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로 뒤덮인 굴포천, 200m라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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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로 뒤덮인 굴포천, 200m라도 살려야…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07.24 15: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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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대 공원화계획에 산곡천 복원 함깨해야

굴포천 지도 (제공: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굴포천과 지류 (사진제공; 인천녹색연합)


오는 2017년 예정된 부평미군부대 반환을 계기로 이 일대 지류 등 하천수계를 살려 굴포천을 복원하자는 운동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올해 5월 인천시가 착공할 예정이었던 부평미군부대 앞 장고개길(부흥로) 6차선 주 간선도로 사업이 중단되었다. 이 공사가 완공되면  굴포천 지류인 산곡천의 약 200m 정도 남은, 유일한 미복개 구간이 복개될 예정이었다. 공사 중단에는 향후 전개될 부평미군기지 공원화 사업의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한 이유 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남은 산곡천 미복개 구간을 지켜내기 위한 시민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장고개길 주간선도로 신설 전에 반환되는 미군부대 부지활용계획과 산곡천 복원계획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시청 앞에서 한달 간 릴레이 청원운동을 진행해 왔다. 

200m 남짓의 이 구간은 굴포천의 최상류 지류로 원적산에서 내려오는 물, 빗물과 함께 인근 생활하수가 모여드는 구역으로서 산곡천에서 유일하게 복개되지 않은 구간이다. 원도심이라는 특성상 우수관과 하수관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 미복개 구역은 하천이라기보다는 하수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08년 굴포천 본류에 대한 정화사업 이후 하천 수질관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굴포천 상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따라서 기존에 주간선도로 신설 계획이 세워져 있었지만 미군기지에 인접한 이 미복개 구역은 2017년 부평 미군기지 반환 이후 공원화 계획의 일부로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도로 건설이 미뤄진 이유로는 인천시의 예산 부족 뿐만 아니라, 중앙투자심사 재심사를 통해 "미군기지 반환 전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반환 후 군사기지 부지 내에 건설될 도로와 중복 투자될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권고를 감사원으로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부평미군부대시민참여위원회 환경분과에서는 미군부대 공원계획에 산곡천 복원 계획을 함께 수립할 것을 인천시에 제안할 것을 의결하였으며, 전체회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미복개 산곡천 유지 계획에 대해 인천시청 도로과와 하수과에서는 '불가'방침을 내놓았다. 40년 전에 세워진 도시계획안을 지금 수정하고 하수도로 쓰이던 복개천을 복원하는 데에 현실적으로 예산상 어렵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에대해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정책위원장은 "상류 복개지역에서부터 우수관과 하수관을 조금씩 분리, 소형 하수정화시설을 만들면 유지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평의 변화와 맞물리는 산곡천 복원 촉구


복개되지 않은 산곡천의 일부

올해 3월 부터 '굴포천살리기 시민모임'과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등이 모여 구성한 ‘2015 하천탐사단’은 한달에 2~3차례씩 굴포천 본류와 지류를 따라 탐사에 나서고 있다. 굴포천 지류의 각 발원지에서 시작해 복개 및 미복개 구간을 따라 걸으며 생태현황을 파악하고 복개로 인한 환경문제를 짚으며 하천복원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굴포천 최상류 지역인 산곡동 일대 미군기지의 반환을 앞두고, 기존 미복개 구간의 산곡천을 살리고 점진적으로 부평, 그리고 계양지역에 산재한 청천천, 계산천, 동수천, 목수천, 세월천 등 굴포천 지류의 복개구간을 복원하고 수질을 개선하자는 범시민 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굴포천은 계양산, 천마산, 원적산, 만월산, 성주산, 원미산 등에서 내려오는 물이 모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인천의 대표적인 하천이다. 인천 계양구와 부평구 전역에 그 지류가 분포되어 있지만 부천과 김포에도 그 물길이 닿아 있다. 전체 길이는 11.5km이나 개발로 인해서 직선화되거나 복개한 부분들 때문에 지류(산에서 내려오는 상류)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복개된 굴포천 복원을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

지난 2006년부터는 인천시에서 민-관 거버넌스의 일환으로 '인천시 하천살리기추진단'을 결성, 굴포천을 포함한 5대 하천을 재정비하였다. 이에 따라 2008년에 자연형 생태하천을 표방하며 굴포천 재생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이 공사로 굴포천 중류의 수질은 향상되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상류에는 복개돼 있으며, 수질도 좋지 않다. 

하천 복개는 하천 공간을 콘크리트로 덮어 도시공간 활용을 쉽게 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복개된 하천의 물이 쉽게 부패한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지방하천은 구청 기후변화대응과 관할이나, 복개구간의 경우 하수도에 포함되어 관리된다. 복개구간의 물이 그대로 하천의 비복개 영역으로 흘러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하천수로서 합당한 관리를 받지는 못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천시 전체에서는 한정된 예산과 복개구역 내 공장/군사기지 등 대형 시설의 입지로 인해 추가적인 복원사업에 대해 구체적인 장기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부천시가 부천시 내에 걸쳐있는 1km길이의 부천지류 복원공사를 결정하면서 인천시에서도 복원 공사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원도심 중 하나로서 부평의 물길을 살리는 것은 미관 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중요하다. 물흐름길은 도시에 바람길을 만들며, 칼데라 분지 형태로 열이 잘 빠지지 않게 되어 있는 계양-부평지구의 열섬효과를 완화시켜 줄 수 있다. 특히 공단이 집중되어 휴식공간이 부족한 복개된 지류 지역에 살고 있는 계양-부평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이 되어 줄 수 있다. 또한 복개천 복원은 최근 철마산, 원적산, 계양산 등을 연결하는 생태이동통로의 건설로 인천 내 동물들의 생존환경을 증진시키는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 굴포천의 복원은 부평분지 내의 생태축을 잇고 산의 물이 자연스럽게 한강으로 흘러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하천탐사단은 설명하고 있다.


굴포천 상류 중 하나인 여월천.

굴포천 지류 중 하나인 여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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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규 2015-07-26 00:31:57
부평의 아이콘인 굴포천 수질 개선을 위해서 우선 산곡천만이라도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2015-07-25 12:02:37
도시에 하천이 흐르는 것 만으로 도시는 풍경이 달라지죠 ..
썩은 물이 흐르니 다 덮어버린거 ..
지금 부개동 주공 근처- 옛날 우리동네에도 작은 냇가가 있어서 ..
거기서 발 담그고 놀았는데 ㅠ.ㅠ
그리워요 .. 물이 흐르는 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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