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축구가 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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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축구가 내 스타일"
  • 김동환
  • 승인 2011.04.07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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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인터뷰 - 대구전 블루맨의 주인공 김명운
김명운 / Kim, Myung-Woon

FW / No.9 / 1987.11.01 / 181cm 75kg

강진중 - 백암고 - 숭실대

2007~2010 전남 드래곤즈

2011~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통산 / 47경기 출전 4득점 2도움

인천통산 / 4경기 출전 1득점

포지션은 중요하지 않아

김명운이 다니던 초등학교는 달리기가 빠른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운동부에 스카우트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해에 열린 운동회에서 김명운은 뛰어난 달리기 실력으로 이어달리기에서 1등을 하게 된다. 학교 축구부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게 된 것은 당연한 일. 그러한 이유로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게 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경기를 보시는 분들은 제가 자리에 얽매여 있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거예요. 남들보다 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현대 축구는 자리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김)재웅이랑 경기에 같이 나서게 될 때라든지 다른 선수들과도 함께 뛸 때는 항상 좌우 위치를 바꿔서 뛰게 되더라고요. 대신 저희 팀은 가운데에서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거기에도 맞출 수 있게 항상 노력하게 돼요.”

남들보다 자유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김명운. 하지만 그는 축구에서만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남자가 아니었다.

매력 포인트, 수염

김명운의 프로필 사진을 보게 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그의 콧수염. 약간은 비대칭적인 앞머리도 보너스다. 확실히 다른 선수들과는 눈에 띄게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전지 훈련기간에 목포에서 기자는 김명운을 먼저 만나 볼 수 있었는데 당시 회복 훈련 중이던 그의 얼굴에 난 수염을 보고 ‘얼마나 아팠으면 면도를 못했던 걸까’하는 생각도 했다. 그 정도로 김명운은 첫인상이 강렬하고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선수인 듯하다. 그렇다면 조금 더 김명운 선수의 외적인 면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들어보자.

“배정남씨 아시죠. 모델로 활동하시는 분 말이에요. 제가 고3때 배정남이라는 모델을 처음 알게 됐어요. 때마침 저도 수염이 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고(웃음) 그 사람의 콧수염을 보니까 ‘아,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운동하다보니 면도하는 것도 귀찮고요. 이거 핑계 같은데(웃음). 그렇게 5년 정도 기르다 보니 수염을 밀면 진짜 하얗게 돼요. (어디요?) 그 부분이요. 그래서 가끔 저희 부모님께서도 어색하다고 하시고요. 가끔 흰 수염도 나고 노란수염도 나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일이죠?”

수염을 기르는 운동선수. 상대방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위해서는 아닐까?

“그렇지는 않고요. 제가 수염이 없어도 어차피 강한 인상을 주는 얼굴이라 서요(웃음). 기르다 보니까 어울리고(그렇죠?), 밀면 어색하니까 계속 기를 수밖에 없더라고요.”

좋다. 그럼 수염을 걸고 인천이 6강에 올라갈지 내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잠시 생각한 후)네, 인천이 6강에 올라가면 수염을 밀겠습니다. 팀이 우선이죠.”

여러분들은 꼭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전담 키커 부재 걱정을 떨쳐준 김명운

인천의 코너킥과 프리킥을 담당하던 정혁이 부상으로 장기결장이 불가피 하게 되자 다른 무엇보다 팬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것은 팀 내 전담키커의 부재였다. 하지만 김명운은 팬들이 갖고 있는 그런 걱정을 씻어내게 만들었다.

“제가 초등학교부터 작년에 전남에 있을 때까지 항상 킥을 전담했어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실력이 부족해서 밀렸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코너킥과 프리킥을 차게 됐어요. 아직 많이 부족해서 걱정이에요.”

그렇다면 김명운만의 특별한 세트플레이 공식이 있을까?

“저는 공을 차기 전에 항상 제 발에 맞는 공의 부위에 메이커 로고가 위치하게 놓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데 어쩐지 그 부분을 차야 발에 착 감기는 것 같더라고요. 이건 저만 갖고 있는 공식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 중에도 그렇게 하는 선수가 있을 거예요.”

나는 상대팀을 휘젓는 측면 지배자

김명운은 자신이 측면에서 뛸 때 최상의 실력을 선보일 수 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뛰기를 좋아했던 성향과 공격성 때문이다.

“제가 수비성향 보다는 공격성향이 더 강하거든요. 사실 수비능력이 부족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요.”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예전에 다른 사람들이 그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보고 그러더군요. ‘너를 보니까 포르투갈의 히카르도 콰레스마(Ricardo Quaresma)를 보는 것 같다고요. 정말 그런지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만약에 축구를 시작하게 된 때로 돌아간다면 그때도 그는 공격수를 선택할까?

“물론이죠. 저랑 가장 맞는 위치는 공격수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제는 공격수라고 해서 공격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 수비력도 키워야 하고요. 이렇게 돌이켜보니까 제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어요. 인천 팬들께서도 제 플레이를 보시고 많이 지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팀에 더 기여하는 선수가 될 수 있게 노력할게요.”

