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을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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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을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
  • 김동환
  • 승인 2011.03.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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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에 3대0 승리 거둬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전 시티즌을 홈으로 불러들여 가진 ‘러시앤캐시컵 2011’ 1라운드에서 3대0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인천으로서는 침체된 팀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거센 바람이 불어 엄청나게 추웠던 문학의 밤을 찾은 4,000여명의 관중들은 경기장을 찾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인천이 그동안 넣지 못했던 골을 대전을 상대로 모두 터뜨렸기 때문.

인천의 허정무 감독은 대전전 필승카드로 ‘전술 변화’를 택했다. 지난 상주전과 제주전에서 들고 나왔던 포백카드는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오르내린 디에고의 공격본능이 갖고왔던 문제점도 있었고 수비수들의 호흡이 유기적이지 못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3개월간의 장기결장이 불가피하게 된 정혁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허정무 감독은 이재권과 바이야를 중앙에 배치했다. 중앙 수비수를 3명 세우는 스리백 전술을 택했는데 디에고가 중앙 수비수로 경기에 나왔다는 점은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재호와 안태은을 양쪽 윙에 놓고 김명운, 유병수, 김재웅을 전방에 놓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승리에 대한 선수들의 갈망, 추위를 이기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응원이 빛을 발한 것일까. 90분 내내 매끄러운 플레이를 보여준 인천의 플레이는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후반전에 김명운이 교체되어 나가기 전까지 김재웅과 김명운은 서로의 자리를 계속해서 바꾸며 대전의 수비를 흔들었다. 중원에서 수적싸움에 밀릴 때는 김명운이 중원으로 이동해서 5명의 미드필더가 대전을 압박했고 오른쪽의 안태은은 최전방까지 오버래핑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재웅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다. 등번호 ‘15’번을 달고 뛴 김재웅의 플레이는 지난 2009년 인천에서 데뷔했던 유병수의 모습과도 많이 비슷했다.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계속해서 대전의 수비를 헤집고 다니며 유병수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반 31분에는 대전의 골문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김명운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시켰지만 아쉽게 골문 왼쪽으로 빗나가고 말았는데 이는 아스날전에서 헤딩으로 득점을 기록했던 박지성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 대전전에서 맹활약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재웅(ⓒ UTD기자단 남궁경상)

‘공격 본능’을 자제하려고 노력한 디에고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중앙 수비수로서 뛴 디에고는 자신의 ‘공격 본능’을 ‘수비 본능’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배효성을 뒤에서 커버하며 수비진에 생길 수도 있었던 빈 공간을 훌륭하게 채워주었다.

바이야는 수비형 미드필더 이지만 제공권에서 밀릴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다. 하지만 대전전에서 바이야는 신체적 조건은 축구 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공중볼 다툼에서는 밀렸지만 적재적소에 공을 공급하는 패스능력과 쉽게 밀리지 않는 몸싸움은 앞으로 인천의 ‘지우개’가 될 수 있음을 말하는 듯 했다.

대전의 ‘프리킥 마술사’ 박은호의 결장도 인천 수비에 부담을 덜어주었다. 지난 경기에서 환상적인 프리킥을 보여준 선수였기 때문에 만약에 인천전에 출전했다면 인천의 선수들로서는 수비를 할 때 적잖이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은호는 교체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고 다행히 인천은 대전을 상대하는데 전혀 움츠러들 이유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면은 있었다. 선발 출전한 김재웅의 플레이가 워낙 눈에 띄었기 때문인지 인천의 공격은 오른쪽에 치중되어 있었다. 때때로 안태은, 김재웅, 김명운, 유병수가 한꺼번에 오른쪽에 쏠리면서 중앙에서 공격을 뒷받침할 선수가 없는 모습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전전에서 터진 3골이 인천의 오른쪽 공격진에서 나왔다는 것만 봐도 확실히 이 날의 인천의 공격은 오른쪽에 치중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전과의 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일단 한숨을 돌린 인천 유나이티드. 다가올 일요일에 있을 대구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며 정상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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