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주민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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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주민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09.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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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9월 4일(내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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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유독 이주민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예전부터 화교들과 함께 섞여 살았기 때문에? 아니면 이촌향도 정책으로 이사를 많이 다녔기 때문에? 아니면 박경리의 '토지'가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어쩌면 한국 서민들의 삶이 디아스포라 그 자체이기 때문은 아닐까.

디아스포라는 이산(離散), 이주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된 말로 다양한 이유로 인해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이나 그 현상을 일컫는다.  고향에 살지만 내 땅은 아니고, 언젠가는 여기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못 나가면 쪽박이요 잘 나가도 중박이라. 우리가 있는 곳이 바로 본토 출신보다 외지 출신이 더 많고,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차이나타운이며, 국제도시와 국가산단의 외국인들과 함께 살고 있는 그야말로 디아스포라의 도시 인천이 아닌가.  바로 이 도시에서 "디아스포라 영화제"가 9월 4일 내일 저녁 인천아트플랫폼 야외무대에서의 전야제와 함께 본격적인 행사의 막을 올린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는 이주민 예술가 그룹 ‘아프서나(AFSONA)'의 공연과 함께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영화 <편지>(연출 이현정)의 상영 및 싱어송라이터 ‘시와’의 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꾸려질 예정. 이를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국회의원 이자스민, 김홍섭 인천광역시 중구청장, 인천문화재단의 김윤식 대표이사, 김동빈 인천광역시 문화관광체육국 국장, 인천광역시영상위윈회 운영위원장 권칠인 감독 등이 참석을 약속하였다. 특히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 의원은 헌정 사상 최초의 귀화인 국회의원으로, 이주아동 권리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다문화 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야제에 이은 본 행사는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에 걸맞게 이주노동, 이민, 탈북 등을 소재로 한 국내외 장•단편 영화 20여 편이 상영되고 각 영화마다 이야기마당이 준비되어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위로공단>의 임흥순 감독과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제 인천 소재의 ‘동일방직’ 이총각 전 노조위원장의 본격 대화, 국내 첫 공개 동성결혼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마이 페어 웨딩>(연출 장희선)의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과의 만남 등이 바로 그 것. 뿐만 아니라 이주노동 정책 문제를 예리한 시선으로 그리며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경유>(원제 Transit | 연출 한나 에스피아 | 필리핀), 베트남 최고의 화제작<마이가 결정할게>의 속편이자 한-베트남 합작으로 만들어진 <마이가 결정할게 2>(원제 Let Hoi Decide | 연출 찰리 응웬)와 같이 국내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해외 작품들 또한 눈길을 끈다.
 
영화 상영 이외에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관객들을 위한 강연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대표적인 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 교수(도쿄경제대학교)는 이번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인천을 방문한다. 5일 디아스포라적 삶과 예술에 대해 강의한 뒤 6일 대담에서는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 <밀양 아리랑>의 박배일 감독과 함께 밀양과 후쿠시마의 사례를 통해 ‘국가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인천광역시영상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참석 가능하며, 모든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인천영상위원회 디아스포라영화제팀(032-435-7172, www.diaff.org)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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