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설의 DJ’ 김광한(1946~2015)을 떠나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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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설의 DJ’ 김광한(1946~2015)을 떠나보내며...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7.10 16: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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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도 깊은 애정 보였던 ‘라디오의 큰 별’ 지다

故 김광한. 40대 이상 세대들에게는 '전설의 DJ'로 통하던 인물이었다. ⓒ김광한 페이스북
 
정확한 날짜가 떠오르지 않지만, 아마도 올해 초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자의 핸드폰에 갑작스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약간의 갸우뚱거림 이후 전화를 받아보니, 전화를 건 주인공은 “나 김광한이에요”라고 말했다. 순간 난 내 귀를 의심했다. 라디오를 통해 듣던 그 DJ, 전설의 DJ 김광한의 그 특유의 목소리였다. 지역 언론기자로 활동하던 내게 일 없이 전화했을 리가 없는데 무슨 일일까 싶었는데, 그저 기자의 존재 자체가 여러 가지로 궁금해서 전화를 하셨다는 거다.
 
기자는 [인천in]에 들어오기 전인 2006년, [오이뮤직]이라는 대중음악 전문 사이트에서 기자 겸 음악 칼럼니스트로 공식적인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때문에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가뭄에 콩 나듯 다른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도 있는데, DJ 김광한 역시 비슷한 일을 했으니 기자에게는 선배인 셈. 그러나 사실 기자에게는 너무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나는 선배여서 먼저 말을 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김 선배는 기자가 첫 직장에서부터 쓴 글서부터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기고한 음악 관련 글들 그리고 근래의 음악 관련해 작성한 리뷰들까지 모두 챙겨 봤다고 한다. 만약 김 선배가 내 글을 모두 챙겨봤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기자가 먼저 연락을 드려서 “선배님. 제가 배영수라는 인간입니다”라고 말씀드렸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당시 김 선배가 먼저 전화를 주었을 때도, 소위 ‘얼어서’ 그랬는지 뭐라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다못해 “먼저 전화주셔서 영광”이라는 식의 메시지라도 전해야 했건만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한 채, 요즘 젊은이들 표현으로 치면 ‘좀 찌질하게’ 얼얼한 상태로 전화통화를 해야만 했다.
 
아쉽게도, 김 선배가 기자에게 걸어온 전화는, 기자와 김 선배의 처음이자 마지막 통화가 되어버렸다. 한 음악전문지 편집장으로 일하는 지인의 SNS를 통해 김 선배의 부고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타계 시간은 7월 9일 10~11시 경이며 사인은 급성 심장마비. 바로 며칠 전까지도 지인들과 어울리며 연락도 다 잘 했다고 한다. 지인의 전언에 의하면 갑작스런 부고였다고.
 
급작스런 비보를 접한 것은 바로 목요일인 9일 밤이었지만, 기자는 지금까지 충격이 크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쇼 비디오자키]와 [지구촌 영상음악] 등 8090 세대의 TV에서 모습을 많이 봐왔고, 또 기자보다 좀 더 윗세대에게는 ‘라디오 DJ의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 아니었던가. 또한 기자가 확인해본 바 김 선배는 인천에도 적잖이 애정을 가졌었고, 실제 경인방송에서도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을 이끌기도 했고 인천 송도 맥주축제에서도 모습을 보이며 여러 뮤직비디오와 음악을 인천시민들에게 소개하는 등의 활동으로 인천의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친근하고 특별하게 다가갔던 인물이었다.
 
또 기자가 [인천in]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종종 [인천in]을 통해 인천의 각종 소식들을 접하기도 했다고 한다. ‘버텀 라인’을 비롯한 신포동의 음악 관련 업소들의 관계자들 전언에 의하면, 최소 한두 번씩은 들러 인천과 음악문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인천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고도 한다.
 
아마 김 선배는, 어쩌면 그렇게 음악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기억을 일일이 갖고 가려고, 까마득한 후배에게도 연락을 하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언젠가 김 선배와 다른 세상서 다시 만나면, 하찮았던 사람에게 보였던 관심과 애정에 감사했었으며, 타향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고향인 인천에 보여준 애정에 대해서도 감사했었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드리고 싶다.
 
영면하시기를... 전설의 DJ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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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kdcks 2015-07-13 07:19:41
고인의 명복을 빌며 상식에 벗어난 제안일지 몰라도 고인이 인천에 애정을 분명 갖고 있었다 하니 인천에서 고인의 가족과 의논하여 그동안 고인이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모든것을 사용 또는 보관 공개 할수 있는 "김광한의 전당"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뭐 이런걸 운영 해야 할것이다. 뭐 나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저렇게 아는 선배님이시지만 음악이라는 특히 팝을 동시대에 같이 누려온자로서 안타까움만 표할수 없음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방송도 관계자와 협의 적극 후원 하는 방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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