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이 올해 시민의 문화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인천문화재단 강광(사진) 대표이사는 9일 연 기자 간담회에서 "시민이 단순히 (문화예술) 향유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강 대표이사가 밝힌 사업들을 보면, 우선 지난해까지 문화예술지원사업에 포함돼 있던 '시민문화활동지원' 분야를 따로 떼내 운영한다. 이 분야는 시민의 창작·발표 활동과 시민참여형 문화활동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연말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한 시민예술프로그램인 '인천왈츠'에 올해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시민이 관객으로서 전문예술가 공연을 보고 즐기는 데 그쳤다면, 올해는 전문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인천왈츠'를 만들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인천문화재단 내 자문기구로 (가칭)시민문화위원회를 설치한다.
강 대표이사는 "각종 사업을 벌이는 데 인천문화재단의 내부 역량은 성숙했다고 보지만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데는 아직 부족하지 않나 싶다"면서 "인천문화재단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젊은 예술가와 시민문화활동가 등으로 시민문화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외부와 소통을 위해서 사무처장을 한 명 더 늘리는 등 이달 안에 조직 개편도 할 예정이다.
지역 내 유관기관이나 기업, 언론, 문화예술단체 등과 연계 프로그램도 벌이기로 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올해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 사업을 새롭게 시도하는 등 젊은 예술인을 발굴하는 데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문화예술지원사업도 1년에 한 차례 하던 것을 올해는 상·하반기로 나눠 두 번 진행한다. 탈락자가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주겠다는 뜻이다.
예총이나 민예총 등 문화예술단체 지원 사업은 '나눠주기' 방식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엄격하게 심사하겠다고 했다.
인천이 문화를 통해서 '평화도시'로서 도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 사업도 활용하기로 했다.
먼저 문화예술단체가 벌이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이 연평도 등 서해5도 지역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을 결정할 때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게 강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인천문화재단은 2009년 덕적도, 2010년 대이작도 등지에서 벌인 '섬공공예술프로젝트'를 올해는 연평도에서 펼치기로 했다. 꽃밭 가꾸기 등 기존 프로젝트와 달리, 연평도의 상황을 고려해 평화와 문화를 접목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구상하고 있다.
강 대표이사는 "연평도 사태 이후 긴장이 높아진 서해5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내외 예술인들의 관심이 큰 인천아트플랫폼의 운영 내실화도 꾀한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최근 마감한 입주 예술가 공모에서 외국인을 2명 모집하는 데 90명이나 응모했고, 국내 예술가도 300명 가까이 신청하는 등 전체 경쟁률이 10대 1에 달했다.
구도심 재생 사업의 성공 사례로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외부의 관심이 크지만, 정작 인천시민의 인지도는 낮다는 게 자체 평가다.
강 대표이사는 "시민과 입주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각적으로 홍보 활동을 벌여 시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아트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