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저렴’ 이미지 뉴스테이, 시민들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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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저렴’ 이미지 뉴스테이, 시민들은 “글쎄”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11.0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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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주변시세보다 월등히 비싸... 주거환경은 '매력' 없지 않아

도화지구 뉴스테이 조감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 권장되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지만, 인천시내 뉴스테이가 진행되는 곳의 주변은 이같은 이미지와는 상충되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택난 해결에 기여할 지 의문이 여전하다.
 
2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경기와 인천에 거주하는 30대에서 60대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뉴스테이 관련 인식 및 선호도 조사’를 했는데, 전체 1천 명 중 714명이 뉴스테이 임차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고 이 업체 측 은 밝혔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뉴스테이 계약 시 고려하는 주요 장점 사항에 대한 응답자들의 답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월 임대료’가 6개 답안 중 가장 많은 641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어 ‘8년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다는 점’이 572명, ‘연간 최대 5%로 제한되는 임대료 상승률’이 311명, ‘임대인)과의 대면 및 마찰이 없다는 점’이 168명, ‘중대형 건설사의 신축 아파트’ 164명 순으로 지지를 받았다. (리얼투데이 측은 중복 답변이라고 밝힘.)
 
실제 리얼투데이의 이같은 조사 결과는 인천에도 일부 적용되는 부분이 있다. 부동산 경기가 한파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뉴스테이의 인기를 꽤 얻고 있으며 실제 전국 1호 뉴스테이로 공사 현장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방문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던 도화지구 뉴스테이의 인기가 이를 증명하기도 했다.
 
지역사회는 분양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주변 시세보다 비싼 임대료를 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화 뉴스테이에 대부분 부정적인 예상을 했다. 그러나 막상 분양이 된 뒤 총 2,100여 세대는 평균 청약 경쟁률 5.5대 1로 마감되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분양 당시를 기준으로 인천 관내의 1년 간 분양 평균 청약률이 약 2.5대 1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적인 셈이다.
 
특히 기존 도시정비구역 가운데서도 일반적인 재개발 형식으로 진행되다 경기 한파로 수년 간 사업 진행이 더뎠던 청천2구역과 십정2구역 역시 뉴스테이로의 전환 이후 사업에 급물살을 타면서 좋은 출구전략으로 업계가 주목을 했고, 이에 고무된 인천시는 언론에 성공 사례로 홍보했다.
 
그러나 뉴스테이가 좋은 분양성적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인천을 벗어나면 아직 미분양되거나 한참 뒤에야 마감이 된 사례들도 얼마든 있다. 뉴스테이로 진행되는 신동탄 SK뷰와 같은 지구 롯데캐슬, 수원 권선 한화 꿈에그린 등 경기 중남부 지역의 뉴스테이 현황에서는 분양접수를 늦게까지 받아 겨우 마감했거나 아직 마감이 되지 않은 사례들이 꽤 있다.
 
분양이 조기 마감됐다는 도화지구에서도 뉴스테이도 정부가 강조하는 대로 ‘주택난 해결 및 주거안정 강화’ 보다는, 실은 기업에 임대주택사업을 할 수 있게 일종의 ‘특혜’를 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뉴스테이의 임대료와 인근 시세를 비교해보면 이같은 시각의 우세함은 쉽게 증명된다. 뉴스테이의 경우 보증부월세 형태로 평형에 따라 보증금 6,500만 원 선에 55만 원 정도인데, 비교적 저소득층이 많은 도화지구의 경우 전용 84㎡ 빌라에 월세로 입주한다고 하면 보증금은 2,000만 원 정도에 월세는 40만 원 선이다.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사진 맨 오른쪽)과 유정복 인천시장(사진 왼쪽서 두 번째) 등 정부 및 시 관계자들이 뉴스테이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던 모습.
 
실제 이곳에서 활동하는 한 부동산업자는 “월세를 전제했을 때 보증금이 3,000만 원을 넘는 곳이 많지 않다”면서 “뉴스테이보다 가격경쟁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아파트들은 지금도 많고,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고급주택 도화역 대성유니드의 경우에도 계약 내용에 따라 5,000~7,000만 원 보증금에 월세 40~60만 원 정도 받는 걸 감안하면 뉴스테이가 절대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 관내의 일선 공직자들과 유관 기관 근무자들 역시 도화지구 뉴스테이에 대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인식이 없다. 인천시의 한 공직자는 “도화지구에서 그 정도 가격이면 그 지역 최상위 생활계층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인천지역 공기관의 한 직원 역시 “언론에서는 저렴하고 안정적이라고 하는데 막상 보증금과 월세 이야기를 들어보니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뉴스테이가 정한 시세가 지역과 공감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가격 외에 다른 면모들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슷한 시세에 있는 고급주택들이라 해도 뉴스테이 안으로 들어가는 주거시스템 및 편의시설을 감안하면 적어도 집 없는 중산층들에게는 매력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규제하는 8년간은 급작스런 임대료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집주인과 갈등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있다는 것이다.
 
도화지구 뉴스테이 청약을 했다는 한 시민은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 저감을 포함해 최신 설계와 생활관련 시스템 설치 등을 적용하고, 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와 어린이집은 물론 라운지 카페와 스크린골프장 등 커뮤니티 시설까지 조성돼 임대주택 안에서 프리미엄 역세권 주택에 준하는 주거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집주인과 매번 계약 간 일어나는 갈등을 겪느니 임대료 좀 더 내고 8년 간 아무 소리 안 듣고 편하게 사는 것도 방법이겠다 싶어서 뉴스테이 청약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명 가격은 비싸지만 가격 외 다른 면모에 집중하는, ‘실수요’에 중점을 둔 경우라면 뉴스테이도 분명 매력은 있다는 것이 분양 및 청약에 참여한 사람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이 역시 주택시장에서 무시할 수만은 없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뉴스테이가 주택난 해결보다 기업들에 대한 혜택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진행돼왔으며 이에따라 정부가 직접 나선 공공임대주택으로서의 기능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뉴스테이의 인기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월세 임대료는 치솟고 현상을 정부가 결국 해결하지 못한 가운데 나온 미봉책이고 이는 인천도 마찬가지”라며 “공공임대주택의 성격을 지닌 뉴스테이가 실제로는 기업들에게 저렴한 택지공급과 사업 지원 등 혜택을 주는 것으로 작용하는 만큼, 국민주택 수준으로의 공급을 정부가 주도해 보다 많은 계층의 주택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같은 사실을 의식한 듯 도화지구 뉴스테이의 사업자인 대림산업 측 관계자는 “현행 정부 규제로는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했지만 우리는 좀 더 이를 강화해 3% 이상 올리지 않기로 했고, 내부적으로는 의무 기간인 8년 이후로도 임대주택을 유지할 지의 여부도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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