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본을 있게 하는 중심, 하천
상태바
삶의 기본을 있게 하는 중심, 하천
  • 김유경 하천탐사단
  • 승인 2015.07.15 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 하천탐사단 방문기⑧ - 계산천 / 김유경 2015하천탐사단

<계산천과 굴포천 합수지점>

처음 나의 하천탐사는 수업을 위한 욕심에서 시작되었지만, 곧 숲 공부를 하는 사람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숲교육 과정을 마친 나에게는 숲이 전부고 숲이 참 대단한 자연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인류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탐사는 하천은 숲과 바다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쉽게 넘겨보아야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들 숲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아졌지만 정작 본질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보통 하천은 오수가 흐르는 정돈된 하수도로만 생각을 하고 냄새나는 참 싫은 찌꺼기가 흐르는 곳으로만 생각을 한다. 나 역시 잘 모르고 그렇게 생각해 왔다. 내 어릴 적 기억의 하천이라 함은 맑은 물은 의례 당연히 흐르고 그 흐르는 강물을 마시고 그곳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그 물로 차를 세차해도 되는 그런 일상생활속의 우리의 수돗물처럼 그렇게 쓰이는 물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내가 체험했던 그대로를 느끼게 하고 싶은데 요즘 같은 세상에 아이들이 내가 느꼈던 그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저 체험학습정도로만 생각할 것이 뻔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더 씁쓸하다. 그래서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그 느낌과 그런 일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또 그 역할을 내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천탐사 참석을 결심하게 되었다.
 
지난 6월 27일 오전 10시 계양구 인천교통공사 앞에서 하천탐사단원 10여명이 모여 8번째 하천, 계산천 탐사에 나섰다.  우리 아이들 어릴 적에 가 보았던 ‘계산풀장’이 있는 곳이 계산천의 발원지이다. 그 곳에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방댐이 설치되어 있었다. 계산천 발원지를 확인하고, 복개된 하천부지를 따라 부평향교 인근과 계산시장을 통과해 계양구청을 지나니 서부간선수로를 만나게 됐다. 그리고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인천내륙에 얼마 남지 않은 논이 보인다. 논 둑에서 금개구리의 실체도 직접 확인했다. 도심의 바람길을 만들어주는 논을 따라 걷다보니 계산천과 만나는 굴포천 본류가 보인다. 하천탐사임에도 불구하고 하천길을 걸었다기보단 복개되어 우리에게 익숙한 콘크리트길을 걸으며 우리의 역사는 뭘 위해 이렇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숲해설가 과정을 공부하며 숲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의 알림에 노력해야겠다는 나의 생각에 또 다른 두드림을 주었던 하천. 하천탐사는 우리가 생각한 아래에 있는 쓸모없는 물의 의미가 아니라 숲과 바다를 연결해주는 큰 중심 줄기이자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삶의 기본을 있게 하는 중심이라는 것을 하천탐사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계산풀장 부근 계산천 발원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