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을거리 "알고 소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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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먹을거리 "알고 소비하자"
  • 이혜정
  • 승인 2011.03.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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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협동조합 … 건강도 지키고 농촌도 살릴 수 있어 "좋다"


  대형마트에서 한 주부가 유기농산물 표시마크를 확인하고 있다.

취재 : 이혜정 기자

최근 구제역과 신종플루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먹을거리 걱정을 더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그렇다면 안전한 먹을거리나 정직한 먹을거리는 없을까.

우선 '친환경 농산물'을 꼽을 수 있다.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있는 가운데 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선 '유기농'과 '친환경'이 넘쳐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체 뭘 사서 먹어야 할지, 무엇이 안전한 먹을거리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직접 마트를 찾아가 친환경 먹을거리 인증표시를 알아봤다.

지난 10일 오전 인천지역의 한 대형마트. 소비자들은 친환경 인증표시를 꼼꼼히 살펴본다. 유기농 식품코너에는 각종 채소와 야채, 과일 등이 모여 있다.


'저농약 농산물'이라고 표기된 사과.

깔끔한 포장지 위에 '유기농산물'이라고 표기된 상추, 깻잎, 고추 등 갖가지 채소가 진열돼 있다. 다른 한쪽에는 '무농약 농산물'이라고 쓰인 채소와 과일들도 보인다. '사과' 모양의 인증표시와 함께 유기농·무기농·저농약 농산물이라고 표기돼 있다.

유제품 코너에는 일반 우유에 비해 가격이 배가 되는 유기농 우유들이 보인다. 뒷면 또는 옆면에는 사과 모양 표시와 함께 '유기축산물·HACCP' 글자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HACCP' 표시만 돼 있다. 또 어떤 유기농 우유에는 원유가 유럽산으로 국제공인 유기농 인증마크(IFOAM)가 붙어 있다.


몸에 나쁘지 않다고 표시한 과자.

가공식품 코너에는 두부, 된장, 소시지 등이 나란히 진열돼 있다. 하지만 가공식품의 표시는 아리송하다. 포장 위에 HACCP, 합성보존료 무첨가, 합성착향료·합성산화방지제 무첨가 등 유기농·친환경이라는 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스낵코너에도 역시 '유기농'이나 '친환경'이 표시된 제품을 찾기 힘들다. 합성첨가물 무첨가, 합성착향료 무첨가, 트렌스지방 0g, 콜레스테롤 0mg, 저나트륨 등 제조사마다 자체적으로 몸에 나쁘지 않다고 광고하는 표시만 수두룩하다. 프리미엄 과자라고 광고하는 제품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쌀이나 일부 재료만 국산을 사용했고, 합성첨가물 또는 HACCP 표기가 고작이다.


 생협매장에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고르는 주부.

소비자 55% 인증제도 잘 몰라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10년 농식품 인증제도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친환경인증농산물·유기가공식품인증 등 7개 농식품 인증제도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 인증제도 소비자 인지도 조사결과 2009년 조사결과(39.2)에 비해 5.8% 상승했으나, 아직도 인증제도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55%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증제도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 중 97.6%는 인증제품 중 1개 이상의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으며, 인증제품별로는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한 경우가 79.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가공식품 KS(74.9%), 유기가공식품인증(68.7%), 지리적표시제(14.2%)등 순이다.

인증품을 구입한 동기로는 '안전한 농식품이라고 생각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43.5%로 절반에 가까웠다. 그밖에 '국가인증제품이라 믿음이 가서'(29.2), '품질이 좋아서'(2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인증제품 구매자 중 인증제품을 재구매할 의향이 있는 비율은 75.8%를 보인 반면, 인증제품 비구매 이유로 '인증제도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변한 사람은 62.1%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농림수산식품부기 지난해 12월12일~17일까지 서울과 인천 등 4대 광역시의 대형유통매장을 이용하는 30~60대 여성 1천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안전한 먹을거리 따지기 힘들다면 '생협'에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소비하기 위해 인증마크를 따져 구입해야 하는 게 번거롭다고 생각하면, 생활협동조합(생협)을 이용하는 건 어떨까.

생협은 소비자가 농·어촌과 직접 교류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 공생을 도모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경제조직체다.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니다.

생협의 출자와 운영은 이용하는 조합원들에 의해 이뤄지고, 출자금액에 상관없이 1인1표의 원리를 적용해 조합원의 의사와 요구로 운영을 한다.

