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난 노숙인들의 터전, 자산공사 3달 넘게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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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난 노숙인들의 터전, 자산공사 3달 넘게 ‘방치’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7.05.17 15: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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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나 정상화... 관계자 “고의 지연 의혹” 주장

지난 3월1일 오전11시40분쯤 발생한 화재로 잿더미가 된 사회적기업 '계양구재활용센터' ©윤성문 기자 

 
16년 동안 지역 노숙인의 자활터전이었던 사회적기업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인천 계산동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인천 계양구재활용센터’는 화재 이후 3달 넘게 영업을 못하고 있다. 지난 3월1일 오전 11시40분쯤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가구, 가전제품, 의류 등 내부에 있던 재활용 제품들은 모두 불타버렸다. 다행히 화재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은 받을 수 있지만, 화재현장 복구는 더디기만 하다.
 
현재 재활용센터는 건물전체가 시꺼멓게 그을려 있는 등 지난 화마의 흔적이 여전하다. 지난달 말 화재쓰레기들은 치워졌지만, 건물 안전진단과 설계시방, 개·보수공사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 정상영업까진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활용센터의 건물 소유자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대책회의를 열고 대표이사인 이준모 목사에게 조속한 복구를 약속했다. 하지만 자산공사는 3개월여 지난 11일에 부랴부랴 복구일정을 내놓았다. 자산공사는 10월에야 정상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활용센터 측은 “소방서와 보험회사에 따르면 내부 재활용 물품만 타고 진화된 것으로, 절차만 빠르면 속히 복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자산공사의 내부 결재과정으로 화재쓰레기를 치우는데 만 무려 3개월이 걸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현장복구가 길어지며 재활용센터는 재정상 한계에 부딪쳤다. 그동안 후원금 명목으로 들어온 돈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이젠 이마저도 바닥난 상황이다. 센터에서 일하던 6명의 노숙인들은 일손을 놓고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될 막막한 처지에 놓였다. 

이 목사는 “센터가 8개월 동안 영업할 수 없게 돼 도산위기에 몰렸다. 공사는 지금까지 노숙인들이 번 돈으로 임대료를 챙겨 왔으면서, 이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노숙인의 인건비 문제로 공사에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고 했으나, 이는 별개의 문제라며 화재복구를 지연시키고 있다. 센터를 매각하고 폐쇄하려 한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재활용센터는 지난 2001년 (사)‘인천 내일을여는집’이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이후 16년간 800여 명을 자활시킨 공을 인정받아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사회적기업의 모범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공사 측 관계자는 “안전진단은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고 있다. 또한 공식적인 절차와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매각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재활용센터 내부 복도(위)와 사무실(아래) ©윤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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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ㄴ 2017-05-18 09:44:05
자산관리공사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업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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