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안산 갯벌 관통 고집하는 국토부, 국가 신뢰 져버려"
상태바
"인천~안산 갯벌 관통 고집하는 국토부, 국가 신뢰 져버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9.28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 시민단체,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 발족
국토부 전략환경평가서 초안 공청회에 맞춰 같은 시일, 장소서 기자회견
"송도갯벌은 국제적협약 이뤄진 보호 구역...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한 모습 지양해야"
"지속가능한 사회 만들기 위해 습지 훼손?... 정부 그린뉴딜 정책과 전면 배치"
28일 오전 인천 송도달빛축제 공원 앞에서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인천녹색연합

인천 시민단체가 수도권 제2외곽순환선 구축 사업의 마지막 구간인 ‘인천~안산 구간 건설 사업’의 폐기를 촉구하며 관련 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가톨릭환경연대, 한국습지NGO네트워크 등은 28일 송도달빛축제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제2순환선 인천~안산 구간 건설 사업 폐지, 전면재검토 등을 요구하기 위한 상설 단체로, 국토부의 전략환경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28일 오전 송도달빛축제공원서 진행된 것에 맞춰 같은날, 같은 곳에서 30분 가량 먼저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책위는 "국토부가 국제협약과 중앙부처 전문기관의 전면재검토 의견을 무시한채 송도갯벌을 훼손하는 제2순환선 안산~인천 건설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은 수천만평의 갯벌을 매립한 후 마지막 남은 갯벌을 지키겠다는 법적, 국제적 약속이었으나 경제성만을 이유로 송도갯벌을 훼손하는 노선안을 고집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김순래 한국습지NGO 네트워크 운영위장은 “송도갯벌은 람사르습지이자 관련 국제기구에서 보호습지로 지정한 곳인데, (갯벌을 관통해) 도로건설을 강행하면 국제적 위상 저하는 불론 약속은 홍보용에 불과했냐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옥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해수부와 환경부가 지난 6월 전면 재검토 입장을 냈고, 한국환경정책(KEI),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태원 등도 대안을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라며 “그럼에도 국토부는 경제성만을 이유로 갯벌 훼손 노선안만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정부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각종 선언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면에선)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경제성만을 기준으로 정책 결정을 이뤄내고 있다”라며 “이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방향과 전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송도갯벌은 ‘보전하겠다’고 국제적 협약을 맺은 곳인데 필요에 따라 국내외적 약속을 뒤집는다면 국가에 대한 신뢰가 져 버리고 말 것”이라며 “도시계힉은 미래 가치를 기준으로 원칙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선 안산~인천구간

인천 중구 신흥동과 경기 시흥시 정왕동 사이 19.8㎞를 연결하는 수도권 제2순환선의 마지막 구간 안산~인천선은 노선 대부분인 14.57㎞가 해상 교량으로 계획됐다.

이 교량 구간은 습지보호지역이자 지난 2014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갯벌을 가로지르는 것으로 설계 계획됐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이 계획 노선은 5개의 후보 노선들 중 갯벌 훼손 면적이 가장 넓다.

때문에 정부부처와 각종 국책기관들이 갯벌을 우회하는 노선으로 재검토를 주문했지만 국토부는 해당 노선 외 다른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반대 여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국토부는 “순환망의 특성을 감안하고 인천대교 및 제2경인선 접속을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람사르 습지지역을 지상통과 할 수 밖에 없다”며 “습지보전법상 대규모 국책사업은 행위제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표했다.

대체습지를 조성한다거나 우회 노선을 검토하지 않아도 법령상 ‘예외’로 인정이 되니, 사실상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날 대책위는 “단 한뼘의 람사르습지도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라며 “우리는 전국의 시민단체, 전문가와의 연대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관련 활동을 펼쳐) 직접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