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도시를 경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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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도시를 경작하다
  • 김미령 정진숙 이병식 조용만
  • 승인 2017.09.10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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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인문학네트워크 축제] (7)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하는‘2017 인문학네트워크축제’가 9월16일 인천아트플랫폼과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에서 열린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단체와 예술활동을 하는 그룹이 참여하여 인문학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번 축제를 주관한다. 철학, 문학, 도시농업, 교육, 춤, 영화, 연극, 기타, 밴드, 사진, 누드크로키, 캘리그라피, 재즈, 인조이아시아, 도서전시 등 다양한 내용을 펼친다.
<인천in>은 ‘인문아카데미 시민기자단’과 공동으로 이번 축제에 참가하는 각 단체와 사람을 소개한다. 그들의 목적과 현재하고 있는 활동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한다. 각 참여단체들이 한 자리에서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은 우리에게 다종다양한 그들의 ‘차이’를 통해 다른 세계들을 알게 할 기회를 제공한다. 9월16일 축제일까지 매주 2회 ‘인문아카데미 시민기자단’의 취재를 통해 소식을 전한다.



여우재 공동체 텃밭


<취재 = 김미령 정진숙 이병식 조용만 '인문아카데미 시민기자단'>


‘2017 인문학네트워크축제’에 참여하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김충기 대표를 만났다. ‘도시농업네트워크’의 설립배경과 활동 그리고 역사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들었고, ‘2017 인문학네트워크축제’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호미로 경작하다’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김충기 대표가 바라는 토지경작권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김충기 대표

 


- 도시농업네트워크 설립배경은 무엇인가요?

2007년도에 도시농업네트워크를 설립했습니다. 여러 단체들의 활동가들이 모여서 ‘도시농업을 의제로 삼아서 풀뿌리운동을 해보자’ 라고 하면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청소년단체나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타 등에서 생태교육과 상자 텃밭 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2년 후에 도시농부학교를 자체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도시농부학교란 도시에서 농사짓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체계적으로 텃밭농사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1회 때 30명 모집인데 일주일 만에 70명이 신청할 정도로 사람들의 요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2009년부터 네트워크조직이 아니라 단체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단체는 농사짓는 사람들이 농사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새로운 의제를 찾는 과정에서 농업이라는 의제가 중요하고 새로운 활동이 될 수 있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 도시농업네트워크의 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요?

가장 기본은 텃밭입니다. 농부학교 기초교육을 받고 저희들과 같이 농사지을 공간을 마련해서 공동체텃밭을 중심으로 텃밭활동을 하는 텃밭회원이 있습니다. 농부학교 기초과정은 농사를 중심으로 알려드립니다. 모종판에서 모종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씨앗나누기, 텃밭 만들기, 퇴비 , 병충해 생겼을 때 친환경으로 처리하는 방법 등을 알려드립니다. 두 번째는 생태텃밭 전문 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하고 여기서 양성된 분들은 텃밭교육활동가 모임을 합니다. 이분들은 아이들에게 텃밭교육을 하는 활동을 합니다.
전문가과정은 좀 더 심화된 내용으로 도시농업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도시공원이 있을 때 아이들이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하려면 텃밭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설계하고,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 몇 개 소모임으로 양봉모임 ‘달달사‘, 책 읽는 모임 ’주경야독‘ 등이 있습니다. 


- 도시농업네트워크의 역사에 대해서도 궁금하네요.

2007년도에 단체에 만들어지고 2008년도부터 공동체텃밭을 시작하면서 도시농업네트워크회원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교육사업 농부학교 강사양성과정을 통해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원이 생기면서 단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2년도 도시농업이 법제화 되어 '도시농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생겼습니다.  2014년에 단체는 '도시농업지원센터 지정' 및 '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받았습니다. 올해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청년기념행사를 하면서 지금까지의 활동과는 다르게 앞으로 1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준비할 생각입니까?

