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입국청소년' 계속 증가 - 적응 위한 교육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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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입국청소년' 계속 증가 - 적응 위한 교육대책은...
  • 서예림 기자
  • 승인 2020.10.05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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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에 동화될수있는 제도 절실
"다양성 인정하는 다문화 이해교육 및 인식개선 교육 시급"
다문화교육(사진제공=동구청)

인천시의 다문화 가정이 매년 늘어나면서 ‘중도입국청소년’에 대한 교육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장기간 함께 살아갈 청소년임에도 그에 걸맞는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교육대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시교육청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인천시 차원에서는 중도입국청소년에 대해 뚜렷한 대책이나 비전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중도입국학생은 외국인 부모가 한국인과 재혼하거나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입국했다가 뒤늦게 자녀를 한국으로 데리고 와 정착시킨 경우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인천지역 ‘중도입국청소년’은 2015년 515명이었다가 올해 718명으로 5년 전보다 200명 이상 늘어났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다문화 학생이 해당 통계 수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본국의 언어를 습득해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도중 한국으로 ‘중도 입국’하게 된다. 국내에서 태어난 다문화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국내 적응이 힘들다. 이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문화적 혼란을 겪게 되고 학습준비 없이 갑작스러운 입국으로 언어문제에 부딪혀 심리·정서적 불안정을 겪게 된다.

또 여느 재혼가정 자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의 재혼으로 입국하게 돼 적응과정에서 해체, 재결합, 부모와 소통단절 등 청소년기에 반감이 표출되기도한다.

더욱이 이들은 의사소통과 문화의 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며 또래 관계가 필요한 청소년기에 외모, 문화적 차이로 또래 집단에 왕따를 당하거나 학교생활 적응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수가 적지 않다.

학업중단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중도입국 청소년을 위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며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차별과 편견이 아닌 배려와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 다문화교육센터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중도입국청소년도 매년 늘어나고있다”며 “언어·문화의 장벽을 해소하는 등 교육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특히 학기 시작 후 전학 오는 경우가 많아 학교 수업과 문화적 갈등을 겪는다. 이에 한국문화, 한국어와 본국의 언어를 배우는 이중 언어교육 등 초기적응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인천시교육청은 한국어가 힘들어 수업에 뒤처지는 중도입국학생들을 위해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한국어학급’을 만들어 통·번역이 가능한 한국어 강사를 초청하는 등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교육예산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어 언어습득 교육보다도 문화이해와 정신·심리 불안정으로 학교생활이 힘든 학생들을 위한 다문화 전문 및 정서 지원 상담선생님과 통·번역사와 함께 학생 및 학부모가 상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밖에 학교에서 나눠주는 가정통신문을 못 읽는 학생들을 위해 ‘다국어로 번역한 안내자료’를 인천시교육청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들을 위해 '찾아가는 통·번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서 지원 상담선생님과 찾아가는 통번역’은 인천만의 자체 사업으로 언어 습득보다 더 중요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중도입국학생들에게 눈을 떼지 않겠다"고 전했다.

민간단체인 인천의 '다문화사랑회' 등에서도 중도입국학생을 포함한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한국문화 적응을 위해 예산을 지원 받아 다문화 가족의 건강하고 행복한 한국 생활 정착을 돕고있다.

다문화사랑회 김기범 대표는 "부모가 불러 고향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입국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한국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며 행정기관에 대해 "탁상행정이 아닌 다문화청소년의 현실에 기반하여 공감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다문화이해교육 및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천 마을교육 공동체 활동가 정혜진 '파랑새' 대표는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1년 정도 언어·문화 교육을 시켜주는 컬리지(college)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다문화학생들의 경우는 나이맞춤 교육이 아니라 학년선택이 자유롭게 수준별 교육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과목보다도 한국어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게 아이들 진로방향 설정에도 이로울거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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