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민문화예술에 찾아온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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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민문화예술에 찾아온 봄
  • 전승용
  • 승인 2016.04.0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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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전승용 /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주임교수

3월의 끝자락에 찾아온 ‘소우주환상곡’이라는 공연은 인천의 시민문화예술에 봄이 왔음을 알렸다.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3월19부터 20일까지 이틀 동안 총 3회 개최된 이 공연은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이하 ‘문화바람’)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뮤지컬이다. 공연의 내용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고 있는 시민들이 어느새 잊고 지낸 자신의 꿈과 삶의 의미를 시민합창단 이라는 동아리(생활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우주환상곡’에는 취업준비생, 가정주부, 회사원, 보험설계사 등 평범한 시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이 공연이 의미 있는 것은 시민들의 힘으로 이루어낸 결실이라는 것이다. 먼저 출연 배우들은 전문 배우가 아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선발되었고, 문화바람의 동아리 회원들도 참여했다. 그리고 약 2천5백만 원의 공연 제작비는 모두 시민들의 후원으로 마련되었다. 인천광역시부평구문화재단에서 대관료 일부를 지원받은 것 이외에는 공공기금의 지원 없이 모든 것을 시민들의 힘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우주환상곡’은 생활문화예술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림 > 소우주환상곡에 참여한 시민 배우들


정부의 문화정책은 문화시설 건립과 같은 하드웨어 구축 중심에서 지역의 생활과 삶과 연계된 소프트웨어 중심의 문화정책으로 변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수의 창작자나 문화매개자 양성을 넘어 주민의 문화매개자화 및 문화자치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확산되고 있다. 2014년도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설정하고 「문화기본법」, 「지역문화진흥법」 등 관련 법령을 제정하여 주민주도적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특히 생활 속 문화 확산이라는 정부의 문화융성정책 방향에 따라 ‘생활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정부는 이와 관련하여 지역 생활문화 확산의 거점으로 생활문화센터를 전국에 조성하고 있다.



< 생활문화센터의 개념 >


< 생활문화센터의 비전과 미션 >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2014), 『생활문화센터 운영 가이드북』, pp.6~7.


인천광역시도 시민의 자발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장려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인천광역시 생활문화지원 조례>(2014년5월26일)를 제정하여 생활문화 활성화에 필요한 사업과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제도를 마련하였다. 생활문화센터 조성과 관련하여 인천에는 남구학산소극장(남구), 인천아트플랫폼(중구), 솔마루사랑방(동구) 3개가 생활문화센터로 먼저 지정되었고, 모두 올 상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또한 인천개항장, 송림골, 청학지하보도, 부평아트하우스 등 4곳도 추가로 조성된다.(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까지 100개의 생활문화센터를 조성할 예정임. 2014년부터 2015년까지 13개 광역시도에 총70개 생활문화센터가 지정됨)    

생활문화센터 조성을 앞두고 여러 연구기관에서 발행한 생활문화 활성화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국내 성공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곳 중 하나가 성남의 사랑방문화클럽과 인천의 문화바람이다. 특히 인천의 문화바람은 성남과 같이 지자체에서 시설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방식과 다르게 기존에 형성되어있던 동호회 단체가 자발적으로 회비를 모아 네트워크 조직을 만들었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오랜 시간 지역의 생활문화예술 활동을 인큐베이팅한 결과 동호회의 창작·발표 활동을 넘어 시민문화예술 축제를 개최하거나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는 등 지역공동체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지역주민의 자율적인 문화 활동의 거점공간으로 성장 발전했다.

이런 의미에서 문화바람의 ‘소우주환상곡’은 생활문화예술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소박한 무대, 배우들의 조금은 어설픈 연기, 그러나 그들이 펼쳐내는 이야기에 우리는 함께 울고 웃었다.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소우주환상곡’을 통해 인천생활문화예술의 수준과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지역의 생활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노력과 함께 지역에 적합한 제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연구조사를 통해 세밀한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발표된 「인천 비전 2050(안)」 에서 ‘20대 미래어젠다’ 실천전략에도 ‘시민생활문화예술 창조시대(1人1藝)’가 중요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인천 시민문화예술에 따뜻한 봄바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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