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자로 나는 겨울 철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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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자로 나는 겨울 철새들
  • 김대환
  • 승인 2017.01.3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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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비행의 원리(베르누이 원리)

베르누이의 원리

베르누이의 원리는 1738년 다니엘 베르누이가 그의 저서《유체역학》(Hydrodynamica)에서 유체의 속도와 압력, 위치에너지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나타내었다. 그러나 관계식을 물리학적으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고 간단하게 원리를 설명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아래 그림과 같이 공기의 흐름이 있을 경우 위쪽 방향의 공기 흐름은 빠르게 되고 아래쪽 공기 흐름은 느리게 되어 날개의 아래쪽 보다 위쪽의 압력이 작아져서 위로 올라가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원리는 실생활에서 매우 다양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면, 야구에서 커브공을 던질 때도 적용을 할 수 있다. 공을 앞으로 회전시켜 던지면 공의 위쪽은 속도가 빠르게 되고 아래쪽은 속도가 느려지므로 위쪽의 압력이 작아져서 공이 휘게 된다. 결국 날 수 있다는 것은 날개의 모양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바람이 항상 불수는 없지만 추진력이 있고 날개를 가지고 있다면 위로 뜰 수 있는 것이다.



<베르누이의 원리>



<베르누이 원리를 이용한 실험>



새들의 비행

날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어디든지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작은 새들은 쉼 없이 날갯짓을 해서 날기 때문에 비행 중에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 특히, 바다를 건너야하는 작은 새들은 비행 중에 탈진해서 바다에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기에 새를 보기위해 섬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특히 날씨가 안 좋은 상황에서 힘들게 날아가는 새들을 자주 관찰하게 된다. 고속으로 운항중인 배에 내려앉아 휴식을 취하는 새도 자주 관찰이 되고, 심한 경우에는 파도에 부딪쳐 사라지는 새도 목격된다. 생각보다 작은 새들이 바다를 건널 때는 상당히 낮은 고도에서 비행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크기가 큰 새들도 멀리 이동할 경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겨울철새인 기러기는 비행을 할 때 V자를 그리며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러기가 이렇게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맨 앞에서 나는 새는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지만 그 뒤에 나는 새는 그만큼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아 쉽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들은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해 날갯짓도 맞춰서 난다. 기러기의 비행으로 많이 설명되고 있는 생태적 상호 작용 중에는 리더제라는 것이 있다. 즉, 맨 앞에서 나는 기러기가 리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년간의 연구 결과 맨 앞에 나는 기러기가 수시로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맨 앞에 나는 기러기가 힘이 빠지면 순서를 바꾼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에 알려진 리더제는 제고될 필요가 있다.



<기러기의 V자 비행>


역시 이동기에 섬에 가보면 많은 맹금류들이 섬의 산 정상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역시 단순히 비행 능력만으로는 먼 거리를 날기 힘들기 때문에 섬의 상승기류를 이용하기 위해 섬 위를 돌면서 고도를 높이는 것이다. 새들이 이렇게 나는 것을 범상(soaring)라고 부른다. 이는 낮이 되면 열전도율이 높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섬이 바다보다 온도가 먼저 올라가기 때문에 상승기류가 발생한다는 것을 새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범상 비행을 대표하는 새는 알바트로스이다. 알바트로스는 특별히 더 긴 날개를 이용하여 평범한 날갯짓 한번 하는 경우 없이 엄청난 거리를 비행한다. 그 원리는 바람을 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닷바람은 해수면과 가까울수록 느리고 위로 올라갈수록 빨라진다. 알바트로스는 이와같은 바람의 특징을 이용하여 바람이 부는 쪽으로 몸을 돌릴 때는 바람을 받아 위로 올라가고 바람을 등질 때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속도를 낸다.



<알바트로스의 비행>



날기 위한 조건

새들은 날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① 가벼운 무게 : 깃털은 가벼우면서 튼튼한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새의 피부는 두껍지 않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이빨이 있는 무거운 턱을 쉽게 삼키는 턱으로 바꿨으며 무거운 뼈를 속이 빈 뼈로 바꾸었다. 소화기관을 짧게 해서 음식물이 오랫동안 체내에 있지 못하도록 만들었고 심지어 오줌을 담는 방광조차 없애버렸다. 또한 체강에 공기가 들어가는 기낭을 만들어 무게를 줄이면서 몸의 모양을 만들었다.

② 날렵한 모양 : 몸 전체의 모양을 유선형으로 만들어 공기 저항을 최소화 하였다. 이런 몸의 구조는 격실을 갖춘 튼튼한 깃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가장 무거운 몸통에 날개를 달아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날 때 다리는 뒤쪽으로 오므려 뒤까지 날렵함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③ 균형 잡힌 몸 : 날기 위해 필요한 근육을 몸 중심으로 집중시켜 균형을 잡았으며, 무거운 복부의 내장 기관도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먹이가 들어있는 모래주머니는 배의 중앙에 위치하여 몸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을 준다.

④ 생리적 조건
•  체온 : 날기 위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대사율이 필요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체온과 열 보존 능력이 뛰어난 깃털이 필요하다.
•  심장 박동수 : 심장 박동수는 생리 활성의 지표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포유류 보다 조류가 더 높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체내의 혈액 공급이 원활해야하기 때문에 새가 날기 위한 조건으로 심장박동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조류는 심장 박동수의 변화가 커서 근육운동, 정신활동, 먹이 먹기 및 기온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  적혈구 : 새가 날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산소이고 산소를 운반시켜주는 것이 적혈구이다. 조류의 적혈구는 포유류에 비해 크기가 크며 빠른 속도로 혈관을 돌기 위해 모양도 타원형으로 생겼다. 또한 조류의 적혈구에는 포유류에는 없는 핵을 가지고 있다.
•  배설 : 조류는 포유류처럼 물이 많은 오줌을 싸지 않는다. 다른 동물에 비해 빠른 대사과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노폐물도 많이 생기지만, 포유류처럼 오줌으로 배설하지 않는다. 조류가 오줌을 배설하게 되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물을 몸 안에 넣고 다니는 것은 비행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  호흡률 : 날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려면 많은 양의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를 확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얼마나 많은 양의 산소를 마실 수 있냐에 달렸다. 인간의 경우 폐는 단일 구조로 되어 있어 숨을 쉬다보면 들숨과 날숨이 섞여서 뱉은 공기를 다시 마시는 상황이 생겨 효율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조류의 폐는 기낭(Air Sacs)이라는 특수 구조를 가지고 있어 들숨과 날숨의 공기가 서로 섞이지 않는다.

⑤ 예민한 시각과 빠른 대응 : 조류는 빠른 속도로 날기 때문에 순간순간 비행 상황에 대해 빠르게 대응을 해야 한다. 빠른 대응을 위해서는 그만큼 성능이 좋은 시각이 필요하다. 조류는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잘 발달된 눈을 가지고 있다. 조류의 눈은 다른 동물에 비해 시야도 넓고 정확하게 상이 눈에 맺힌다. 또한 그런 시력을 통해 빠른 판단력도 가능하여 참매가 숲속의 나무 사이를 나는 것처럼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인하사대부고 생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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