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MD협회 정재필 회장
상태바
(사)한국MD협회 정재필 회장
  • 어깨나눔
  • 승인 2016.04.27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기업 브랜드화가 필요



“사회는 냉정합니다. 누가 지갑을 열어서 살 지 곰곰이 생각하며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잘 만들고, 제품의 원가를 계산해 가격을 결정하고, 판매를 잘 해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제조업의 수익구조다. 그러나 정재필(44) 한국MD협회장의 말은 책에서 배운 경제논리와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가격과 가치는 고객이 평가한다

그러나 제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이 순서가 맞지 않다. 가격과 가치는 고객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생산자가 아무리 비싼 원료로 가치있는 상품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상품으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제품이 상품화되려면 시장에서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디어상품이 있으면 시장수요부터 조사해서 역으로 생산과 가격을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제품 생산 싸이클이 짧은 것은 가능하겠지만 긴 것은 제품이 나올 때는 또 다른 시장 환경이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래도 시장조사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상품기획자라고 불리는 MD(Merchan Diser)다운 말이다.

“기업이 좋은 제품(baby)을 만들어 놓고 누구에게 팔까하는 고민은 결혼 컨설턴트들이 상대자를 골자주는 것과 같습니다. MD는 결혼 상대자들이 어떤 스타일을 찾는 지를 파악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혼상대자 스펙보다는 그들이 선호하는 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정 회장은 상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판매 전략을 촘촘히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제조업들이 시장을 외면하고 잘 만든 제품이 시장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한탄하다가 문을 닫는 곳도 여럿 봤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회적경제 기업들 대부분이 영세합니다. 생산력도 떨어지고, 제품기술도 낮습니다. 그러나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봐요. 품질면에서 월등한 제품도 상당합니다. 사회적기업 브랜드화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마케팅도 수월하고, 제품 공급도 원활할 것이라고 봅니다. 저희 협회에서도 전국 1천100여개의 사회적기업중 상위 10%에 대한 제품을 협회 MD들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연구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MD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말씀해주시죠.
▶MD들이 원하는 상품을 생산하십시오. 제품을 만들기 전에 MD와 협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상표, 가격, 포장 등 상품품평회를 함께 하면 MD들도 책임감이 있어 적극성을 가질 수밖에 없죠. 특히 영세기업일 수록 주저하지 말고 상담을 받고, MD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합니다.
 
-MD로 성공을 일군 기업을 하나만 꼽으라면 어떤 곳인가요.
▶‘한복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치, 반찬, 공탕 등을 만들어 파는 회사인데요,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이젠 250명까지 늘 정도로 사세가 확장됐습니다. 당시에 한성, 종갓집 등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궁중요리의 대가인 ‘한복선’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매운김치를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죠. 홈쇼핑, 대형 마트를 집중 공략한 것이 큰 효과를 봤습니다.
 
 -말씀 들어보니 기업에서 MD의 역할이 중요한데요, 개인적인 철학은 무엇인가요.
▶“MD는 순발력이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업체, 상품, 매출, 시간 등 4가지를 MD의 중요한 요소라고 하는데요, 그 중에서 시간이 가장 소중합니다. 짧은 시간에 판단해서 결과를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을 갖고 생활합니다. 김치냉장고를 팔 때 김치를 사은품으로 활용했어요. 연관 상품으로 기획했는데 크게 히트를 쳤죠. 순발력이 아니겠어요.
 
-회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앞으로 MD가 각광받는 직업으로 부상할 예감이 드는데요.
▶지망생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학원도 많이 생기구요. 6개월 과정으로 가르치는 학원들이 있는데요. 취업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전시하고, 기획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방송, 신문 등 미디어매체를 통한 홍보까지 원스톱 판매전략을 세워야하기 때문에 분야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인력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경제 주체들에게 판매 전략 조언을 해주시죠.

▶마케팅은 정답이 없습니다. 서점에 가면 마케팅관련 책이 엄청 많습니다. 그 만큼 전략이 다양하다는 말씀이죠. 마케팅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상황에 따라 항상 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영세기업이라고 해서 위축되지 말고, 협회나 관련기관과 언제든지 협의해서 진행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장을 분석한 뒤에 제조가 이뤄져야 합니다. 혼자 고민하시지 말고 주위를 돌아보면 활용할 방법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