또한 조합원들이 친환경농산물 생산지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유기농 재배 여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유통인증시스템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법을 체계적으로 방지하고 있다.

특히 조합원이라는 일정규모의 소비수요가 확보돼 있어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기농제품에 비해 20% 정도 저렴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생협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기농 쌀.

현재 인천에는 아이쿱(icoop)생활협동조합, 두레생활엽합회 소속인 푸른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푸른생협)와 참좋은생협, 평화의료생협 등이 있다.

아이쿱생활협동조합(인천생협, 계양생협, 남동연수생협, 강화생협)은 온라인과 '자연드림' 매장에서 매달 1만4천원을 내는 조합원에게 20% 저렴한 가격에 각종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일반 조합원에겐 구매한 금액에 20%를 적립해 준다.

조합비에서 매달 350원의 가격안정기금을 적립해 시중에서 물품 출하에 문제가 나도 같은 가격에 물품을 살 수 있다.
 
가격안정기금으로 생산자는 일정 수요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장 가격에 변동 없이 정당한 가격에 물품을 출하할 수 있고, 소비자는 시장의 가격변동과 상관 없이 동일한 가격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소비할 수 있다. icoop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려면 기초출자금 3만원을 내야 한다.

두레생활엽합회 소속인 푸른소비자생활협동조합(푸른생협)와 참좋은생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물품 구매가 가능하고, 조합원들에게만 물품을 판매한다.

현재 푸른생협의 경우 부평점, 구월점, 남동점, 논현점, 송도점, 연수점 등 6곳이 있고, 참좋은생협은 부평점, 계양점, 서구점, 신현점 4곳이 있다. 조합원이 되려면 기초출자금 2만원을 내고, 매주 한 번 이상 이용할 시 500원을 지급하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유기농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평화의료생협은 의료 및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민들과 의료진이 함께 하는 공동체 모임이다. 질병치료 뿐만 아니라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보건사업을 진행한다.

또 조합원들의 필요에 따라 병원이 운영되는 만큼 의료진이 아닌 환자 중심으로 의료서비스가 이뤄진다. 공휴일과 휴일에도 오전 진료를 실시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는다. 평화의료생협 조합원이 되려면 출자금 3만원을 내면 된다.

 

친환경 인증표시 무엇이 있나?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인증표시 알기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001년부터 친환경농업 육성과 생산자·소비자 보호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는 농림수산식품 산하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정한 전국 70개 민간인증기관이 시행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사후 관리를 하는 시스템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항균제 등 화학자제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해 농업 생태계와 환경을 유지하고 보전하면서 생산된 농산물을 말한다.

친환경 종류에 따라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저농약농산물 순으로 나열한다. 이중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유기농산물'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무농약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품종마다 정해진 기준의 1/3이하를 사용한다. 저농약농산물은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기준치 1/2이하로 사용해 생산된 것이다.

인증유효기간은 2년(유기는 1년)이며, 2년 주기로 유효기간 연장을 받아야 한다. 저농약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신규인증이 중단됐으며, 기존에 인증을 받은 농가는 2015년까지 유효기간을 연장해 저농약농산물 표시가 가능하다.

특히 품질관리원은 인증 이후에도 생산농가를 불시에 방문해 무작위로 농산물을 친환경 여부를 점검한다.

축산물에는 유기축산물과 무항생제축산물이 있다.

유기축산물은 항생제·항균제·호르몬제 등 동물용 의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기사료를 먹여 키운 것이다. 무항생제축산물은 항생제가 아닌 무항생제사료를 먹여 키웠다는 표시다.

친환경수산물은 친환경농산물과 달리 '생선' 모양으로 인증표시를 한다. 친환경수산물 역시 인천에 유해한 화학적 합성 물질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동물용 의약품 사용을 최소화해 생산한 것을 말한다.

바다에서 직적 어획하는 수산물을 제외하고 넙치, 무지개송어, 굴, 홍합, 김, 미역, 마른김 등 연안에서 양식해 생산되는 수산물도 인증표시대상이다.

이외에 가공식품에 한해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존, 조리, 유통 등 단계에서 유해물질 오염을 막았다는 것을 알리는 안전관리인증(HACCP;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3종과 전통식품, 식품명인 등을 알려주는 품질·특성 인증 7종이 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식품 인증제도의 종류가 18종에 달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생산자로부터는 실효성이 생협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인증제도를 5종으로 통합해 단순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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