△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명운 (ⓒ UTD기자단 남궁경상)
부상, 축구선수라면 겪을 수밖에 없는….

김명운은 지난 달 30일에 가졌던 안산 할렐루야와의 연습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뛰는 데 지장은 없지만 그 당시 안산의 선수와 부딪치며 ‘퍽’ 소리가 날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다행히 타박상에 그쳤지만 항상 부상에 조심해야 하는 축구선수로서는 그런 작은 부상도 무심하게 지나칠 수는 없다.

“상태가 좀 심각한 편이긴 했는데 지금은 붓기가 많이 빠지고 괜찮아졌어요. 권닥터(권혁준 의무 트레이너)선생님께서 무릎의 뚜껑뼈는 살짝만 맞아도 아픈데 축구화에 부딪혔으니 더 아플 수밖에 없다고 그러셨어요.”

그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지금까지 김명운이 크게 당했던 부상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금까지 큰 부상은 2번 정도 겪었는데 한 번은 고등학교 때였고 또 한 번은 대학교 때였어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중국 전지훈련을 갔는데 그 때 무릎 뒤쪽의 성장뼈가 부러졌어요. 그리고 한 번은 대학교 1학년 때,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하던 상황이었어요. 점프 후에 착지하다가 공을 밟고 미끄러졌거든요. 그 때 인대에 손상이 갔죠.”

운동선수라면 겪지 않고 싶지만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부상의 위험에 대해 김명운은 항상 그런 위험에 대해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비하지 않고 생각 없이 하면 다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같은 길을 걷는 그들, 친구 혹은 선후배

“중학교 때 진짜 가족처럼 느껴지는 친구들 여섯 명이 있었어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잘 알고 느낌이 통하는 친구들이죠. 알고 지낸지 10년이 넘었고 지금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요. 평생을 함께 할 친구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반면에 후배관리를 잘 하지 못해서 많은 후배를 알지는 못한다고 하는 김명운. 혹시 그의 인상이 후배들이 선뜻 다가오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닐까? 물론 우스갯소리다. 김명운을 따르는 후배들도 많이 있었다.

“전남 드래곤즈에 유진호 선수라고 있어요. 저를 참 잘 따르는 후배죠. 인천에 와서는 (유)준수가 저랑 많이 친해요. 자꾸 저랑 준수가 붙어 있으니까 형들이 ‘준수가 너 뒤치다꺼리 하는 거 아니냐.’는 식의 우스갯소리로 말씀하시는데 준수가 저를 잘 따르고 저도 준수를 잘 챙겨주니까 그런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 대신 김명운은 형들을 잘 따르는 편이라고 한다. 인천에 와서 김영빈, 정인환과 늘 붙어 다닌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인환과는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고 김영빈과는 인천에서 지내면서 마음이 잘 통한다고 한다. 앞으로 이들 셋의 호흡이 기대가 된다.

식상하지만 거쳐 가는 질문,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뻔한 질문이긴 하지만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만약 이 길이 아니었다면,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지낼까. 김명운의 생각은 어떨까.

“만약 제가 축구를 안했다면 의류 판매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제가 패션에 관심도 있으니까요. 옷도 많이 사는 편이고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해요. 잡지도 가끔 보기는 하지만 그런 것보다 인터넷 쇼핑몰 찾아다니면서 모델의 스타일도 보고 가끔은 동대문도 가요.”

이쯤에서 기자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선수들 중에 자신은 몇 번째로 옷을 잘 입는다고 생각하는가?’

김명운은 손을 내저으며 답변했다.

“저희가 단체로 사복입고 모인 적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제가 잘 입는다는 뜻은 절대(웃음)아니고요. 저는 그냥 편한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청바지에 셔츠를 입고 위에 재킷이나 코트를 걸치는 정도요. 신발은 스니커즈랑 구두가 몇 켤레 있기는 한데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에요. 저는 단지 옷을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뿐이지 제가 절대 옷을 잘 입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미드필더로서 김명운, 그리고 공격수로서 김명운

김명운이 투입된 경기를 보면 그의 포지션이 정확히 어디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전방에서 공격을 펼치다가도 어느 틈에는 중원에서 공을 갖고 뛰기 때문이다. 본래 포지션이 공격수로 등록되어 있지만 가끔은 미드필더로서 경기에 뛰는데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보자.

“가끔 감독님께서 저를 미드필더에 세우기는 하세요. 제가 원래 공격수이기도 하고 측면에서 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아무래도 측면 공격수가 잘 맞는 것 같기는 하지만 미드필더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혹시 포지션을 변경하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예를 들면 ‘중앙수비수’ 말이다. 최근에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도 은퇴 전에 중앙수비수로서 뛰어 보고 싶다고 폭탄선언하지 않았던가.

“아유, 저는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수비수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재미는 있겠지만 말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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