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내 아이가 실천하는 특별한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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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내 아이가 실천하는 특별한 봉사
  • 문석영 시민기자
  • 승인 2016.06.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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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초등학생과 발달장애 성인과의 통합교육 펼치는 안해룡 교사



송림초등학교 학생들과 송림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직업재활실 이용자는 매월 1회 특별한 만남을 갖는다.
이제 슬슬 철이 들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6학년과 세상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지적, 발달 장애인들과의 통합 체육활동이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송림초교 강당에서 열리는 것이다.

이 사업은 송림초교 교사인 안해룡 교사의 제안으로 2014년부터 시작한 지역사회 연계 활동 중 하나다. 그 중 지금까지 꾸준히 양 기관이 유기적으로 만남을 지속하며 진행되고 있는 장애인통합 체육활동의 현장을 찾아 담당 안해룡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기자 : 송림종합사회복지관 장애인직업재활실과 연계하여 활동한지는 얼마나 되었고, 어떤 프로그램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안해룡 교사: 송림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하여 활동을 시작한 지는 3년이 되었습니다. 2014년 초창기에는 송림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한 지역사회 4개 단체 (동구노인복지관, 동구노인문화센터, 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교육활동에 대한 MOU를 체결하면서 시작이 되었는데, 지금은 장애인 통합체육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4년 시작할 당시에는 장애인과 함께하는 체육활동 프로그램과 홀몸어르신(독거노인) 생활지원 봉사활동 프로그램 두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인 체육(신체활동)과 국어, 봉사활동 등의 다양한 교과시간을 재구성하여 글과 말로 배우는 인성교육이 아닌 체험을 통해 배우는 인성교육을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기획했지요.

하지만, 초기에는 활동에 대한 반응이 미온적이였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있었지만 장애성인과 함께 체육활동을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장애인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에 대한 불신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아이들이 잘 따라주었고 복지관 이용자들인 장애인들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거워하더라구요.





기자 : 처음에 어떤 목표로 시작하였나요. 3년 정도 진행하시면서 그 성과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해룡 교사 :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갖추게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성과는 단기적으로 그 효과를 검증하기엔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더욱이 학생 인성을 수치화 할 수 없고 그 효과가 검증되기 힘이 듭니다. 하지만 장애인과 함께하는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눈으로 목격하고 귀로 듣는 일이 많아지면 질수록 그 성과와 효과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학생들 중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거나 행동이 산만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는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장애인들과 통합 체육 활동 후에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같이 활동한 후에 그런 편견을 없앨 수 있었어요.” 하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변화를 아이들의 말과 행동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자 : 앞선 질문과 조금 비슷하지만,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실제로 변화가 있었나요?
 
안해룡 교사 : 아이들은 이시간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체육, 신체활동은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활동입니다. 거기에 장애인과 함께한다는 새로운 경험적 측면이 더해지고 봉사활동까지 한다고 생각하며 활동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활동 후 그냥 신체활동을 할 때 느끼는 즐거움 이상으로 성취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장애인과의 만남 자체도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일 수 있는데 주어진 과제를 다른 팀과 경쟁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서로 돕지 않으면 안 되는 게임 구조 속에서 배려와 협동, 소통과 공감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기자 : 3년 동안 해오셨으면 짧은 기간이 아닌데요.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해룡 교사 : 교사로서 가장 큰 보람은 생각이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인 것 같습니다. 평소 급한 성격 때문에 신체활동을 잘 못하는 친구들에게 면박을 주던 학생이 있었는데 활동에 참여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묻지도 않았는데 와서 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기자 : 통계자료를 보면 성인들의 장애인 차별지수보다 어린아이들의 차별지수가 무척 낮게 나타나던데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역시 아이들의 세상이 더 평화롭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안해룡 교사 : 아이들이 함께 활동한 이야기를 가정에도 곧잘 전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부모님들이 좋다는 평을 해주시도 하시죠.

 
기자 :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이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 프로그램을 지속하실 것이라고 하셨는데,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안해룡 교사 : 장애인과 함께하는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일반화 해 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신체활동에 관한 노하우를 기록하고 프로그램을 가다듬어서 여러 곳에 퍼져 있는 복지관 등과 연계한 체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신체활동을 개발해서 전국에 있는 초등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수업을 하는 교육과정 내 시간에서 아이들이 신체활동을 하면서 봉사를 하는 활동은 말과 글로 배우는 인성이 아닌 체험으로 나타나는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으로 배운 인성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송림종합사회복지관 담당자와도 만남을 가졌다. 송림종합사회복지관은 동구 내에 위치한 유일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복지관측 장애인 담당을 맡고 있는 문미정 과장은 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신체활동 (요가, 에어로빅, 태권체조, 걷기활동 등) 이 제공되지만 송림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을 가장 즐거워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통합은 말이나 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함께 공유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송림초등학교와의 통합 활동이 잘 진행되고 안해룡 교사의 생각처럼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와 복지관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양 기관이 이 프로그램을 잘 발전시켜 대한민국 장애인 통합의 좋은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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