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개원 61주년, "가톨릭 이념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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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개원 61주년, "가톨릭 이념은 어디에?"
  • 이미루 기자
  • 승인 2016.06.27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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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대책위, 인천성모병원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열어

'인천성모병원·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7일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인천성모병원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올해 개원 61주년을 맞이한 인천성모병원에 대해 "인천성모병원의 가톨릭 이념은 어디에 있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성모병원 앞, 대책위는 성모병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 = 이미루 기자


이들은 "병원의 노조탄압은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 조합원들에 대한 관리자들의 대대적인 탈퇴공작이 이어졌고, 관리자들의 협박과 회유를 견디지 못한 조합원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관리자들의 손에 이끌려 노동조합 탈퇴 내용증명을 보내왔다"며 비난했다. 

대책위는 "천주교 인천교구가 병원경영을 시작하면서 병원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고 일하는 직원의 숫자도 늘었지만, 전체 직원의 50%가 넘었던 노동조합 규모가 1%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작아졌다"며, "노동조합이 이렇게 급격히 축소된다는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천시민대책위 양승조 대표는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모든 성직자들의 책임이 아니냐"며, "병원이야말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곳이어야 하는데, 성모병원은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노조탄압을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이 하루빨리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변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민대책위 양재덕 공동대표도 "노조탄압과 보험공단에 무리한 청구권 행사 및 과잉진료 등을 자행했던 성모병원이 61주년을 맞이하여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종업원들이 가족처럼 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이 정상화 될 때 까지 함께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천성모병원은 지난 1955년 6월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지역주민들과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성모자애병원'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천주교 인천교구가 병원을 인수 '인천성모병원'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으며 지금까지 인천교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에 성모병원 노조는 인천교구를 대상으로 대화를 시도하려 했으나 인천교구에서는 "병원과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은 "지난 해 진실로 밝혀진 국제성모병원의 가짜 환자 의료급여 부당청구사건과 인천성모병원의 노동인권탄압사례는 경영자와 병원이 어떻게 직원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병원이 근본적인 책무와 종교적인 이념을 망각한 채 오직 수익추구에만 매몰되어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를 부당한 방법으로 편취하고 노동조합 지부장을 집단적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인천성모병원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위해 병원측과 공식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과 관련 김창곤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모처럼 공식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이를 통해 유의미한 결실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성모병원 노동조합은 지난 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통해 성모병원 사태해결을 제1순위로 처리하고자 했으나 병원측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최승제 보건의료노조 인부천본부 조직부장은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고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듯이 병원의 주인은 환자이며 그 지역 주민"이라며, "성모병원이 원장과 부원장 및 소수 경영진의 것이 아닌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성모병원의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앞으로도 거리 선전전 및 투쟁 활동을 전개해 나가며 시민사회에 성모병원 사태를 최대한 널리 알리고, 성모병원이 정상화 될 때 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성모병원은 천주교재단에서 운영하는 것이기때문에 인천교구에도 아주 책임을 묻지 않을 수는 없다"며, 다시 한 번 인천교구 주교와 면담을 요청할 의지가 있음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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