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언론에 대안? 그리고 걱정, 국민TV를 생각하며
상태바
대안언론에 대안? 그리고 걱정, 국민TV를 생각하며
  • 윤현위
  • 승인 2015.09.16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칼럼] 윤현위 / 박사, 자유기고가
 

우리는 늘 뉴스를 본다. 종이신문의 발행부수가 줄어들고, 신문을 사서보는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지금이지만 미디어환경과 플랫홈이 바뀌었을뿐 우리는 늘 뉴스를 본다.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사람은 그것이 일상이든 직업이든 공정해야하고 중립적이어야함을 우리는 모두 안다. 그러나 실상 중립적인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경험을 직접이야기하거나 전해 들은 이야기를 다시 전달할 때, 결국 사실은 가공된다. 사실 자체가 가치 중립적인가에 문제를 차치하더라고 완전 중립적으로 사실과 현상을 다룬다는 것은 여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비슷한 기사를 베껴 쓰기하거나 복사해서 기사를 올리는 이른바 ‘기레기언론’을 뺀다고 해도 우리 주변에 언론과 기자는 참 많다. 언론사의 수가, 기자의 수가 많다고 언론지형이 중립적이라는 보장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개별 언론과 언론인들이 모두 가진 힘과 그 영향력이 다르기 때문일게다. 그래도 전체적인 균형은 사실 맞아야한다. 논조가 다른 언론사들이 골고루 있어야한다. 그래야 독자들의 알권리도 권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간 공정한 언론의 지형 혹은 무대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 소수의 보수언론으로 인해서 많은 사실이 왜곡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들의 뉴스에 파묻혀 언젠가부터 우리가 공정하지 못한 언론지형에 서 있다는 사실조차 조금씩 잊어왔다. 더군다나 미디어환경의 주도권이 포털로 완전히 넘어오면서 포털에 올라오지 않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작년 대선정국시기에 모 종편에서 있었던 일이다. 주요 유세지에서 두 후보의 유세장면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논평을 하고 해설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박근혜후보의 유세장면에서는 진행자를 비롯한 패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유세하는 상황이나 연설내용이 그대로 중계되었다. 그러나 문재인후보가 연설할 때는 출연자들과 소리가 겹치는 것이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소리가 줄여지고 패널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러한 장면은 계속 연출됐는데 프로그램의 진행자나 패널들은 방송진행에 대해서 이의제기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공평하지 않은 지형의 단면이다.
야당이 대선에서 진 이후에 민주정부 10년간을 옹호했던 이른바 민주진영을 지지했던 시민들은 많이 상심했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라고 불리는 당시의 어수선한 정국에서 야당의 대응 이외에도 진영의 입장을 대변할 언론이 부족하고 힘이 모자란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군다나 2012년 김재철이 사장이었던 MBC의 구성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파업으로 이어졌고 많은 언론인들이 조직밖으로 나와야만했다. 여러 언론사의 해직기자들이 모여서 ‘뉴스타파’가 만들어졌고, 서영석 전 국민일보 기자와 나꼼수의 김용민PD가 만나서 국민TV라는 언론협동조합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이후에 삼성X파일로 유명한 이상호기자가 세월호 정국에서 보여준 것처럼 ‘고발뉴스’가 나왔다.

거대기업의 광고로 운영되는 언론사들과 달리 뉴스타파는 약 3만명의 회원들이 달마다 내는 회비를 통해서 운영된다. 국민TV는 협동조합이기에 가입할 때 주주 한 구좌당 5만원씩 내고 역시 회비를 통해서 운영된다. 언론사가 자신들의 기사와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일이다.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았지만 뉴스타파와 국민TV는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팟캐스트와 유투브에 의지해 보도를 내보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중한 결과다.
뉴스타파는 대기업의 해외자금 출처를 파악하는 등 이미 많은 성과를 냈고 국민TV는 노정면이라는 걸출한 언론인을 영업하면서 12시간 데일리 팟케스트에서 테일리 뉴스프로그램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이름은 뉴스K다. 뉴스타파는 매일 기사를 만들지 않을뿐더러 수십년간 일선 메이저 언론사에서 일한 언론인들이 모인 곳이니 별도의 교육기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을게다. 선수들끼리 모였으니 호흡만 맞추면 긴 호흡의 보도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고 실제로 만들어냈다.

그러나 국민TV는 좀 상황이 다르다. 신입사원들이 많았고, 언론사 경험이 처음인 이들도 꿈을 안고 모였다. 각자 입장이 다르고 팟캐스트 라디오를 만드는 쪽과 영상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이 다소 다를 수 있다. 조합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자금도 영상쪽에 더 많이 들어갔을거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지금 국민TV가 겪고 있는 내홍을 설명해주진 못할 것 같다. 국민TV에서 일하던 상당수 직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간 상태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임시로 고용된 사람들이 대신 만들고 있다. 노측은 사측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노조원자격의 문제로 인해서 테이블에 마주 앉지도 못하고 있다. 마치 과거 김재철사장의 MBC파업때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에 주주총회를 했다. 하지만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국민TV의 조합원은 3만이 채 안된다. 이 중에서 매월회비를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것은 그 보다 더 적은 것으로 안다. 협동조합이지만 조합원만을 위해서 보도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조합원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바로잡기 위해서 만든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합비를 내지 않아도 무료로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작은 규모지만 이러한 실험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필자는 그 동안 보아왔다. 그래서 달마다 후원금을 냈다. 같은 조직 내에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진통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김어준총수가 국내에 자리를 비웠을 때, 김용민PD가 대신 벙커에 가서 사회를 봤다고 문제를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노종면앵커가 돌연 사퇴하게 된 배경도 우리는 아직 정확히 들은 바가 없다.

민주언론과 진보언론이라는 거창한 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정권과 거대자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지금의 언론환경에서 이들의 존재는 매우 소중하다. 그러나 국민TV에서 사람들만 떠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떠나고 있다. 기존언론을 비판하면서 기존언론을 따라가면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의 최승호PD는 오프닝 때 99%의 시민을 위한 방송이라고 시작한다. 99%들은 99%만큼의 언론을 갖고 있지 못하다. 다시 정상화시켜야한다. 지하철에서 나꼼수를 듣던 사람들이 이어폰을 끼고 각자 깔깔대고 웃다가 그 사람들이 여의도 가서 10만명의 군중이 되고 박원순시장 재보궐선거때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모여서 국민TV가 만들어진 것이다. 떠나간 사람들을, 진행자들을, 김용민PD를, 노종면앵커를 다시 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다시 겨우 시작할 수 있다. 총선이나 대선 같은 현실정치의 일정을 감안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안다.
첨언하자면 지역언론도 대안언론이 분명 필요하다. 인천in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많은 후원과 주주출자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필자는 지난 2년간 인천in을 후원을 해왔고 이번주 내에 주주출자에 참여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