사이긴 하지만, 정작 우리 교육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자리는 매우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포럼을 교육부가 주관하다 보니 정작 인천의 교육주체들은 행사 준비에서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행사장만 제공하는 모양새로 진행돼 왔다.
 
시교육청은 포럼 기간 중 인천교육의 우수 정책 홍보관 운영과 한국의 교육의제인 세계시민교육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전시를 맡았다. 또 ICT 전시관에서는 인천승학초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교실 환경의 변화와 이에 따른 교수?학습 모델의 발전, 그리고 이를 견인하는 교사의 역할 소개” 라는 주제로 5학년 과학 2회, 4학년 사회 2회, 총 4회 수업시연을 통하여 우수 수업 사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포럼 마지막날인 5월 22일에는 교육의제와 연계하여 참가자들이 한국학교의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5개학교(경인교대부설초, 북인천여중, 인천한누리학교, 인천국제고, 강남영상미디어)를 지정하여 수업공개와 우수교육사례를 소개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각 학교별 80여명의 참가국 대표들이 방문해 한국교육의 우수사례를 직접 경험하고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세계교육포럼의 중심 의제는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 모든 사람이 좋은 교육을 받고 각자의 꿈을 실현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목표이다. 세계교육의 이념으로서 매우 진보적인 의제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교육이 과연 '우수교육사례'로만 선전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교육주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교육의 불평등한 현실 외면하는 포럼?

지난해 9월 9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OECD 교육지표’를 보면 한국은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교육에 있어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4개 OECD 회원국과 10개 비(非)회원국 등 44개국의 2012년 기준 통계조사 결과(재정통계는 2011년 결산 기준)를 바탕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공교육비 부담은 7.6%로 그 전 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OECD 평균인 6.1%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 정부가 초·중·고교 및 대학 교육에 쓰는 공교육비 부담은 4.9%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부담률(2.8%)도 그 전 해와 같았으나 여전히 OECD 평균(0.9%)의 세 배가 넘었다. 한국 학부모의 공교육비 부담률은 14년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학원 등 사교육비가 제외된 수치여서 이를 포함할 경우 한국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학급 과밀 수준도 상당히 높아 학습환경이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좋지 않게 나타났다.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가 25.2명, 중학교는 33.4명으로 OECD 평균(초 21.3명, 중 23.5명)과 비교해 초등학교는 3.9명, 중학교는 9.9명 많았다. 특히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우리나라가 일본(32.7명)을 제치고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8.4명, 중학교 18.1명, 고등학교 15.4명이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초등학교는 3.1명, 중학교 4.6명, 고등학교는 1.6명 더 많은 것이다.
 
통계로 나타난 이러한 수치들 이외에도 지나친 학력경쟁과 대학입시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성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행복한 삶을 보내지못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기에 교육당국의 잣은 정책변경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화 추진 등으로 인한 교육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한국교육 현실에 대한 고민과 대안들이 과연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의 테이블에서 논의될 것인가?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교육주체들은 소외된 세계교육포럼?
 
정부에서는 2013년 6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세계교육포럼 개최 요청에 따라 그해 11월 개최도시로 인천시를 확정한 후 한국 개최를 공식발표했다. 2014년 2월 4일 대통령훈령으로 세계교육포럼 준비위원회 및 준비기획단을 설치해 포럼을 준비해왔다.
 
세계교육포럼 준비위원회는 황우여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해 당연직 8명과 위촉진 11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행사 개최도시인 인천에서는 행정부시장과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 인천대 총장, 한국전문대학교교육협의장 자격으로 이기우 재능대 총장이 참석하고 있을 뿐이다.
 
행사가 아무리 교육부 주도로 개최되더라도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연계해 한국과 인천의 교육현실을 돌아보는 컨퍼런스가 함께 열려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인천의 주요 교육단체들은 인천시나 교육부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인천의 교육주체들은 세계교육포럼 개최를 앞두고도 그런 행사가 인천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시민단체들은 이번 세계교육포럼을 앞두고 한국교육의 여러 문제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7일에는 국제교원단체연맹(Education International) 주최로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교사포럼에서 한국의 교육문제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세계교육포럼 사전행사가 열리는 18일 부터는 전교조와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 등 교육시민단체가 연합해 한국 교육의 인권실태와 함께 진보적인 교사단체를 탄압하는 정부의 시책을 알리는 부스를 마련해 홍보활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교육포럼 개막일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교육이 바람직하게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세계 교육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교육포럼이 열리는 인천의 송도에서, 정작 회의실 안이 아닌 밖에서 한국교육을 둘러싼 교육계의 적나라한 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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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이 2015-05-15 19:52:05
신문이 반교육감쪽인가?
'모든를 위한 교육'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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