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게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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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게 죄인가?'
  • 이병기
  • 승인 2010.01.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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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일자리 없나요?] 중장년 실업, 구직난 더 심화

지난 11월 열린 인천 일자리축제에 참여한 한 시민이 면접을 보고 있다.

# 동인천에 사는 이모(60)씨는 한겨울 걱정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 지난 12월 희망근로가 끝나 매월 90만원 정도 들어오던 수입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노부(老父)와 누이, 아들 등 4식구가 살고 있지만, 자신의 벌이가 끊기고 아들 수입 120만원으로는 네 식구 살기가 빠듯하다. 매달 지출되는 공과금과 겨울철 난방비, 대출금 이자를 생각하면 서둘러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하건만 경기도 어려울 뿐더러 나이 때문에 취직도 쉽지 않다.

얼마 전 인천의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종료되면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들 대부분은 50대 이상으로 이씨처럼 다른 사업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3월께 희망근로가 다시 시작된다고 하지만 서민들에게 더 쌀쌀한 겨울바람은 그들의 가슴까지 시리게 한다.

진정 어려운 서민들에게는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도움을 주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역의 취업관련 한 전문가는 "'희망근로'로보다는 '절망근로'라고 부른다"며 "중소기업들은 구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판에 노동강도도 낮은 일에 100만원을 주면 누가 중소기업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는 "희망근로는 도시보다 농촌에서 구직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며 "노동의 질은 떨어지고 구직자들에게 좋지 않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희망근로 대신 중소기업의 지원으로 복지와 급여 수준을 향상시켜 기업과 구직자 모두 'win-win'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경인지방노동청의 2009년 11호 지역노동경제 브리프에 따르면 2009년 10월 인천의 취업자는 131만2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6천명(2%)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만명, 4.3% 증가)과 60세 이상(6천명, 5.8% 증가)에서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30대(3천명, 0.8%)와 40대(2천명, 0.6%), 50대(5천명 2.2%)는 소폭 상승했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 3/4분기 인천의 중장년 실업률은 3.6%(3만6천명)로 서울 3.7%(13만2천명), 부산3.4%(4만1천명)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경기도 2.7%(11만6천명), 전국 2.8%(49만명)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와 지자체의 고용창출 투자 절실

양재덕 인천종합일자리지원센터장양재덕 인천종합일자리지원센터장은 "인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중소기업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편"이라며 "그러나 힘든 일과 나이 제한으로 중장년층의 취업이 어려워 기업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그럼에도 구인에 비해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3배나 많다"며 "이곳을 찾는 구직자의 대부분이 40대이지만, 자리가 나도 임금이 낮아 연결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특별한 방안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의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으로 실업률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지역의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양 센터장은 "송도나 청라 지구에 장기적 관점에서 고용창출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회적 일자리를 확대해 창업이나 고용창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시나 구 차원에서 프로젝트 공모 등 적극적인 투자로 실업률을 낮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천경제통상진흥원은 지난 12월부터 구직자와 구인 기업, 취업을 지원하는 지자체, 지역 대학 등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일자리 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일자리 통합시스템은 10개 군·구에 분산돼 있는 취업 정보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구직자에게 전달하고 지역 주민의 고용을 유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더불어 통합 시스템이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훈련 및 재취업 촉진 시스템 등을 세우고, 생산직 및 비정규직 인력 채용 정보를 원스톱에 제공하는 창구도 운영한다.

양재덕 센터장은 "노동청의 워크넷과 비슷한 취지로 인천 일자리 통합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됐다"며 "기존의 노동청 워크넷이 전국을 대상으로 단순한 취업 정보만 전달해 줬다면, 이 시스템은 시와 구에서 지역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책임의식을 갖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종합일자리 통합시스템: http://www.jobincheon.or.kr

인천종합일자리지원센터: http://www.incheonjob.org (문의: 032-458-7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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