인천시에 도시농업 정책이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재정이 나아져서 적극적으로 정책적으로 제안할 생각이고 체제를 어떻게 세워야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부평구, 남구는 도시농업 팀이 만들어지면서 ‘구’차원에서 도시농업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행정단위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우리가 해왔던 내용들을 어떻게 정책에 반영할 것인가? 어떻게 제대로 활성화 할 것인가? 등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민간이 도시농업 활성화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시’나 ‘구’차원에서 운영되는 주말농장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텃밭의 형식으로 지속가능한 발전과 운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동체 텃밭이 제대로 운영되게 하려면 전문 인력을 양성해서 공익적이고 친환경적인 것들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씩 가더라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고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인천시 정책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가? 지역단위에서 어떻게 집행하고 지원할 것인가? 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고민해 봐야 합니다.

교육적으로 아이들의 체험과 관련하여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연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학교 텃밭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규프로그램을 지원을 해야 합니다. 텃밭 조성이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학교에서는 운영을 하려면 선생님들이 관리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교육투자를 통해 학교 텃밭에 전문가를 투입해서 아이들 교육프로그램을 짜서 전담할 수 있도록 운영하면 공공일자리도 늘어나고 아이들 텃밭교육도 하게 되어 공익적인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농부학교에서 아이들이 한해 같이 농사를 지으면 많이 달라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말해주세요.

가치라고 하면 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공동체인가? 깨어있는 사람들의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깨어있는 시민으로서의 도시농부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자텃밭 하나 분양받아서 베란다에서 농사지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면 나를 위해서 농사를 짓는 겁니다. 주위 생각을 안 하면 환경도 안 좋게 할 수도 있고,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면서 할 수도 있습니다. 이걸 하긴 하지만 농업정책에 대해 무비판적이고 주위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도시농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농사를 계기로 먹거리에 대해서 깊숙이 알게 되고, 농민들이 어려운 이유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고, 환경이 파괴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점차적으로 깨우치는 사람이 되어야 진정한 도시농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농사만 지을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같이 토론하는 그런 모임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공동체텃밭에서 어울리다 보면 서로 동화되면서 공동체 속에서 함께하는 삶의 기쁨을 누리는 효과가 큽니다.


- ‘2017 인문학네트워크축제’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주경야독은 ‘호미로 도시를 경작하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설명 부탁합니다.

일단은 도시농부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싶은 것이 일차적인 이유입니다. 도시농업이 뭐고 도시농부가 어떤 사람들이고, 모여서 책을 읽는 것이 도시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런 것들을 인문학적으로 이야기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주경야독은 저희 네트워크의 독서모임입니다. 처음 제가 제안해서 만들었고 주로 농사와 연관된 책을 읽었습니다. 퇴비와 관련된 책이나 먹거리에 대한 책도 읽었습니다. 여러 가지 토론도 해보고 도시 농업에 대한 지식을 쌓았습니다. 지금은 확장해서 다양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박형준 회원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문학네트워크축제에서 토크 형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저와 박형준 회원이 도시농업네트워크 활동과 주경야독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도시 농업 운동을 처음 만드신 안철환 선생님의 도시 농부에 대한 인문학적 이야기를 들어 보는 시간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질문과 대화로 소통하는 90분이 될 것입니다.


- 이 인터뷰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도시농업에 대한 견해를 새롭게 하고 공간 사용에 대한 권리, 권리로서 도시농업을 주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화두를 던져봅니다. 도시농업의 운동이 패러다임의 전환이 되고 나아가서는 도시경작권에 대한 운동으로 퍼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독일에서는 도시의 공간을 시민들이 이용할 권리를 위해 공유도시운동도 하고 도시의 여러 자원들을 공유하자고 합니다. 도시의 유용공간을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도시농업과 접목시키면 ‘도시경작권’이 됩니다. 공동체를 살려서 경작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고, 도시텃밭공간을 인정받는 ‘도시 농작권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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